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작권위 "故 이우영 작가만 '검정고무신' 캐릭터 저작자"

'검정고무신'의 캐릭터 기영이.

고(故) 이우영 작가가 만화 '검정고무신'의 주인공 기영이·기철이 등 주요 캐릭터의 유일한 저작자로 인정받게 됐다.

16일 한국저작권위원회는 '검정고무신'의 캐릭터 9종에 대한 저작자 등록 직권 말소 처분이 지난 14일 확정됐다고 밝혔다. 이는 지난달 12일 저작권위의 직권 말소 처분 결정 후 당사자들의 이의 제기가 없어 나온 결과다.

등록이 말소된 캐릭터는 기영이, 기철이, 땡구, 기영이 아빠, 기영이 엄마 등 총 9종이다. 이들 캐릭터는 이우영 작가가 창작했지만 2008년부터 이 작가와 그의 동생 이우진 작가, '검정고무신' 스토리 담당 이영일 작가, 캐릭터 회사 대표 장진혁씨 등 4명이 공동저작자로 이름을 올려 왔다.

이에 지난 4월 이우영 작가 유족 측이 저작권위에 저작자 등록 말소 요청을 했다. 저작권위는 "청문 결과에 따르면 2008년 저작자 등록 시 기재한 창작 연월일(1992년 4월)에 캐릭터 창작에 참여한 사람은 이우영 작가뿐인 것으로 확인됐다"며 "공동저작자로 등록된 나머지 3인은 캐릭터가 창작된 이후에 참여한 만화가, 캐릭터 작가가 아닌 만화의 스토리 작가, 수익배분 차원에서 등록한 회사 대표로 밝혀졌다"고 설명했다.

저작권위에서 직권으로 저작 등록을 말소한 것은 2020년 8월 ‘직권 말소등록제도’ 도입 후 처음이다. 저작권위는 “실제 창작에 참여하지 않은 자는 저작자가 될 수 없다는 것을 분명히 한 데에 의미가 있다”고 밝혔다.

앞서 이 작가는 '검정고무신' 캐릭터 저작권을 놓고 법정 공방을 벌이다 지난 3월 세상을 등졌다. 생전에 장 대표 등을 공동 저작자에 등록한 일로 캐릭터 사업 수익을 제대로 배분받지 못하거나 캐릭터 사업 과정에서 제대로 통지받지 못하는 등 어려움을 겪은 것으로 알려졌다.

김소연 기자 jollylife@hankook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