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 인사이트] 모델 사진까지 도용해 고령층 노린다…‘주식리딩방’ 주의보

최인영 2023. 8. 16. 18: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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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고령층을 대상으로 한 '주식 리딩방' 사기가 끊이질 않고 있습니다.

최근에는 자신을 '김우진 이사'라고 속이며 투자금을 뜯어낸 사례가 있었는데, 이 과정에서 투자 자문업체의 이름은 물론 현직 모델의 사진까지 도용했습니다.

당하지 않으려면 어떤 부분을 조심해야 하는지 사회부 최인영 기자와 얘기 나눠보겠습니다.

최 기자, 먼저 모르시는 분들 위해, '주식 리딩방'이라는게 뭔지 간단히 설명해주시죠.

[기자]

주식 투자 정보 등이 전해지는 SNS 채팅방을 말합니다.

주로 카카오톡 대화방이 많은데요, 자문업체가 주식 종목을 추천하면, 그 방에 들어가 있는 사람들이 해당 주식을 한꺼번에 매수해 주가도 띄우고 수익도 얻는 방식입니다.

물론 제대로 된 정보가 있을 수도 있지만, 허위 정보가 적지 않고 이른바 '작전세력'에 악용되는 사례도 잦아서 문제가 되고 있습니다.

[앵커]

이번에 문제가 된 '김우진 이사' 리딩방 역시 일종의 사기였던 것 같은데, 이번엔 어떤 수법이었던 거죠?

[기자]

피해자들은 대부분 투자 정보를 무료로 알려준다는 광고 문자를 보고 이 리딩방에 참여했습니다.

리딩방을 이끄는 김우진 이사라는 사람은 중견 증권회사 소속이라고 스스로를 소개했습니다.

회사 명도 믿을만하고, 명함까지 보여줘서 의심을 피했는데, 모두 도용된 거였습니다.

프로필에 걸린 훤칠한 외모의 사진 역시 실제 활동중인 현역 모델의 사진을 도용한 것이었습니다.

[앵커]

투자회사 명함이나 프로필 사진만 보고 사람들이 투자를 하진 않았을텐데, 구체적으로 어떤 수법을 쓴 건가요?

[기자]

대부분의 다른 사기 사건들처럼, 차근차근 신뢰를 쌓아가는 방식이었습니다.

투자자들이 보통 처음엔 긴가민가 하면서 소액을 투자하잖아요?

거기서 일단 수익을 보장해주고, 추가로 '바람잡이'로 보이는 이들이 적극적으로 활동하면서 의심을 사라지게 했습니다.

피해자들 이야기 들어보시죠.

[이 모 씨/피해자/음성변조 : "(처음에) 조금 이익이 났어요. 돈 백만 원 정도. 이게 어딘가 이런 생각을 했죠. '돈을 벌 수 있도록 해줄 테니까 (투자금) 천만 원은 적다'고 그래가지고…"]

[강 모 씨/피해자/음성변조 : "리딩을 해주니까 사람들이 엄청나게 벌고 있는 거예요. 증언을 하는 사람들이 거기 너무 많으니까. 지인들한테 '야 이런 세상이 있어 5천만 원 4천만 매일 이렇게 벌어 사람들이 너무 신기해'."]

이렇게 신뢰가 생기면서 자연스럽게 더 큰 돈을 넣게 됐다고 투자자들은 말합니다.

[앵커]

그럼 김우진 이사에게 당한 사람들의 피해 규모는 어느 정도인가요?

[기자]

정확한 피해 규모는 경찰이 집계중입니다.

SNS를 통해 이뤄진 사기여서 피해자들도 전국에 퍼져 있는데요.

현재까지 경찰에 접수된 건만 30여 건 이상이고, 아직까지 파악되지 않은 피해자도 많은 걸로 보입니다.

피해 금액도 상당한데요.

KBS가 파악한 피해자들은 적게는 약 4천만 원, 많게는 수억 원까지 잃었습니다.

이 과정에서 대출까지 받은 피해자들도 있었습니다.

[앵커]

가짜 주식거래프로그램도 이번 사기에 동원됐다고요?

[기자]

네, 신뢰를 얻어낸 뒤에 "고객님께만 특별히 해외 전용 프로그램을 소개해준다" 면서 별도의 주식거래프로그램을 깔게 했는데, 그것도 가짜였습니다.

미심쩍어하면서 투자금을 회수하려는 이들에게는 협박에 가까운 말을 하기도 했다는데요.

한번 들어보시죠.

[A 씨/리딩방 사기 피해자/음성변조 : "'김남국 이슈나 임창정 이슈 때문에 고액의 자금은 한 번에 줬다가는 문제가 되면 회원님도 인생이 편치 않을 수 있다'라고..."]

그러면서 추가 담보금을 내면 자금 세탁해준다는 핑계로 돈을 더 가로채기까지 했습니다.

[앵커]

이런 사기 피해는 주로 고령층이 많이 당한다고요?

[기자]

네, 그렇습니다.

고령층은 온라인 거래가 익숙하지 않고, 노후자금 투자처를 찾는다는 점을 노리기 때문인데요.

실제로 유사 사건 피해자의 78%는 50대 이상인 걸로 집계됐습니다.

고령층은 금융 정보에 접근하는 데도 한계가 있어, 더 큰 주의가 필요합니다.

[앵커]

이런 피해 안 당하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요?

[기자]

네, 우선 위험성이 큰 리딩방에 들어가는 것 자체를 피하는게 첫번쨉니다.

휴대전화로 들어오는 무료 주식 리딩방 광고 문자는 무시하셔야 합니다.

금융감독원도 주의를 당부했는데요, 들어보시죠.

[김형순/금감원 자산운용검사국장 : "카톡, 텔레그램, 유튜브를 통해 실체가 불분명한 허위 과장성 정보를 유포하는 경우가 많은데 제공되는 정보는 다 거짓말이라고 생각하셔야 됩니다."]

이미 들어갔다면 해당 업체가 정식으로 신고된 금융사인지, 금융소비자 정보 포털 '파인'에서 조회해볼 수 있습니다.

유사 사기가 늘어나자 금감원과 경찰청 국가수사본부는 오늘 업무 협약을 맺고, 오는 9월 말부터 합동단속반을 운영하기로 했습니다.

[앵커]

네, 여기까지 듣겠습니다.

사회부 최인영 기자였습니다.

촬영기자:최석규/영상편집:여동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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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인영 기자 (inyoung@k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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