檢소환 앞두고…李 '4국조·1특검' 총공세
채상병 사망 사건 특검 추진
박광온 "5대 무책임 밝힐것"
野 일각 "현실적으로 무리"
與 "이재명 종합방탄세트"
검찰 소환을 하루 앞둔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와 민주당이 '1특별검사·4국정조사' 추진을 선언했다. 앞서 국조 추진을 선언한 서울~양평고속도로 의혹, 잼버리 대회 파행 등에 이어 해병대 채수근 상병 사망 사건에 대해서도 특검을 하겠다는 것이다. 짧게는 당장 코앞에 닥친 이 대표 사법 리스크에 대한 '맞불'로, 길게는 내년 총선을 겨냥한 본격적인 여론전으로 해석된다.
이 대표는 16일 당 최고위원회의에서 "이 정권은 사람을, 또 사람 목숨을 귀히 여기지 않는 것 같다. 정부 여당이 더 이상 국민을 무시하고 퇴행하지 않도록 하겠다"며 "1특검·4국조를 조속히 추진하겠다"고 강조했다. 민주당은 앞서 △서울~양평고속도로 △KBS 방송 장악 △잼버리 파행 △오송지하차도 침수 사고 등에 대한 국조 추진을 예고했는데, 채 상병 사망 사건 수사와 관련한 대통령실 개입 의혹도 특검을 하겠다는 얘기다.
이 대표는 "채 상병 (사망) 사건이 발생한 지 한 달이 돼 가는데 안타까운 죽음에 대해 정부 누구도 책임지지 않는다"며 "심지어 정부는 진실을 밝히려 한 군인의 입을 막으려고 항명이라는 누명까지 씌우고 있다. 국민의 억울한 죽음을 은폐하려는 이 시도야말로 국민 항명죄"라고 주장했다.
이날 이 대표의 특검 추진 선언으로 1특검·4국조 추진은 민주당에서 당론화됐다. 박광온 원내대표도 "고속도로 게이트와 채 상병 (사망 사건) 수사 외압 의혹은 정권의 정당성과 연결되는 중대한 문제인 만큼 정부의 5대 무책임에 대해 1특검·4국조로 강하게 책임을 묻고 확실히 바로잡겠다"고 선언했다. 이어 "관련 상임위원회에 철저한 현안 질의를 진행하는 한편 국민이 요구하는 4대 국조를 반드시 실현하고, 국회가 할 수 있는 모든 수단을 동원해 정부의 5대 무책임에 강력한 책임을 묻겠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박 원내대표는 상임위에서도 철저한 현안 질의를 진행하겠다고 했지만 당장 이날 예정된 국방위원회는 여야 간 의견이 충돌하며 파행됐다. 민주당 요구로 전체회의가 열렸지만 여당인 국민의힘 의원들이 불참했고, 이종섭 국방부 장관 등 군 관계자들도 출석하지 않아 40여 분간 야당 의원 질의만 이어지다 끝난 것이다. 앞으로 특검 추진을 두고 여야의 정쟁 충돌이 더욱 커질 것을 예고한 셈이다.
국민의힘은 민주당의 1특검·4국조 요구에 대해 "방탄을 위한 정기국회의 정쟁화"라며 맞섰다. 장동혁 원내대변인은 논평을 통해 "이 대표의 검찰 출석이 다가오고 체포동의안이 다시 국회로 넘어올지 모른다는 위기감이 커지자 민주당은 21대 마지막 정기국회를 앞두고 여지없이 종합방탄세트를 내밀었다"고 강조했다.
윤재옥 원내대표도 이날 오후 의원총회 직후 기자들과 만나 "(채 상병 사망 사건) 특검은 특검 사유가 되지 않는다는 생각"이라면서 "수사 범위와 관련된 이견이 외부로 노출된 건데, 수사는 경찰이 하는데 수사 범위가 정해질 거고 규정이나 법을 위반한 부분이 있으면 내부적으로 조치하면 될 사안"이라고 일축했다.
민주당의 1특검·4국조 방침은 당내 일각에서도 회의론이 일고 있다. 당장 한 달 남짓 지나면 본격적인 국정감사 시즌이 도래하는데 지금 국조나 특검 사안을 무더기로 띄워 한 번에 5개에 달하는 중요 사안 조사가 가능하냐는 것이다. 특히 특검은 국회 법제사법위원회를 거쳐야 하는데, 법사위원장이 국민의힘 소속 김도읍 의원이다.
[이지용 기자 / 전경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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