또 끼임 사망 SPC… 사고 당시 경보음 안 울리고 안전센서도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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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0대 노동자의 사망으로 이어진 샤니 제빵공장 끼임 사고 당시 기계 경보음이 제대로 울리지 않았고 사고를 일으킨 리프트에는 안전센서가 없었던 정황이 확인됐다.
그러나 이날 국회 환경노동위원회 위원들의 현장 시찰 결과, 사고 발생 당시 기계 경보음이 제대로 울리지 않고, 리프트 하강도 '자동'으로 설정돼 '수동'보다 2배 빠르게 내려오는 등 안전 관리가 미비했던 정황도 속속 드러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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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프트 자동 모드라 2배 빨리 떨어져"
시민단체 "SPC 허영인 회장 책임지라"
50대 노동자의 사망으로 이어진 샤니 제빵공장 끼임 사고 당시 기계 경보음이 제대로 울리지 않았고 사고를 일으킨 리프트에는 안전센서가 없었던 정황이 확인됐다. 시민단체는 "진짜 경영 책임자를 처벌하고 안전 관리를 제대로 못한 고용노동부도 책임져야 한다"고 비판했다.
'파리바게뜨 노동자 힘내라' 공동행동은 16일 오전 사망 사고가 발생한 경기 성남시 중원구의 샤니 제빵공장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진상 규명과 책임자 처벌, 재발 방지책 마련을 요구했다. 파리바게뜨(파리크라상)와 샤니는 모두 SPC 계열사다.
배진경 한국여성노동자회 회장은 "SPC 그룹에서의 잇단 사고는 이윤만을 추구하는 경영 이념이 낳은 존중 없는 노동과 안전불감증에서 비롯된다"며 "SPC그룹 대표인 허영인 회장이 중대재해처벌법으로 처벌받지 않는 이상 변하는 게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송경용 생명안전시민넷 공동대표는 "국민과 소비자가 언제까지 노동자의 피가 묻은 빵을 먹어야 하냐"고 질타했다.
지난 8일 샤니 10년 경력 노동자인 A(55)씨는 빵 반죽 분할 중량을 맞추기 위해 반죽기(분할기) 내부 볼트를 조절하던 중, 볼(반죽통·bowl) 리프트 상부 배합볼과 리프트 사이에 몸이 끼어 사고 이틀 뒤 숨졌다. 경찰과 사측은 A씨와 2인 1조로 작업하던 동료 B씨가 A씨를 확인하지 못한 채 리프트 하강 버튼을 눌러 사고가 난 것으로 보고 있다.
그러나 이날 국회 환경노동위원회 위원들의 현장 시찰 결과, 사고 발생 당시 기계 경보음이 제대로 울리지 않고, 리프트 하강도 '자동'으로 설정돼 '수동'보다 2배 빠르게 내려오는 등 안전 관리가 미비했던 정황도 속속 드러났다. 진성준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리프트 상승·하강 시에 경보음이 울려 노동자가 알 수 있게끔 돼 있는데, 실제 사고 직후에 확인해보니 경보음이 울리지 않았다고 한다"고 설명했다. 경보 기계가 작동을 안 한 건지, 작게 울려서 경고 효과가 없었던 것인지는 경찰 조사가 더 진행돼야 확실히 드러날 것으로 보인다.
이수진 민주당 의원은 "리프트가 수동 모드면 사람이 버튼을 계속 누른 상태로 40초 정도 걸려 내려오지만, 사고 기계는 자동 모드여서 20초 정도 걸렸다"고 밝혔다. A씨가 미처 피할 새 없이 빠르게 리프트가 내려왔던 것. 다만 사측이 작업 속도를 높이려 바꾼 건지, 작업자가 임의로 바꾼 것인지는 추가 조사가 필요하다. 리프트 안전센서 미설치 관련, 박정 환노위 위원장(민주당)은 "센서가 있었거나 경고음·경광등이 세게 울렸다면 막을 수도 있었을 사고"라고 지적했다.
SPC 측은 "사고 발생 설비인 반죽 분할기와 이동식 볼 리프트에 비상 정지 스위치 등 법·규정에 따라 반드시 설치해야 하는 필수 안전장치는 모두 설치돼 있었다"고 밝혔다.
SPC 계열사에서는 최근 산업재해가 잇따르고 있다. 지난해 10월 SPL 경기 평택 공장에서 20대 노동자가 기계 끼임 사고로 숨지자, 허영인 회장은 대국민 사과를 발표하고 안전관리 강화에 1,000억 원을 투자하겠다고 밝혔다. 그러나 이후에도 같은 공장에서 올해 상반기에만 화상, 끼임, 골절 등 3차례 사고가 발생했고, 성남 샤니 공장에서는 이번 사망 사고 이전에 손가락 절단, 손가락 골절 사고가 있었다. 이런 가운데 샤니 공장의 안전관리 강화 예산으로 편성됐던 180억 원 중 40억 원만 조기 집행된 것으로 확인됐다.
최나실 기자 verite@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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