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도 워라밸 우선 … 수사부서 기피 1순위

강영운 기자(penkang@mk.co.kr) 2023. 8. 16. 17:42
음성재생 설정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사건·사고 많은 금요일에도
MZ 경찰 당당히 '휴무' 신청

◆ 위기의 공직사회 ◆

공직사회에서 관료들의 사명감이 예전만 못하다는 건 일선 경찰 조직에서도 뚜렷하게 감지된다. 수사 분야에서 오랫동안 근무한 경찰청 간부 A씨는 16일 매일경제와의 통화에서 "수사 절차가 더 고도화·복잡화된 부분이 있지만, 업무에 대한 애정이나 사명감이 줄어든 것도 분명한 사실"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20년 전 수사 담당 경찰관 한 사람이 했던 일을 지금은 3명이 나눠서 처리하는 것 같다"며 "야근이나 주말근무도 개의치 않는 경찰관을 최근에는 찾아보기 힘들다"고 토로했다.

최근 수사경찰이 인력난을 겪는 이유에 대해서도 A씨는 "젊은 경찰들이 업무가 과중한 수사 파트를 피하고 있는 게 가장 크다"고 말했다. 과거 수사 분야는 경찰의 핵심으로 통했지만, 현재 젊은 경찰관을 중심으로 기피 1순위로 통한다. '수사 엑소더스'라는 말까지 생겨났을 정도다.

일선인 지구대·파출소에도 'MZ 경찰관'이 늘어나면서 '업무 중심' 분위기가 바뀌고 있다고 한다. 서울 한 지구대에서 근무하는 B 경위는 "과거에는 휴가를 가면 다른 직원들이 업무를 대신해야 해 눈치를 보는 경우가 많았다"면서 "반면 지금은 가장 사건·사고가 많은 금요일에 당당히 휴무를 신청하는 젊은 경찰관이 많다"고 말했다.

일각에선 '보여주기식' 근무보다는 '실속형'을 선호하는 젊은 세대의 사고방식이 반영된 것이라는 지적도 있다. 서울 한 지구대에서 근무하는 30대 초반 C 경장은 "일이 없을 땐 확실히 쉬자는 합리적 근무 환경이 정착된 것으로 봐야 한다"고 말했다.

[강영운 기자]

Copyright © 매일경제 & mk.co.kr.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