JP모건도 떤다…美대형은행 신용강등 '칼바람'
"고금리로 인해 수익성 악화"
BoA 등 대형은행 포함 70곳
투자부적격 받는 곳도 나올 듯
국제 신용평가사 피치가 JP모건 등 미국 대형 은행에 대한 전면적인 등급 하향 가능성이 커졌다고 경고했다. 작년 3월부터 가파르게 오른 미국 기준금리가 은행업계 수익성을 압박할 수 있다는 이유에서다.
크리스 울프 피치 애널리스트는 15일(현지시간) CNBC 인터뷰에서 "지난 6월 말 미국 은행업계 영업환경 등급을 'AA'에서 'AA-'로 낮췄는데, 고금리에 따른 수익성 악화로 추가 하향 조정할 수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은행업계 등급이 'AA-'에서 'A+'로 한 단계 더 내려가면 70곳이 넘는 미국 은행의 신용등급을 재평가해야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렇게 되면 JP모건, 뱅크오브아메리카(BoA) 등 업계 최고 등급 은행도 강등을 피할 수 없을 것으로 전망된다. 울프 애널리스트는 "은행 영업환경 등급이 A+로 하향 조정되면 모든 재무 조치를 조정하게 될 것이고, 아마도 부정적인 등급 조치로 이어질 것"이라고 설명했다. CNBC는 "미국 은행의 양대 산맥인 JP모건과 BoA는 AA-에서 A+로 내려갈 가능성이 크다"고 전했다. 특정 은행이 업계 영업환경 등급보다 더 높을 수 없어 최고 등급 은행도 등급이 강등된다는 것이다.
아울러 울프 애널리스트는 "JP모건 등 대형 은행의 등급이 강등되면 최소 모든 동종 기관의 등급 하향 조정을 고려해야 해 일부 취약한 은행은 투자부적격 등급으로 떨어질 수도 있다"고 지적했다.
피치는 지난 6월 27일 국가신용등급에 대한 압박, 지난 3월 지역 은행 파산으로 드러난 규제 공백, 금리 관련 불확실성 등을 이유로 은행 영업환경 등급을 하향 조정했지만 당시에는 시장의 주목을 받지 못했다. 하지만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예상보다 오랫동안 고금리 정책을 유지하면 업계 수익성이 압박받을 수 있어 추가 하향 가능성이 커졌다고 울프 애널리스트는 설명했다.
다만 이는 업계의 채무불이행(디폴트)이 역사적으로 정상적인 손실이라고 판단되는 것을 초과해 증가하는 경우를 말한다고 설명했다. 금리 인상 환경에서는 디폴트가 증가하는 경향이 있고, 피치는 그동안 소형 은행의 상업 부동산 대출 디폴트 영향을 우려해왔다.
울프 애널리스트는 "은행 신용등급 강등이 기정사실은 아니지만 (강등이) 진정한 위험이라는 것을 시장에 알리는 데 의도가 있다"고 설명했다. 다만 그는 "향후 10년간 AA-를 유지할 수도 있지만 강등되면 파장이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CNBC는 JP모건이 논평을 거부했으며 BoA와 뱅크유나이티드 등은 확인 요청에 즉각 응하지 않았다고 전했다.
앞서 피치는 지난 1일 미국의 국가신용등급을 최고 등급인 트리플A(AAA)에서 'AA+'로 한 단계 강등했다. 무디스는 지난 7일 M&T뱅크, 웹스터파이낸셜, BOK파이낸셜 등 중소 은행 10곳의 등급을 강등하고 US뱅코프, 뱅크오브뉴욕멜런, 스테이트스트리트 등 은행 6곳은 등급 강등 검토 대상에 올렸다. 또 PNC파이낸셜서비스, 캐피털원파이낸셜 등 11곳은 등급 전망을 '안정적'에서 '부정적'으로 내렸다. 무디스는 높은 자금 조달 비용, 상업용 부동산 대출 부실 위험 증가 등을 원인으로 꼽았다.
[권한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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