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도 워라밸 우선 … 수사부서 기피 1순위
MZ 경찰 당당히 '휴무' 신청
◆ 위기의 공직사회 ◆
공직사회에서 관료들의 사명감이 예전만 못하다는 건 일선 경찰 조직에서도 뚜렷하게 감지된다. 수사 분야에서 오랫동안 근무한 경찰청 간부 A씨는 16일 매일경제와의 통화에서 "수사 절차가 더 고도화·복잡화된 부분이 있지만, 업무에 대한 애정이나 사명감이 줄어든 것도 분명한 사실"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20년 전 수사 담당 경찰관 한 사람이 했던 일을 지금은 3명이 나눠서 처리하는 것 같다"며 "야근이나 주말근무도 개의치 않는 경찰관을 최근에는 찾아보기 힘들다"고 토로했다.
최근 수사경찰이 인력난을 겪는 이유에 대해서도 A씨는 "젊은 경찰들이 업무가 과중한 수사 파트를 피하고 있는 게 가장 크다"고 말했다. 과거 수사 분야는 경찰의 핵심으로 통했지만, 현재 젊은 경찰관을 중심으로 기피 1순위로 통한다. '수사 엑소더스'라는 말까지 생겨났을 정도다.
일선인 지구대·파출소에도 'MZ 경찰관'이 늘어나면서 '업무 중심' 분위기가 바뀌고 있다고 한다. 서울 한 지구대에서 근무하는 B 경위는 "과거에는 휴가를 가면 다른 직원들이 업무를 대신해야 해 눈치를 보는 경우가 많았다"면서 "반면 지금은 가장 사건·사고가 많은 금요일에 당당히 휴무를 신청하는 젊은 경찰관이 많다"고 말했다.
일각에선 '보여주기식' 근무보다는 '실속형'을 선호하는 젊은 세대의 사고방식이 반영된 것이라는 지적도 있다. 서울 한 지구대에서 근무하는 30대 초반 C 경장은 "일이 없을 땐 확실히 쉬자는 합리적 근무 환경이 정착된 것으로 봐야 한다"고 말했다.
[강영운 기자]
Copyright © 매일경제 & mk.co.kr.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 “장사 안돼 문 닫았다네요”...벌써 9만명이나 신청했다는 이것 - 매일경제
- 하다 하다 박근혜 지시 충실히 따랐다는 이재명의 변명 [핫이슈] - 매일경제
- 막말 카이스트 학부모...“죄송합니다만 그 교사는 죽지 않았습니다” - 매일경제
- “안사고는 못배길걸”...별명만 수십개, 우리가족 설레게 한 패밀리카 - 매일경제
- [영상]“죽은 새끼 등에 업고”…남방큰돌고래의 모성애 - 매일경제
- 복권 당첨됐다가 ‘황당’…‘20만장 회수’ 스피또1000 발권오류, 경찰조사 - 매일경제
- “진작 이렇게 하지”…공공주택 특공 다자녀 혜택 2자녀로 완화 - 매일경제
- 인플레이션에 전세계 ‘백만장자’ 350만명 감소...한국은 몇 명이나? - 매일경제
- 판사·의사만큼 인기높았는데, 어쩌다…교대생 2명 중 1명 “다른 직업 고민” - 매일경제
- 케빈 더 브라위너, 햄스트링 부상으로 3~4개월 결장 예정 - MK스포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