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사의 법적 권리 박탈이 교권 추락의 시작이었다
전체 맥락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본문 보기를 권장합니다.
학벌 인플레이션 현상의 영향과 정보화 사회를 지나면서 관습과 풍속에 의해 유지됐던 교사 권위는 자취를 감췄다.
교사의 법적 권리 미비 해소와 교육활동 보호를 통한 교권 회복은 학교 역할의 정상화를 위한 첫 단추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교사가 위험하다]
[왜냐면] 유성동 | 금산 신대초 교사·한국교원대 박사과정
학벌 인플레이션 현상의 영향과 정보화 사회를 지나면서 관습과 풍속에 의해 유지됐던 교사 권위는 자취를 감췄다. 그 자리엔 교사 권리 부재라는 구멍이, ‘추락할 권리조차 있었나’라는 자조가 자리했다. 교사 권리를 보호해줄 어떤 법률적 장치도 없는 상황은 일반 시민과의 법적 권리 격차를 키웠다.
정치적 중립 의무는 교사에게서 정치적 의사 표현의 자유와 피선거권을 박탈했다. 2014년 제·개정된 ‘아동학대범죄의 처벌에 관한 특례법’과 ‘아동복지법’은 교사를 아동학대 신고의무자에서 아동학대 가해자의 중심에 위치시켰고, 직위를 지키기 위해 벌벌 기어야 하는 존재로 만들었다. ‘교육공무원법’의 직위해제 조항은 교사의 신분을 위태롭게 하는 기제로 기능하고 있고, ‘교권보호위원회’는 학부모가 불응할 때 강제력이 없는 등 다른 법률과의 비대칭으로 교사 권리 보호에 한계를 갖는다.
이러한 교사의 무권리 상태를 면밀하게 파악해 집요하게 파고드는 학부모 행태가 악성 민원과 갑질로 표출되고 있다. 모욕과 협박, 부당한 간섭과 수업 방해 등 공포와 불안으로 무력해진 교권을 되살리고 학교 정상화를 이룰 묘책은 뭘까.
단기적으론 당사자인 교사들 목소리에 귀 기울이고 법령 개정과 정책 수립에 반영하는 노력이 필요하다. 아동학대처벌법의 정상화로 교사를 각종 학대로부터 아동을 지켜내는 첨병으로 되돌려야 한다. 교육공무원법상 직위해제 사유의 개선이 필요하며, 교권뿐 아니라 정상적 교육활동이 보호되고 교사의 생활지도권이 인정되도록 관련 법률을 개정해야 한다.
학교 대표번호나 누리집을 통한 민원 접수, 학교 민원대응팀 구축, 시도 교권보호위원회의 적극적 개입, 교권 침해에 대한 관리자 신고의무 부여, 아동학대 신고 사안 발생 즉시 교육청 소속 변호사의 법률적 조력, 신고자의 고소 내용의 허위가 명백한 경우 교육청이 무고 및 공무집행방해 고발 의무 가질 것 등 교사 권리 보호를 위한 실질적 변화가 요구된다.
중·장기적으론 교사 시민성 회복, 학교 교육활동의 특수성이 반영된 교육정책 수립, 그리고 교육주체 간 신뢰 회복에 집중해야 한다. 일반 시민만큼의 정치적 기본권 보장, 교직의 특수성이 배제된 교원 성과급제 폐기, 학교 교육공동체의 한 축인 학부모를 교육·돌봄 서비스의 ‘진상 고객, 민원제기자’로 전락시킨 업무 떠넘기기와 책무성 기조의 포기, 교사를 교육 전문가가 아닌 업무 실행자로만 여기는 교육 당국의 인식 전환 등이다.
법적 권리의 불균형은 모두를 불행케 한다. 모두의 인권이 소중하며 존중돼야 함은 기본이며, 학교는 이러한 기본을 교육하는 거의 유일한 기관이다. 교사의 법적 권리 미비 해소와 교육활동 보호를 통한 교권 회복은 학교 역할의 정상화를 위한 첫 단추다.
Copyright © 한겨레신문사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재배포, AI 학습 및 활용 금지
- ‘피 묻은 빵’ 반죽기 공개한 SPC…“경고음 장치 결함 가능성”
- [단독] bhc 점주들 “닭 냄새 이상한데” 본사는 교환·반품 거절
- 천하람 “윤 대통령 광복절 경축사, 6·25전쟁 기념사 같다”
- 하와이 ‘최악 산불’ 생존자에…“집 팔아라” 투기꾼들 전화 쇄도
- ‘유류세 인하’ 10월 말까지 두 달 연장…“유가 오름세 반영”
- ‘월 1만원 아파트’ 주면, 시골에 사시겠어요?
- 모스크바 간 북한 국방상 “무력만이 핵전쟁 막을 해법”
- 삼성 준감위, ‘전경련 복귀’ 결론 못 내…“정경유착 근절 중요”
- “광화문에 불 지르겠다”…100번 넘게 협박 신고한 남성 체포
- ‘마스크걸’이 묻는다, 모성이란 무엇인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