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로맨슨줄 알았는데'…여자인 척 속여 돈 뜯어낸 일당 검거

랜덤채팅 어플 이용해 접근…150여 차례 1억 4천여만 원 편취

경기 포천경찰서 / 사진 = 연합뉴스

여자인 척 행세해 1억 원 넘게 돈을 받아낸 일당이 경찰에 붙잡혔습니다.

경기 포천경찰서는 20대 남성 A 씨를 포함해 일당 4명을 사기 등 혐의로 검거했다고 밝혔습니다. 실제 만나지는 않지만 인터넷, 전화 등으로 상대방의 환심을 산 뒤 금전을 요구하는 이른바 '로맨스 스캠'의 일종입니다.

A 씨 일당은 지난해 8월부터 12월까지 피해 남성에게 여자인 척 행세하며 접근해, 돈이 필요하다며 1억 4천여만 원을 150여 차례에 걸쳐 편취한 혐의를 받습니다. 일당은 랜덤채팅 어플을 활용해 '돈을 빌려주면 만나주겠다'며 피해자를 속여온 것으로 파악됐습니다. "월세를 내야한다"거나 "사채 빚을 갚아야 한다"며 피해자에게 돈을 요구한 겁니다.

이들은 피해자가 대화 상대가 실제 여성인지 궁금해하자, 지인 중 여성을 포섭해 전화를 하며 안심시키는 치밀함을 보였습니다. 마치 사채 빚을 안고 있어 당장 만나지 못하는 것처럼 꾸며 남성과의 만남을 미루고 현금을 비롯해 돈을 주게끔 속여오다 경찰 수사를 받았습니다. 피해자는 랜덤채팅 어플에서 확인할 수 있는 여성 사진, 전화를 하면서 확인한 여성 목소리 등을 토대로 믿을 수밖에 없었던 겁니다.

경찰은 피해금이 입금된 일당의 계좌를 추적하며 피의자들을 차례로 검거하기 시작했습니다. 수사 과정에서 일당 중 한 명이 도주했고, 경찰이 구속영장까지 신청했지만 법원은 도주 우려가 없다고 보고 이를 기각했습니다. 경찰은 A 씨 일당을 조만간 검찰에 송치할 방침입니다.

[ 이혁재 기자 yzpotato@mbn.co.k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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