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버틸 재간이 없네”…오피스텔 매물 태반이 ‘마이너스 피’
가격 작년 3분기 이후 줄곧 내리막
수분양자 ‘규제 완화’ 요구에
정부 “쉽게 결정할 일 아냐”
중도금 무이자로 분양 받아 계약금을 포기하고 가격까지 내려도 팔리지 않는 매물이 태반이다.
오피스텔 수분양자들 사이에서는 정부 규제 완화가 아파트에만 치우쳐 있다는 볼멘소리가 나오고 있다.
16일 서울부동산정보광장 자료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오피스텔 매매량은 총 4014건으로, 작년 상반기(9235건)보다 56% 급감했다. 금리 급등으로 부동산 거래가 거의 이뤄지지 않았던 지난해 하반기(5162건)와 비교해도 1000건 이상 적은 수치다.
거래 감소는 가격하락으로 이어지고 있다. 한국부동산원의 오피스텔 가격동향 조사 자료를 보면, 지난해 3분기(-0.24%) 이후 하락일로를 걷고 있다. 올 2분기(7월 1일 기준) 매매가격도 직전 분기 대비 0.85% 하락했다.
서울시내 일선 중개업소 관계자들은 팔 사람은 많은데 살 사람은 없어서 오피스텔 가격이 갈수록 떨어지고 있다고 입을 모은다. 최근 가격이 다시 상승 곡선을 그리고 있는 아파트와는 다른 모습이다. 심지어 분양가보다 떨어진 마피 매물도 속출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일례로 이달 입주를 시작한 ‘B 오피스텍’은 분양 당시 충무로 역세권 입지로 관심을 받았지만, 분양가 대비 수천만원 떨어진 마피 매물이 크게 늘어난 상태다. 이 오피스텔 공급면적 33㎡의 경우 4억7000만원(12층)에 매물이 나와 있는데, 2021년 분양가는 5억4300만원이었다.
서울 동대문구 ’H 오피스텔‘도 분양가보다 8000만원 떨어진 마피 매물이 나와 있다. 이 단지는 지난 3월 말 입주를 시작했는데, 다량 쏟아진 매물이 적잖이 쌓인 상황이다.
강남권도 비슷하다. 지난 6월 입주를 시작한 서울 서초구 ‘E 오피스텔’ 공급면적 50㎡는 최소 7000만원부터 최대 1억원까지 마피가 붙어 매물로 나와 있다. 서울 송파구 ‘잠실P 오피스텔’ 역시 분양가의 10% 수준의 계약금 포기 매물이 주인을 찾고 있다.
정성진 어반에셋매니지먼트 대표는 “최근 시장에 나온 마피 매물 대다수가 2020∼2021년 분양가 통제없이 고분양가에 공급됐던 물건들”이라면서 “높은 금리에 시세마저 떨어지자 잔금 마련에 부담을 느낀 오피스텔 수분양자들이 손절매에 나서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진단했다.
집값 급등시기에 아파트 대체재로 반사이익을 누려왔던 오피스텔 시장이 애물단지로 전략한 이유로는 ‘투자 수요의 아파트 선회’가 꼽힌다. 정부가 아파트 대출과 세금 등 각종 규제를 대거 완화한 데 다, 고금리 현상이 지속되면서 오피스텔 수요가 급감한 것이다.
아파트, 빌라 등 주택 대비 높은 취득세도 오피스텔 비선호 원인 중 하나로 지목된다. 오피스텔은 주택법이 아닌 건축법 적용을 받아 취득 시점에 업무시설과 같은 4.6%의 취득세를 내야 한다. 주거용으로 사용하겠다고 신고할 경우 세법상 주택수에 가산돼 종합부동산세 부과 대상이 된다. 양도 시점에는 주택으로 분류돼 양도소득세 중과 규제도 받을 수 있다.
이에 오피스텔 소유자들은 ‘차별을 없애 달라’는 요구를 정부와 국회에 지속적으로 요구하고 있다. 그러나, 정부는 “쉽게 결정할 수 있는 사안이 아니다”라며 결론을 내리지 못하고 있다.
실거주보다는 수익형 부동산이라는 인식이 강한 오피스텔의 시장 활성화가 요원해 보이는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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