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서 고급화 통했다 … 신차 수개월씩 대기
브랜드 위상 오르며 단가 올라
품질 신뢰 커지면서 충성도↑
인센티브 없이 '제값'에 판매
미국 뉴욕 퀸스 지역에서 한인 상권이 형성된 노던불러바드 거리에 있는 기아 노스스타 딜러숍. 이곳에서 기아 미니밴인 카니발은 3만7155~4만8725달러(약 4830만~6334만원·환율은 달러당 1300원 기준)에 판매되고 있다. 카니발의 한국 판매 가격이 3180만~4485만원임을 고려하면 40% 안팎 비싼 셈이다.
미국 뉴저지에 사는 한 교민은 "1~2년 전에는 팰리세이드를 사려면 현대USA가 공식적으로 내건 권장소비자가격(MSRP) 대비 7000달러가량 웃돈을 붙여 6만달러를 줘야 했다"며 "지금은 공급난이 다소 풀렸지만 현대자동차의 미국 판매 가격이 한국보다 싸다는 것은 옛말"이라고 말했다.
현대자동차그룹의 해외 자동차 가격 상승세가 국내보다 급격히 높아지고 있다. 상승폭이 커지면서 절대적인 가격 차이까지 더 벌어졌다.
고환율 영향으로 원화로 환산한 판매 가격 상승세가 두드러진 영향이 있지만 현대차그룹이 해외에서 고급화 전략을 강화하며 브랜드 위상이 예전과 크게 달라진 효과가 수치로 증명되고 있다는 분석이다.
16일 현대차와 기아의 최근 5년간 사업보고서 분석 결과 해외 판매 가격 상승률은 줄곧 국내 판매가 상승률을 웃돌았다.
현대차 승용차의 경우 올해 상반기 국내 판매 가격이 전년 동기 대비 3.16% 올랐지만 해외에선 2배가 넘는 7.97% 상승했다. 기아 승용차는 올해 상반기 국내 판매 가격이 전년 동기 대비 0.49% 올랐는데 해외에선 5.61%나 올랐다. 이 같은 추세는 지난 5년간 지속됐다.
해외 판매 가격이 가파르게 오르면서 국내 판매 가격과 차이도 커지고 있다. 올해 상반기 기준 현대차의 레저용차량(RV) 해외 판매 평균가는 국내보다 40% 높았다.
현대차·기아 품질에 대한 신뢰도, 브랜드 충성도가 크게 올라가면서 가격 상승세를 부추겼다는 분석이다. 여기에 환율 효과가 국내외 가격 차이를 극대화했다.
현대차그룹은 세계시장에서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전기차, 고급 브랜드 제네시스 위주로 판매 확대를 꾀하고 있다. 과거 인센티브 등으로 저가 공세를 퍼부었던 행보에서 완전히 탈피했다.
제네시스는 지난달 기준 해외 판매 비중이 40%(수량 기준)를 돌파했다. 제네시스는 한국시장을 제외하고 미국에서 가장 많이 판매됐다. 미국 현지에서는 제네시스 GV80 등을 인도받으려면 수개월씩 대기하는 현상이 계속되고 있다. 경쟁사인 도요타와 폭스바겐과 달리 대중차보다는 수익성이 높은 자동차 위주로 주력 판매 차종을 개선한 전략이 통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박소라 기자 / 문광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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