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바이오헬스 스타기업] `갑`들도 인정한 바이오시밀러로 美 뚫는다

강민성 2023. 8. 16. 18: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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휴미라 바이오시밀러 '하드리마'
슈퍼'갑' PBM·센틴 처방집 등재
가격경쟁력 커, 매출 견인 기대

삼성바이오에피스

삼성바이오에피스가 휴미라 바이오시밀러인 '하드리마'(제품명)의 처방 루트를 확보하며 시장 침투력을 높이고 있다. 사보험(직장 건강보험)중심인 미국 보험시장에서 처방약급여관리회사(PBM)의 처방집에 등재됐다는 것은 환자 처방의 길이 열렸다는 의미다. 미국은 사보험이 60%에 달하는 만큼 신규 의약품의 경우 보험사 처방집에 포함돼야 환자에게 처방될 가능성이 커진다.

16일 삼성바이오에피스의 미국 파트너사 오가논의 올해 2분기 실적발표에 따르면 하드리마는 미국 보험사 '유나이티드헬스케어(United healthcare)'와 '센틴(Centene)'의 처방집에 각각 등재됐다. 이에 따라 삼성바이오에피스는 하드리마 출시 한 달여 만에 PBM을 포함해 4개 처방집에 이름을 올렸다.

유나이티드헬스케어는 개인·직장보험 등 사보험과 메디케어·메디케이드 중심의 공보험 전반적인 부분을 담당하는 보험사로, 미국 보험시장에서 12.0% 시장을 점유한 1위 업체다. 센틴은 미국 내 가입자가 500만명 수준으로, 민간 보험시장의 약 10%를 차지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지난달 하드리마는 사보험사 시그나헬스케어의 처방집에 등재됐고 업계 5위 PBM인 프라임테라퓨틱스 의약품 목록에도 포함됐다.

미국의 PBM은 보험사의 처방약 관리 업무를 전문적으로 대행해 의약품 목록을 선별·유지하고 약제비 청구에 대한 심사와 지급 등을 담당하는 만큼 의약품 시장에서 슈퍼 '갑'으로 불린다.

업계 관계자는 "휴미라 바이오시밀러가 지난달부터 본격적으로 판매가 시작된 만큼 판매 경로를 얼마나 많이 확보했느냐가 중요한 시점"이라고 말했다.

자가면역질환 치료제인 휴미라는 지난해 미국에서만 186억달러(약 24조원) 규모가 처방된 매출액 기준 세계 1위 의약품이다. 미국 시장에서 점유율이 5%만 나와도 매출이 1조원이 넘기 때문에 글로벌 빅파마들과 K바이오시밀러 기업들의 시장 선점 경쟁이 치열한 상황이다. 삼성바이오에피스는 오리지널 의약품보다 낮은 가격으로 판매 네트워크를 빠르게 확보하는 전략을 취하고 있다. 또 다양한 수요에 대응하기 위해 저농도와 고농도 제형을 개발해 미국 식품의약국(FDA)의 허가를 받았다.

삼성바이오에피스 하드리마의 가격은 오리지널 의약품보다 85% 할인된 1038달러(2호 투여분 기준)로 책정했다. 또 시장 점유율을 효과적으로 높이기 위해 상호교환성(Interchangeability) 임상을 하고 있는데, 이달 임상 4상에서 1차 평가 지표를 충족했다. 상호교환성은 약국에서 오리지널 의약품을 대체해 처방할 수 있는 제도다.

하드리마는 유나이티드헬스케어 처방집 등재 등을 통해 해외 판매량이 늘어날 것으로 전망된다. 유나이티드 헬스케어의 보험급여는 내달 1일부터 적용된다. 삼성바이오에피스는 올 상반기 4693억원의 매출액을 올렸다. 또한 2분기 기준으로는 전년 동기대비 231억원(10%) 증가한 2599억원을 기록했다. 지난해 9463억원의 매출액을 올린 삼성바이오에피스는 이 속도라면 올해 1조 돌파가 유력하다.

후속 파이프라인 개발에도 박차를 가하고 있다. 현재 아일리아 바이오시밀러(SB15), 프롤리아 바이오시밀러(SB16), 스텔라라 바이오시밀러(SB17)의 임상시험을 모두 완료하고 글로벌 허가 절차를 진행 중이다.

삼성바이오에피스 관계자는 "지금까지 총 7종의 바이오시밀러 제품을 글로벌 시장에서 허가 받았다"며 "기존 제품 판매량 증가와 함께 내년 아일리아 등 신규 제품 출시로 매출 성장이 이어질 것으로 기대하며, 경쟁력을 갖춘 후속 파이프라인의 개발도 진행중"이라고 말했다. 제약바이오업계 한 관계자는 "하드리마의 경우 초기에 시장 접근성을 많이 확보하는 전략을 펴고 있다"며 "삼성바이오에피스가 하드리마로 1000억원 정도 벌게 되면 매출이 10% 정도는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한편 삼성바이오에피스는 미국 바이오 기업 바이오젠의 바이오시밀러 사업부문 인수를 검토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해외 직접판매 체제를 갖추게 되면 시장을 더 공격적으로 공략할 수 있게 된다. 삼성에피스는 현재 미국, 유럽 등 주요 시장에서 현지 파트너사(바이오젠, 오가논 등)를 통해 제품을 판매하고 있다. 파트너사를 통하면 통상 매출액의 20~30%를 수수료로 지불해야 하는데, 직판체제는 파트너사와 매출액을 나눌 필요가 없다는 게 최대 장점으로 꼽힌다. 삼성바이오에피스측은 바이오젠 사업부문 인수 여부에 대해 "다양한 경쟁력 방안 강화 방안을 검토 중이나 아직 확정된 것이 없다"고 밝혔다.

강민성기자 kms@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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