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운영·홍보·행사에 80여억 쓰고 위생엔 2100만원 ‘찔끔’ ['잼버리 파행' 책임규명]
턱없이 부족한 화장실·샤워장·발전기
조직위, 추가 투입예산 2162만원 불과
폭염 추경 예산 6월에야 부랴부랴 확보
해충 방역 예산은 7000만원 삭감하기도
농지 조성 목적에 전용 배수시설 없어
5월 폭우로 영지 물바다 뒤 서둘러 설치
제25회 세계스카우트잼버리 조직위원회가 잼버리 개최를 목전에 두고 세 차례에 걸쳐 급하게 편성한 추가경정예산(추경)도 영국과 미국 스카우트 대원들의 조기퇴영 이유로 거론된 위생보다는 조직·행사 운영에 주로 쓰인 것으로 파악됐다. 추경을 세 차례나 편성했음에도 위생 관리 등 행사의 기본 준비는 제대로 하지 않은 채 이벤트 등에만 집중했다는 지적이 나온다.
◆추경도 위생보다 조직·행사 운영비로
이처럼 이벤트나 홍보 등에 많은 금액이 투입된 반면 행사 초기 가장 큰 문제 중 하나로 지적된 위생과 해충 방제 등에는 지나치게 적은 예산이 투입됐다. 특히 화장실·샤워장·발전기 등을 포괄하는 상부시설 임차료에 추가 투입된 예산은 총 2162만원에 불과했다.
이마저 시설 시연 등을 위한 시범분단에 할애된 비용이라 일반 잼버리 대원들을 위한 위생시설에는 추경 예산이 사용되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 화장실 분뇨 관리 및 처리와 관련된 예산이나 음식물류 폐기물 처리 등도 추경 예산으로 잡히지 않았다.
폭염 대비를 위해 뒤늦게 투입된 추경 예산도 효과를 보지 못했다. 조직위는 개막 직전인 6월 추경으로 탈수 예방 염분 구입비 2100만원, 7월 추경으로 물 13만병 등 구입비 2억3200만원을 확보했다. 그러나 급하게 마련한 만큼 실제 잼버리가 개막한 후 폭염 대처가 제대로 되지 않아 온열질환자가 속출했다.
해충 방제 예산은 추경 과정에서 오히려 줄었다. 개최 시기가 한여름인 데다 습도가 높은 개최지 특성상 해충이 창궐할 것을 사전에 예상할 수 있었음에도 기존 5억원이었던 해충방역 예산은 6월 추경에서 7000만원 삭감된 4억3000만원으로 줄었다. 벌레를 제거하는 포충기 임차에 2억1000만원, 해충기피제 구입에 6000만원의 추가 예산이 편성되긴 했지만 근본적으로 해충을 줄일 수 있는 방역 예산이 준 것은 문제라는 지적이 나온다.
이와 함께 새만금 잼버리 개영 당일에도 야영지 곳곳에 물이 차 일부 국가 참가자들이 물 위에 플라스틱 팰릿을 깔고 ‘수상 텐트’를 칠 수밖에 없었던 원인에 준비 미흡이 있는 것도 확인됐다. 영구 배수 시설을 마련하겠다는 계획을 세우고도 실제 실행은 하지 않았다.
여성가족부와 국무조정실 등이 새만금 잼버리 개최를 5년 앞둔 2018년 1월부터 진행한 ‘세계잼버리 준비 관계기관 회의 결과 보고’ 자료에 따르면 이들 기관은 매립지가 기울기 없이 조성되다 보니 ‘배수에 문제가 없도록 영구적인 세부시설 설치’를 구상했지만 이는 계획으로 끝났다. 농지(농생명용지)조성 일환으로 외부의 물이 단지 내로 유입되는 것을 방지하는 ‘승수로’와 내부 ‘간선배수로’ 등을 조성하는 데 그쳤을 뿐 잼버리를 위한 배수 시설은 전무했다. 한국농어촌공사 관계자는 “당초 농지 조성을 위한 부지 매립과 배수 공사를 추진한 것이지 잼버리 개최를 목적으로 한 것이 아니어서 침수 발생이 불가피했다”고 말했다.
잼버리 조직위와 전북도가 영지 침수 대비에 나선 것은 올해 5월5일과 5월27일 두 차례 폭우가 쏟아져 영지가 물바다로 변한 이후다. 집중호우로 여의도 면적의 3배에 달하는 267만㎡의 드넓은 야영지가 침수돼 곳곳에 물웅덩이가 발생하자 이들 기관은 지난 6월 대책 회의를 열고 영지에 강제 배수 시설을 설치하기로 결정했다. 2017년 8월 개최가 확정된 지 4년10개월 만이자 대회 개최 2개월 전에서야 부랴부랴 이뤄진 셈이다.
채명준 기자, 전주=김동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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