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 이름 사세요"…'역명 병기' 흥행 쉽지 않네
이지현 기자 2023. 8. 16. 18:48
지하철 9호선 여의도역(신한투자증권), 가양역(부민병원), 등촌역(강서대학교).
다음 달부터 서울 지하철 9호선 역 세 곳에 함께 표시될 이름입니다.
지하철 출입구 역명판과 열차 안내방송 등에 위 기업과 병원, 대학교 이름이 함께 표시될 예정입니다. 이름 표기는 2026년 8월까지입니다.
━
다음 달부터 서울 지하철 9호선 역 세 곳에 함께 표시될 이름입니다.
지하철 출입구 역명판과 열차 안내방송 등에 위 기업과 병원, 대학교 이름이 함께 표시될 예정입니다. 이름 표기는 2026년 8월까지입니다.
━
지하철 '역명 병기'…공사는 재정난 해소, 기업은 홍보 효과
━
기존 지하철역 이름 뒤에 기업이나 기관 이름을 함께 쓰는 걸 '역명 병기'라고 합니다.
지하철역 주변에 있는 대표적인 공공기관은 무료로 이름을 표기하기도 합니다. 하지만 기업이나 병원 등은 입찰에 참여해 지하철역 이름을 사야 하죠.
아무나 참여할 수 있는 건 아닙니다.
서울 시내의 경우 역에서 1~2km 이내에 위치한 기업·기관·병원 등이 역명 병기에 참여할 수 있습니다. 한 번 선정되면 3년 동안 역명이 함께 표시되고 재입찰 없이 한 번 계약 연장이 가능합니다.
지하철 운영사인 서울교통공사와 서울메트로 9호선의 경우 참여하는 기업이나 기관이 공공성이 있는지, 미풍양속을 해치지는 않는지 등을 우선 판단합니다. 그런 뒤 입찰가를 가장 높게 써낸 기업을 선정하는 방식이죠.
지하철 운영사는 재정난을 해소하고, 기업이나 기관은 홍보 효과를 위해 역명 병기 사업에 참여하고 있습니다.
━
기존 지하철역 이름 뒤에 기업이나 기관 이름을 함께 쓰는 걸 '역명 병기'라고 합니다.
지하철역 주변에 있는 대표적인 공공기관은 무료로 이름을 표기하기도 합니다. 하지만 기업이나 병원 등은 입찰에 참여해 지하철역 이름을 사야 하죠.
아무나 참여할 수 있는 건 아닙니다.
서울 시내의 경우 역에서 1~2km 이내에 위치한 기업·기관·병원 등이 역명 병기에 참여할 수 있습니다. 한 번 선정되면 3년 동안 역명이 함께 표시되고 재입찰 없이 한 번 계약 연장이 가능합니다.
지하철 운영사인 서울교통공사와 서울메트로 9호선의 경우 참여하는 기업이나 기관이 공공성이 있는지, 미풍양속을 해치지는 않는지 등을 우선 판단합니다. 그런 뒤 입찰가를 가장 높게 써낸 기업을 선정하는 방식이죠.
지하철 운영사는 재정난을 해소하고, 기업이나 기관은 홍보 효과를 위해 역명 병기 사업에 참여하고 있습니다.
━
올해 28개 역 중 3곳만 낙찰
━
그런데 최근 역명 병기 사업이 부진합니다.
한국자산관리공사 온라인 공매 시스템 '온비드'에 따르면 올해 들어 서울교통공사(1~8호선)가 진행한 역명 병기 사업은 총 28개입니다.
그 중 낙찰된 지하철역 이름은 5호선 발산역, 7호선 보라매역, 1호선 종로5가역 세 곳뿐이었습니다.
나머지 역은 입찰에 참여한 업체가 1곳뿐이거나 아예 없어 유찰됐습니다.
결국 서울교통공사는 유찰로 끝난 역 중 11곳을 수의계약 형태로 전환해 역명 병기 계약을 맺었습니다.
