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역은 신한투자증권역 입니다"… 금융권 `역이름 마케팅`

신하연 2023. 8. 16. 18: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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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메트로 9호선 여의도역이 '부역명'으로 신한투자증권을 사용하게 된다.

지하철 5호선 여의도역 역시 작년 7월부터 신한투자증권을 부역명으로 사용하고 있다.

대한민국 금융 중심지인 여의도역 부역명을 신한투자증권이 모두 가져간 것이다.

지하철2·3호선 을지로3가역은 신한카드를 부역명으로 사용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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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한투자 '여의도역 명' 모두 가져
2호선 을지로입구역은 '하나은행'
4호선 명동역 우리금융타운 차지
KB금융 9호선 샛강역 부역명 사용
부역명으로 신한투자증권이 병기된 지하철 5·9호선 여의도역. 신한투자증권 제공.

서울메트로 9호선 여의도역이 '부역명'으로 신한투자증권을 사용하게 된다. 지하철 5호선 여의도역 역시 작년 7월부터 신한투자증권을 부역명으로 사용하고 있다. 대한민국 금융 중심지인 여의도역 부역명을 신한투자증권이 모두 가져간 것이다.

부역명(付驛名)은 역의 본래 이름 옆 괄호 등에 기업이나 건물 등의 이름을 추가로 써넣은 역명을 말한다. 서울지하철공사 등은 재정난 완화를 위해 부역명을 입찰을 통해 유상판매하고 있다.

신한투자증권은 최근 진행된 9호선 여의도역 역명병기 유상판매 입찰을 따냈다고 16일 밝혔다. 이에 따라 오는 23일부터 순차적으로 여의도역 옆이나 괄호 안에 '신한투자증권'을 추가로 기입하게 된다. 더불어 각종 노선도, 안내 표지판과 차량 안내 방송 등도 5호선과 9호선 여의도역 모두 신한투자증권을 함께 사용하게 된다.

여의도역은 역사 인근에 14개의 증권사가 있어 국내 금융투자 중심지로서 상징성을 가진다. 서울시 공공데이터 지하철 역별 승하차 인원 통계에 따르면 여의도역은 매달 300만명 이상이 이용하고 있다.

김수영 신한투자증권 브랜드홍보본부장은 "역명 병기를 계기로 신한투자증권의 브랜드 경쟁력을 진일보시키고 고객과 더 밀접하게 다가가겠다"고 전했다.

지하철 부역명을 놓고 금융회사간 경쟁이 치열하다. 특히 본점이 자리한 지하철역의 부역명에 대해서는 자존심 대결까지도 벌어진다.

지하철 2호선 을지로입구역의 부역명은 '하나은행'이다. 원래 IBK기업은행이 2016년 8월1일부터 'IBK기업은행'을 병기해 왔다. 하지만 하나은행이 입찰에 성공해 작년 9월1일부터 하나은행이 됐다. 하나은행은 입찰가로 8억원을 써낸 것으로 알려졌다.

IBK는 2016년 역명 병기 사용계약을 하면서 3억8100만원를 지불했고, 이후 한차례 연장하면 4억3000만원을 낸 것으로 전해졌다. 금융회사간 치열한 경쟁에 부역명의 몸값이 그만큼 올라간 것이다. 을지로입구역은 명동과 가깝다. 때문에 외국인 관광객 등 유동인구가 많아 금융권의 홍보 경쟁이 치열한 곳으로 꼽힌다.

지하철 4호선 명동역의 부역명은 우리금융타운이다. 원래 부역명은 정화예술대였으나 우리금융그룹이 입찰을 따내면서 작년 9월1일부터 부역명이 바뀌었다. 우리금융에 따르면 우리금융지주와 우리은행을 비롯해 우리종합금융, 우리에프아이에스, 우리금융경영연구소 등 명동역 인근에서 일하는 우리금융그룹 임직원 수가 3000명을 넘는다.

9호선 샛강역은 2020년 9월1일부터 'KB금융타운'을 부역명으로 사용하고 있다. 샛강역은 지하철 9호선과 서울 경전철 신림역의 환승역이다. 윤종규 KB금융 회장은 2015년 1월 명동에 있던 KB금융지주 본점을 여의도 국민은행 본점으로 이전한 데 이어 KB생명보험, KB증권 등의 본점을 여의도 증권가에 위치한 KB금융타워로 옮겼다. KB금융은 윤 회장이 강조해온 '하나의 회사, 하나의 KB' 전략을 기념하기 병기 역명 입찰에 나선 것으로 전해진다.

9호선 국회의사당 역은 국책은행인 'KDB산업은행'이 2020년 12월부터 부역명으로 사용하고 있다. 지하철1호선 종각역의 부역명은 SC제일은행이다.

카드사들도 지하철 병기 역명 마케팅에 열을 올리고 있다.

지하철2·3호선 을지로3가역은 신한카드를 부역명으로 사용하고 있다. 신한카드는 8억7400만원에 병기 역명 사용권을 따낸 것으로 알려졌다.

BC카드는 지하철 2·5호선 환승역인 을지로4가역 부역명을 따냈다. 작년 3월부터 역명을 사용하고 있다.

신하연기자 summer@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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