“장사 그만하고 놀래요” 떼돈 번 줄 알았는데… 10만→6천원 된 유망 바이오의 배신

2023. 8. 16. 18: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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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년 전만 해도 이럴 줄은 상상도 못했다.

회사는 반기 순손실이 206억원에 이르며 유동부채가 유동자산을 336억원이나 초과하고 있다.

외부감사인은 오는 10월부터 도래하는 350억원 규모의 전환사채를 셀리버리가 상환하기 어려울 것으로 판단했다.

당시 감사보고서 따르면 회사의 최근 5년간 영업손실액은 2019년 41억원에서 2020년 145억원, 2021년 176억원, 2022년 276억원으로 매년 손실률이 높아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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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식 관련 네이버 카페에 올라온 셀리버리 관련 게시물[네이버 화면 갈무리]

[헤럴드경제=손인규 기자]“이 때가 꿈만 같다. 이러다 진짜 망하는거 아냐”

5년 전만 해도 이럴 줄은 상상도 못했다. ‘특례 상장 1호’로 코스닥 시장에 화려하게 데뷔하며 기대를 한껏 받은 회사다. 한 주주는 주가 폭등으로 가게를 접었다고 은근 자랑도 했다. 그런데 5년이 지난 지금, 회사는 공중분해될 위기에 놓였다. 5만 개미 주주들은 피가 마르다 못해 속이 타들어 간다. 바로 바이오 기업 ‘셀리버리’의 추락이다.

셀리버리는 14일 한국거래소로부터 반기 검토 감사 결과 의견 부적정 사실을 확인했다고 공시했다. 거래소가 밝힌 부적정 이유로는 계속기업으로서의 불확실성 때문이다. 회사는 반기 순손실이 206억원에 이르며 유동부채가 유동자산을 336억원이나 초과하고 있다. 전환사채(CB) 297억원에 대한 조기상환청구권 행사에 대응할 자금도 충분하지 않다고 거래소는 지적했다.

셀리버리 자산은 지난해 반기 1250억원에서 올해 449억원으로 3분의 1수준으로 쪼그라 들었다. 부채는 648억원에 이른다. 자본총계는 지난해 450억원에서 올해 184억원 적자로 돌아섰다.

매출액은 상반기 8억원을 기록했는데 영업적자는 76억원에 이른다. 당기순손실도 285억원을 기록했다. 자본금에서 자기자본을 뺀 뒤 자본금으로 나눈 자본잠식률은 200%에 이른다.

지난해에도 실적은 좋지 못했다. 지난해 매출액은 232억원, 영업손실은 669억원을 기록하며 자본잠식 상태에 빠졌다. 외부감사인은 오는 10월부터 도래하는 350억원 규모의 전환사채를 셀리버리가 상환하기 어려울 것으로 판단했다.

앞서 셀리버리는 지난 1분기 같은 이유로 감사의견 거절을 받은 바 있다. 당시 감사보고서 따르면 회사의 최근 5년간 영업손실액은 2019년 41억원에서 2020년 145억원, 2021년 176억원, 2022년 276억원으로 매년 손실률이 높아지고 있다.

셀리버리 주가 추이[네이버증권]

회사는 거래소의 감사의견 거절로 지난 3월부터 주식거래가 정지된 상태다. 주가는 지난 당시 기준 6680원에 거래가 정지됐다.

3년 전만 해도 이같은 상황은 상상도 못했다. 회사는 특례 상장 1호라는 타이틀로 신약개발에 대한 기대감과 바이오 투자 심리가 살아나며 2020~2021년 주가가 폭등했다. 지난 2021년 초에는 10만원의 최고점을 찍기도 했다. 당시 주식투자 카페에는 “셀리버리 대주주입니다. 주가 폭등으로 폐업합니다”란 메모장이 떠돌기도 했다. 하지만 이후 주가가 수직하락을 하더니 매매거래 정지에 이어 결국 상장폐지 위기까지 왔다.

2018년 셀리버리의 코스닥 상장 모습. 오른쪽에서 세 번째 인물이 조대웅 대표.[한국거래소 제공]

만약 셀리버리가 상장 폐지되면 손해 보는 개미 투자자들이 적지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셀리버리 개인 투자자 비율은 78%에 이른다. 투자자 수는 약 5만명으로 추산된다. 조대웅 셀리버리 대표 지분은 13.32%. 특수관계인과 등기 임원 등의 지분을 다 합쳐도 14%에 못 미친다.

셀리버리에 투자한 직장인 A씨는 “파킨슨병과 췌장암 치료제를 개발한다는 소식에 적지 않은 돈을 투자했다”며 “특례 상장 기업이라고 기대가 컸는데 이렇게까지 최악의 상황을 맞게 될 줄은 몰랐다”고 말했다.

ikson@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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