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부모 10여명, 서이초 교사에 '하이톡 민원'…경찰 수사 필요"

김경록 기자 2023. 8. 16. 18: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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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교사노조, 서이초 사망교사 하이톡 내용 공개
1학기 동안 문제 학생 관련 수 차례 학부모 민원
사망 전날 "하이톡 또는 학교 전화로 연락" 요청
[서울=뉴시스]서울교사노동조합이 유족에게 제보받아 공개한 서이초 사망교사의 7월17일 하이클래스 알림장 게시글. (자료=서울교사노조 제공) 2023.08.16.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뉴시스]김경록 기자 = 사망한 서이초 교사가 올해 1학기 학부모 10여명으로부터 하이톡 민원을 받았다는 주장이 나왔다.

앞서 경찰은 "고인의 개인 번호로 학부모가 직접 전화한 내역은 확인되지 않았다"고 밝혔으나, 휴대전화가 아닌 다른 경로로 민원이 제기됐다는 것이다.

서울교사노동조합은 16일 오후 보도자료를 내고 고인의 유족으로부터 3월6일~7월14일 간 고인과 학부모가 나눈 하이톡과 문자 내용을 제보 받았다고 밝혔다.

노조는 고인의 학급 학생 26명의 학부모 중 10여명이 고인에게 하이톡으로 '문제 학생들 때문에 자녀가 학교 생활을 힘들어한다'고 호소했다고 설명했다. 하이톡은 학급 소통 앱인 '하이클래스'에서 제공하는 메신저 기능이다.

앞서 교육부·교육청 합동조사단은 이른바 '연필사건' 당사자인 2명 외 해당 학급에 문제 학생이 2명 더 있었다고 밝힌 바 있다. 이들은 학습 과정에서 화와 짜증을 내거나 고집을 부리고 불안 증세를 보인 것으로 알려졌다.

노조는 고인이 여러 학부모로부터 "우리 아이가 놀림 받고 있으니 확인해 달라"는 하이톡을 받았다고 밝혔다.

다른 학부모는 "신고까지는 하고 싶지는 않습니다만 개선의지가 크게 보이지 않아 고민 중에 있다. 서로 어울려 노는 것도 아닌데 지속적으로 와서 그렇게 만지고 듣기 싫은 말을 하는 건 엄밀히 학교 폭력에 해당되는 사안인 것 같다. 상대방 ○○이 어머니는 이 일에 대해 알고 훈육하고 계신지 궁금하다"는 하이톡을 보냈다고 했다.

이 같은 민원들에 고인은 "제가 전화 드리겠다", "제가 미처 살피지 못했다", "송구스럽다"는 답장을 반복했다고 노조는 설명했다.

그러면서 "문제 행동을 벌이는 학생에 대한 생활지도의 어려움, 이를 포함한 여러 교실에서의 학생 간 갈등 상황, 해당 학부모 간 민원으로 인해 고인의 심적 고충이 컸음을 유추할 수 있었다"고 예측했다.

이러던 와중 지난달 12일, 한 학생이 자신의 가방을 연필로 찌르려는 상대 학생을 막으려다가 이마에 상처를 입은 이른바 '연필사건'이 오전 중 발생했다.

노조는 사건이 발생한 12일 고인이 피해자 학부모, 가해자 학부모와 수차례 하이톡과 학교 전화로 소통했다고 주장했다.

노조는 ▲오후 1시49분, 피해 학생 학부모가 피해 사진과 함께 "오후 2시 이후 통화를 원한다"고 하이톡 ▲오후 2시51분부터 7분 간, 오후 3시11분부터 4분 간 고인과 피해자 학부모 간 통화 및 문자 1통 ▲오후 3시20분, 고인이 피해자 학부모에게 하이톡 ▲오후 9시, 가해 학생 학부모가 고인 휴대폰으로 장문의 문자 등이 이어졌다고 설명했다.

반면 서울경찰청 관계자는 지난 14일 "통화내역 등을 살펴봤는데, 학부모가 고인의 개인 휴대전화 번호로 직접 전화한 내역은 확인되지 않았다"고 밝힌 바 있다. 확인된 통화 내역은 A씨가 먼저 학부모에게 건 전화였다고 한다.

노조는 "유족들이 쉽게 납득할 수 있는 상황은 아니다"라며 "이날 공개한 하이톡 내용이 범죄는 아니지만, 고인이 지속적으로 힘들었던 부분이 있었다는 점이 다시 한 번 강조됐으면 좋겠다는 유족들의 입장에 따라 보도자료를 내게 됐다"고 부연했다.

노조는 고인이 숨진 채 발견된 전날인 지난달 17일, 고인이 하이클래스 속 게시판인 '알림장'에 적은 내용을 공개했다.

알림장에는 "담임교사에게 용무가 있으실 경우 하이톡 또는 교실 내선전화로 연락 바랍니다"라는 내용이 적혀 있었다.

이를 두고 노조는 "그만큼 고인이 개인 휴대전화 번호 노출을 원하지 않았던 것"이라며 "지난달 12일 오후 3시20분에도 휴대전화가 아닌 하이톡을 사용한 점을 감안할 때 이에 대한 수사가 더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학부모와의 하이톡 내용을 알림장처럼 공개하지 않은 이유에 대해서는 "고인뿐만 아니라 학부모의 글도 있는 쌍방 소통이다 보니 유족측이 공개를 원치 않았다"고 밝혔다.

☞공감언론 뉴시스 knockrok@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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