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 영아 살해 후 방파제에 유기한 母 "경제 상황·육아 힘들어서"

이지혜 디자인기자 /사진=-

태어난 지 100일 된 아들을 살해하고, 테트라포드에 유기한 친모가 구속됐다.

16일 경찰에 따르면 전날(15일) 살인 및 시체유기 혐의로 구속된 A씨(26)가 자신의 범행을 인정했다.

A씨는 2020년 12월 아들 B군을 살해하고, 서귀포시 한 포구 테트라포드에 유기한 혐의를 받는다.

A씨는 경찰 조사에서 고의로 생후 3개월 된 자녀의 얼굴에 이불을 덮어 두고 외출했고 다음 날 오전 집에 돌아와 보니 숨져 있었다고 진술한 것으로 파악됐다.

이어 A씨는 숨진 B군을 포대기에 싸고 쇼핑백에 넣은 뒤 서귀포시 소재 포구로 이동해 주변 테트라포드에 B군을 유기했다고 진술했다.

A씨가 유기했다고 한 테트라포드는 현재 석회석 등으로 매립된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은 현재 친부로 추정되는 남성에 대한 공범 여부를 조사 중이다. 하지만 자신의 아이가 아니라고 부인하는 데다 B군의 시체를 발견하지 못한 탓에 DNA를 확보할 수 없어 수사에 난항을 겪고 있다.

A씨는 경제적 어려움을 겪던 상황에서 육아가 힘들어 범행했다고 자백했다.

앞서 서귀포시는 B군이 출생 신고 기록은 있지만 의무예방접종이 없는 점을 수상히 여겨 소재 파악에 나섰다.

A씨는 B군의 소재를 묻는 시청 직원에게 '아이는 아빠가 육지에서 키우고 있다'고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서귀포시는 A씨 진술과 달리 6월이 넘도록 B군 소재가 파악되지 않아 지난달 경찰에 수사를 의뢰했다.

경찰 관계자는 "공범과 조력자 등이 있는지 추가 수사를 진행하고 있다"며 "경제적 어려움과 육아에 대한 부담감으로 범행한 것으로 보고 조만간 사건을 검찰에 송치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하수민 기자 breathe_in@mt.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