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의 펜벤다졸 사태' 막을까…유튜브, 거짓 의료 정보 퇴출한다
[IT동아 권택경 기자] 유튜브가 거짓 의료 정보에 칼을 빼 들었다. 질병의 예방이나 치료에 관한 잘못된 정보를 담고 있거나, 특정 질병의 존재를 부정하는 영상은 유튜브에서 삭제될 전망이다.
유튜브는 지난 15일 공식 블로그를 통해서 의료 정보 콘텐츠에 관한 새 정책을 발표했다. 유튜브는 “의료 정보도, 잘못된 정보도 계속 진화함에 따라 유튜브에 장기적으로 지속될 수 있는 새로운 정책 프레임워크가 필요해졌다”면서 “심각하게 유해한 콘텐츠를 삭제하는 동시에 토론을 위한 장을 보장하는 중요한 균형을 유지해야 한다”고 이번 정책 발표 배경을 밝혔다.
유튜브는 잘못된 의료 정보를 크게 세 가지로 분류했다. 먼저 잘못된 예방 정보다. 특정 질병의 예방법이나 전염 경로, 백신의 안전성이나 효능에 대해 잘못된 정보를 퍼트리거나, 유해 물질이 질병 예방에 효과가 있다고 홍보하는 영상이 여기에 해당한다.
두 번째는 잘못된 치료 정보다. 유해 물질, 검증되지 않은 치료 물질이나 치료법을 홍보하는 경우다. 실제 앞서 지난 2019년 유튜브에서 개 구충제인 펜벤다졸에 항암 효과가 있다는 주장이 확산하며 논란을 빚은 바 있다. 당시 암 투병 중이던 개그맨 김철민이 펜벤다졸을 복용한다는 사실이 알려지며 많은 관심을 받기도 했다. 이에 대한의사협회는 임상적 근거도 없고, 안정성도 확인되지 않았다며 펜벤다졸 복용을 권장하지 않는다고 경고했다.
마지막은 질병을 존재 자체를 부인하는 정보다. 코로나19가 존재하지 않는 병이라거나, 코로나19에 의한 사망자는 없다는 음모론적 주장들이 여기에 해당한다. 최근 일부 대안우파 성향 유명인들이 언급해 논란이 된 ‘우울증은 실재하는 질병이 아니다’는 식의 주장 또한 여기에 해당해 향후 제재 대상이 될 것으로 보인다.
유튜브는 잘못된 정보의 기준을 세계보건기구와 같은 보건 기구나 각국 보건 당국들의 지침으로 삼을 방침이다. 유튜브는 “충분한 연구를 통해 과학적 합의가 이루어진 영역에 관해서는 유튜브가 사람들에게 해를 끼칠 수 있는 정보를 배포하는 플랫폼이 되지 않도록 하겠다”고 설명했다.
유튜브는 새 정책을 우선 암에 관한 콘텐츠에서 적용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암은 전 세계적 주요 사망 원인 중 하나로 공중 보건 위험이 높고, 글로벌 보건 기구나 각국 보건 당국들에 의해 안정적 합의가 이루어져 있으며, 잘못된 정보가 발생하기 쉬운 영역이기 때문”이라는 이유다.
이에 따라 유튜브는 이날부터 유해하거나 효과가 없는 것으로 밝혀진 암 치료법을 알리는 콘텐츠, 시청자가 전문적인 치료를 받지 못하도록 하는 콘텐츠를 삭제하기 시작할 방침이다. ‘마늘이 암을 치료한다’거나 ‘방사선 치료를 받는 대신 비타민C를 먹어라’는 내용이 담긴 영상들이 그 예시다.
유튜브는 유해 콘텐츠 삭제와 더불어 양질의 건강 콘텐츠를 유튜브에 공급하겠다고도 밝혔다. 우선 검증된 전문가 및 관련 기관이 올린 유익한 암 관련 정보 영상의 재생목록을 만들어 게시했으며, 향후 미국 대표 의료기관인 메이요 클리닉과 함께 암에 관한 정보를 담은 동영상 콘텐츠도 공개할 예정이다.
예외도 있다. 공익에 부합한다면 정책 위반에 해당하는 콘텐츠라도 제재하지 않기로 했다. 정치인이 선거 유세나 공청회에서 보건 당국의 방침을 이의를 제기하는 장면이 담긴 영상 등이 이에 해당한다. 유튜브는 또한 교육, 다큐멘터리, 과학 및 예술 등을 위한 영상에서는 맥락을 신중히 고려해 정책을 적용할 방침이라고 강조했다.
유튜브는 “정책이 잘 적용될 수 있도록 각국 및 세계 보건 당국과 함께 지침을 계속 모니터링할 것”이라며 “콘텐츠 제작자는 정책 적용 기준을 이해하고, 시청자는 유튜브에서 찾은 건강 정보를 신뢰할 수 있도록 명확하고 투명한 접근 방식을 유지하겠다”고 밝혔다.
글 / IT동아 권택경 (tk@it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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