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날 5회에 마운드 '깜짝 방문'… 이강철 감독 "느낌이 이상하더라"

쿠에바스 연이은 직구 승부에 "하던대로 해라" 주문
안정 찾고 7이닝 무실점 호투, 1-0 승리

(서울=뉴스1) 권혁준 기자 = 15일 서울 잠실구장에서 열린 KT 위즈와 두산 베어스전. 팽팽한 투수전이 이어지던 5회말 1사 1루, KT 선발 윌리엄 쿠에바스가 두산 박준영에게 4구까지 던진 상황에서 갑자기 이강철 KT 감독이 타임을 외쳤다.

통역을 대동하고 마운드를 방문한 이 감독은 쿠에바스와 이야기를 나눈 뒤 돌아갔다.

16일 두산전을 앞두고 취재진과 만난 이강철 감독은 당시 상황에 대해 "느낌이 이상했다"는 말로 설명을시작했다. 그는 "쿠에바스가 갑자기 돌변하더라"면서 "알칸타라와의 경쟁 때문인 지 갑자기 직구를 연속으로 던지더라"고 했다.

1사 후 김인태에게 연속 6개의 직구를 던져 좌전안타를 맞았던 쿠에바스는 박준영에게도 직구를 뿌렸다. 큼지막한 파울 홈런이 나오기도 했다.

이 감독은 "포수인 (장)성우에게 물어봤는데 사인을 내도 계속 고개를 흔든다고 하더라"면서 "쿠에바스에게 원래 하던대로 섞어서 던지라고 말했다. 그 뒤로 원래대로 던지니 잘 던지더라"고 말했다.

사령탑의 '직접 코치'를 받은 쿠에바스는 이후 7회까지 무실점으로 호투했고 KT는 8회 결승점을 내 1-0으로 이겼다.

이 감독은 "만일 그 때(5회말)에 점수를 내줬으면 질 것 같은 느낌이 들었다"면서 "쿠에바스가 한 번씩 그럴 때가 있다. 내가 잘 알지 않나"라며 웃어보였다.

쿠에바스는 이 감독이 처음 부임한 2019년부터 함께 했던 외인으로 2021년 통합 우승의 주역이기도 하다. 지난해엔 시즌 도중 부상으로 잠시 이별했지만 올 시즌 다시 대체선수로 합류해 10경기에서 6승 무패로 호투하며 KT의 반등에 일조하고 있다.

이 감독은 "쿠에바스가 오면서 팀 전체가 엄청나게 좋아졌다"면서 "쿠에바스가 등판한 경기에서 한 두 번 정도 지고 다 이겼다"고 말했다.

이어 "선발진이 힘들 때 왔는데 쿠에바스 덕에 다른 투수들도 부담을 덜고 안정감을 찾았다"면서 "쿠에바스 본인도 예전의 장난스러운 모습이 없어지고 집중력이 좋아졌다"며 칭찬했다.

starburyny@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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