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리포트] 왜 LH 현장에서만 철근누락이 생겼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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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4월 발생한 인천 검단 아파트 지하주차장 붕괴사고 이후 건설업계에 비상이 걸렸다.
해당 현장의 발주처인 한국토지주택공사(LH)부터 시공사 GS건설은 물론 민간 건설사와 지방 건설 공기업, 설계, 감리 업체 등 업계 모두가 우리 현장은 괜찮은지 확인에 나섰다.
LH에서 퇴직한 간부를 영입한 업체에 설계와 감리를 몰아준 전관문제부터 현장의 감리 부족, 설계·시공 검증체계 미흡 등이 대표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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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4월 발생한 인천 검단 아파트 지하주차장 붕괴사고 이후 건설업계에 비상이 걸렸다. 해당 현장의 발주처인 한국토지주택공사(LH)부터 시공사 GS건설은 물론 민간 건설사와 지방 건설 공기업, 설계, 감리 업체 등 업계 모두가 우리 현장은 괜찮은지 확인에 나섰다.
3개월이 지난 지금까지 철근누락이 발견된 곳은 LH 현장 뿐이었다. 서울주택도시공사(SH)와 경기주택도시공사(GH)는 앞다퉈 '우리 현장은 안전하다'는 보도자료를 배포했다. 민간 건설사들 역시 불똥이 튈라 급하게 현장 점검에 나섰지만 아직까지 문제가 발견된 곳은 없다.
LH 철근누락 사태가 불거진 이후 많은 문제가 발견됐다. LH에서 퇴직한 간부를 영입한 업체에 설계와 감리를 몰아준 전관문제부터 현장의 감리 부족, 설계·시공 검증체계 미흡 등이 대표적이다.
하지만 업계에서는 이런 것들이 철근누락 사태의 본질은 아니라고 입을 모았다. LH 현장과 일반 건설현장의 제반 여건은 비슷하다는 것이다. 전관 특혜를 받은 업체와는 별개로 전문 자격을 갖춘 설계사가 설계하고, 구조계산과 감리 모두 전문가의 영역이다.
설계와 구조 전문가들은 LH만의 '특허공법'에 주목하고 있다. 지난 2017년 LH는 주차장 폭을 넓히고, 공기와 비용을 절감할 수 있는 'LH-FS'(Fatplate System)을 개발했다.
이번 문제가 발견된 현장 모두 이 특허 공법이 사용됐다.
보 없이 기둥만으로 천장을 지탱하는 '무량판 공법'은 대부분의 시공사가 사용하는 보편적인 공법이다. 하지만 LH의 특허공법은 천장에 사용되는 슬라브판이 더 적고, 전단보강근을 사용하는 방식도 일반적인 공법과 다르다는 것이 업계 관계자의 설명이다. LH는 이 공법을 통해 연간 751억원의 비용을 아끼고 있다.
LH 관계자는 "설계지침만 지킨다면 해당 공법을 사용해도 안전상 문제는 발생하지 않는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LH 공법이 일반 공법에 비해 '여유 하중'이 부족하다고 지적한다.
만약 1의 하중을 견뎌야 하는 건축물에서 일반적인 무량판 구조는 1.3 이상을 견디도록 설계되지만, LH 공법은 1.1~1.2 수준에 그친다는 것이다. 또 LH에서만 사용되는 공법인 만큼 설계와 시공 현장에서 실수가 발생할 가능성도 높다고 설명했다.
한 설계 전문가는 "현장의 실수든, 누군가의 고의 누락이든 똑같은 문제가 발생해도 LH 현장에서만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는 의미"라고 말했다. 다만, 공법 자체에 문제가 없다는 LH의 설명이 틀린 것은 아니라고 말했다.
그는 "해당 공법이 특허를 받았다면 하중 등 안전의 문제는 없다는 것"이라며 "여유 하중이 부족하다면 설계와 감리 등 현장에서 더 신경을 쓰면 되는 문제"라고 말했다.
이어 "이번 철근누락 사태는 구조계산을 꼼꼼히 살피지 않고, 현장의 실수를 눈감아 주는 건설 현장의 관행과 새로운 공법이 만들어낸 합작품일 수 있다"고 꼬집었다.
김남석기자 kns@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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