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롤스로이스 사건' 마약류 처방 의사 고소·고발…"경찰 원망 안해"(종합)

"경찰 가해자 석방 사실 알리지 않아…수사 통해 짐 털었으면"
피해자 뇌사 상태, 갑작스럽게 호흡 멎을 수도…연명 치료 고민

향정신성의약품을 투약한 채 롤스로이스 차량을 몰다 행인을 치어 중상을 입힌 20대 남성 A씨가 11일 오전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방법원에서 열린 구속 전 피의자심문(영장실질심사)을 마친 후 법정을 나서고 있다. A씨는 앞서 지난 2일 오후 8시10분쯤 롤스로이스를 몰다 인도로 돌진해 20대 여성을 다치게 한 혐의를 받고 있으며 마약 간이 검사 결과 케타민 양성 반응이 나오자 치료 목적이라고 해명했다. 2023.8.11/뉴스1 ⓒ News1 신웅수 기자

(서울=뉴스1) 이기범 서상혁 유민주 기자 = 서울 압구정역 인근에서 인도로 돌진한 롤스로이스 차량의 사고 피해자 A씨가 가해자인 신모씨(28)에게 마약류 약물을 처방한 의사 4명을 고소·고발했다. 피해자 측은 마약류 투약이 이번 사고와 직접적인 연관성이 있다고 판단했다.

서울 강남경찰서는 16일 A씨 측 법률대리인이 압구정역 인근 모 성형외과 의사 B씨를 교통사고 관련 업무상과실치상죄, 도로교통법상 약물 운전 방조, 마약류관리에관한법률, 의료법 등 위반 혐의로 고소했다고 밝혔다.

신씨에게 마약류 약물을 처방해 왔다고 알려진 의사 3명도 마약류관리법 위반과 의료법 위반으로 고발당했다.

이날 오후 피해자 측 권나원 법무법인 해광 변호사는 취재진과 만나 "사고 당일 신씨에게 2종의 마약류를 투약해 준 압구정역 인근 성형외과 의사에 대해 교통사고와 직접적인 연관성이 있다고 판단했다"며 "치료 목적이 없음에도 신씨에게 마약류를 투약, 진료기록부에 치료 목적 및 마약, 음료 처방이나 투약과 관련해 허위 기재를 한 혐의 등으로 고소를 했다"고 설명했다.

또 나머지 의사 3명은 사고와 직접적인 연관성이 확인되지 않았다고 보고 마약류관리법·의료법 위반 등으로만 고발했다고 부연했다.

신씨는 지난 2일 오후 8시10분쯤 서울 강남구 압구정역 인근에서 롤스로이스를 몰다 인도로 돌진해 20대 여성을 다치게 한 혐의를 받는다.

신씨는 당시 마약 간이검사 결과 케타민 양성 반응이 나오자 치료 목적이라고 해명했다. 피해자는 아직 의식이 없는 것으로 전해졌다.

경찰이 국립과학수사연구원에 의뢰한 결과 신씨의 체내에서 케타민을 포함해 7종의 향정신성의약품 성분이 검출됐다.

현재 피해자 A씨는 뇌사 상태다. 권 변호사에 따르면 A씨는 사고 직후 약 14시간 동안 두 차례 수술을 받고 안정된 상태였지만 지난 5일 갑작스럽게 상태가 악화돼 뇌사 상태로 판명됐다. 여기에 중상을 입은 상태라 갑작스럽게 호흡이 멎을 수도 있는 상황이다. 피해자 측은 연명 치료 여부를 고민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또 피해자 측은 신씨의 체포 후 17시간 만의 석방 사실을 경찰로부터 통지받지 못했다고도 밝혔다. 권 변호사에 따르면 피해자 가족들은 사고 다음 날 경찰에 신씨의 구속영장 청구 여부를 확인하는 과정에서 해당 사실을 전달받았다.

이에 대해 피해자 측은 납득하기 어려운 부분이 있다면서도 뒤늦게라도 신씨를 구속한 건 다행이라고 밝혔다.

권 변호사는 "피해자 가족들도 아쉬운 마음을 뒤로 하고 경찰에게 고생하셨다는 말을 전했다"며 "경찰에 대한 비난이나 원망의 감정은 없고, 앞으로 수사를 통해 (경찰이) 마음의 짐을 털어냈으면 한다"고 강조했다.

또 "그동안 이 사건에 대하여 함께 분노하고 또 안타까워해 주신 많은 국민들께는 가족들을 대신해 진심으로 감사의 말씀을 드리며, 앞으로 가해자 처벌 등 형사 절차에 대한 지속적인 관심과 피해자 측에 대해 조용한 마음속 위로를 부탁드리겠다"고 밝혔다.

Ktiger@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