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의 '인도 공략 작전'…年 100만대 생산 체제로 기선제압
테슬라·BYD가 눈독 들이는 인도
中업체 따돌리고 GM공장 인수
현대자동차가 지난달 인도에 출시한 소형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엑스터는 출시 한 달도 채 안 돼 5만 대 이상 계약됐다. 현대차의 한 달 판매량에 육박한다. 차량도 평균 1년을 기다려야 받을 수 있다.
인도 시장에서 현대차의 인기는 생산이 수요를 따라가지 못할 정도다. 올 상반기 현대차 인도 공장의 가동률은 102%를 넘어섰다. 생산 능력보다 더 많은 차를 생산해내고 있지만 여전히 역부족이다. 타룬 가그 현대차 인도법인 최고운영책임자(COO)는 “코로나19와 반도체 공급난이 대부분 끝났는데도 현대차 인기 차종은 대기 기간이 최장 10개월에 이른다”고 말했다. 현대차가 16일 인도 마하라슈트라주에 있는 미국 제너럴모터스(GM) 인도법인의 탈레가온 공장을 인수하기로 한 배경이다. 1998년 인도 진출 이후 현대차가 인도에서 외국 기업 공장을 인수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글로벌 車 접전지 인도에서 승부수
인도는 현재 글로벌 완성차 업체들이 가장 눈독 들이고 있는 시장이다. 세계 최대 ‘인구 대국’ 인도는 작년 한 해 476만 대의 신차가 판매된 글로벌 3대 자동차 시장이다. 성장 잠재력은 더 크다. 14억 명에 달하는 인구 대비 자동차 보급률은 전체 가구의 8.5%(유로모니터)에 불과하다.
문용권 신영증권 연구원은 “인도의 승용차 시장 규모는 아직 중국의 5분의 1 수준”이라며 “거대한 인구, 소비력 증가 등을 볼 때 수요 성장성이 크다”고 분석했다.
세금 감면·보조금 등 인도 정부의 강력한 자동차산업 육성책도 글로벌 기업들을 불러들이고 있다. 인도 정부는 2030년까지 전기차 판매 비중을 전체의 30%로 확대한다는 목표도 세웠다. 이에 테슬라·BYD 등 글로벌 전기차 기업들은 앞다퉈 인도 투자를 검토하고 있다.
이미 인도 내 생산기지를 두고 있던 현대차는 이번에 탈레가온 공장까지 인수하며 유리한 고지를 선점했다. 탈레가온 공장은 앞서 중국 창청자동차도 눈독을 들인 곳이지만 인도 정부는 현대차 손을 들어줬다. 중국과 미묘한 긴장 관계에 있는 인도 정부는 최근 중국 BYD가 제안한 10억달러 규모 전기차 공장 설립 계획에도 퇴짜를 놨다. 업계 관계자는 “인도 시장은 수입 관세율이 70~100%로 높아 현지 공장 없이는 판매가 어렵다”며 “BYD 진출이 무산되면서 인도 전기차 시장 공략을 준비 중인 현대차가 반사이익을 보게 됐다”고 말했다.
○정의선 “인도 전기차 ‘퍼스트 무버’로”
현대차는 올해 첸나이 공장 라인 개선으로 연 생산능력을 75만 대에서 82만 대까지 끌어올렸다. 연산 13만 대의 탈레가온 공장이 합세하고 향후 추가 증설 계획까지 고려하면 현대차의 인도 내 총 생산능력은 100만 대로 늘어난다.
여유가 생긴 공장 라인은 급성장하는 전기차 생산으로 전환할 예정이다. 시장조사업체 카날리스에 따르면 인도 전기차 판매량은 지난해 5만 대에서 2030년 100만 대로 급증할 전망이다. 현대차는 첸나이 공장에 새로 전기차 생산 라인을 구축하고 2032년까지 인도시장에 크레타EV, 아이오닉 5 등 전기차 5종을 투입하기로 했다. 연간 17만8000대의 전기차 배터리팩을 조립할 수 있는 생산시설도 새로 구축한다. 이를 위해 향후 10년간 인도에 2000억루피(약 3조2000억원)를 투자한다는 계획도 세웠다.
현대차그룹의 ‘인도 공략 작전’은 정의선 회장이 직접 진두지휘하고 있다. 이를 통해 급성장하는 인도 시장을 중국의 대안으로 삼는다는 전략이다. 정 회장은 이달 초 회장 취임 후 처음으로 인도를 찾았다. 인도 전기차 시장에서 ‘퍼스트 무버’ 입지를 빠르게 구축해 달라고 당부한 것으로 전해졌다.
현대차 인도 공장은 현지뿐 아니라 수출 전진 기지로도 활용될 전망이다. 인도 공장에서 생산된 차는 멕시코와 서아시아, 라틴아메리카 등에 수출되고 있다. 현대차 인도법인은 인도에서 반응이 좋은 베르나와 니오스 등을 이들 시장에도 수출해 판매할 계획이다.
빈난새 기자 binthere@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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