기업이나 기관들이 역명 병기에 적극적으로 참여하지 않는 건 비용 부담이 큰 데다 최근 역명 병기 사업이 공공성을 훼손한다는 지적이 잇따른 영향으로 해석됩니다.
현재 서울 지하철역 중 가장 비싼 가격에 입찰된 역 이름은 7호선 논현역(9억 원)입니다. 논현역 인근 대형 안과가 낙찰받았죠. 또 을지로입구역은 지난해 8억 원에 하나은행이 낙찰받았습니다. 유동인구가 상대적으로 적은 역이더라도 기본적으로 입찰에는 1억 원 이상을 들여야 합니다.
적지 않은 돈이 들어가지만 홍보 효과는 미지수입니다.
유정훈 아주대학교 교통시스템공학과 교수는 “역명을 병기해 홍보 효과가 있으려면 지역과의 연관성, 역사성, 공공성 등을 고려해 이름을 붙였어야 했다”면서 “그런데 그동안 (공사 측이) 이와 무관하게 역 이름을 판매하다 보니 역명 병기가 시민들에게는 와 닿지 않았고, 홍보 효과가 떨어진 측면이 있다”고 말했습니다.
역명 병기 사업의 '공공성 훼손' 논란도 부담입니다.
역명 병기 사업이 최고가 낙찰방식으로 진행되다 보니, 지역 대표성이나 공공성이 떨어지는 기관의 이름이 표시된다는 지적입니다.
지난 6월 진행된 서울 지하철 5호선 발산역 입찰에서는 인근 종합대학병원이 탈락하고 한 정형외과가 최고가(약 3억 1000만 원)를 써 내 낙찰받았습니다.
이에 앞서 서울교통공사는 의료기관 입찰 조건이었던 '종합병원·상급종합병원·전문병원·150개 병상 이상 보유' 등을 완화해 '의료법에서 정한 의료기관'으로 확대했습니다. 정형외과가 입찰에 참여할 수 있었던 것도 이 때문이었습니다.
결국 공공재인 지하철의 공공성이 훼손되는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오자 공사 측은 제도 개선에 나서겠다고 밝혔습니다.
병기역명심의위원회에 참여하는 외부 전문가를 3명에서 5명으로 확대하고, 의료기관 참여 조건 중 일부를 되살려 150개 이상 병상을 보유한 의료기관이 입찰에 참여할 수 있도록 하는 방안을 검토 중입니다.
유정훈 교수는 “서울·용산·강남·삼성역 등 대표적인 역들을 선정한 뒤, 시민들이 공감할 만한 기업과 협업해 역사 관련 시설을 개선하거나 인프라 투자를 받는 것이 좋을 것” 이라고 말했습니다.
Copyright © JTBC.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JTBC에서 직접 확인하세요. 해당 언론사로 이동합니다.
- [단독] 미 국방부 '일본해' 명칭 고수하기로…"공식표기 맞다"
- 대낮에 비키니 입고 킥보드 활보…개인의 자유? 민폐?
- 사무총장 올해 임금 1억6천만원…잼버리 조직위 '보수'도 논란
- "큰형에게 우리는 착취 대상" 박수홍 막냇동생 증언 [상클 라이프]
- [사반 제보] "조센징은 물러가라!"…한일 부부 찾아온 이웃집 남성의 '막말'
- [단독] 명태균 "국가산단 필요하다고 하라…사모한테 부탁하기 위한 것" | JTBC 뉴스
- 투표함에 잇단 방화 '충격'…미 대선 앞두고 벌어지는 일 | JTBC 뉴스
- 기아의 완벽한 '결말'…우승에 취한 밤, 감독도 '삐끼삐끼'
- "마음 아파도 매년 올 거예요"…참사 현장 찾은 추모객들 | JTBC 뉴스
- 뉴스에서만 보던 일이…금 20돈 발견한 경비원이 한 행동 | JTBC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