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 라운지] 상조가입 급전대출 주의 '사은품깡' 빠져 빚더미
최근 인터넷과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서 '불법 상조 내구제 대출' 광고가 기승을 부리고 있다. 일반적인 상조 상품은 당연히 합법이지만, 상조 가입 시 받을 수 있는 고가 가전제품을 반납하고 현금 100만원 내외를 융통하는 '카드깡' 같은 불법이 판치고 있어 주의가 요망된다.
통상 상조 상품은 매달 8만~15만원씩 10년 이상을 납입하는 구조다. 10여 년간 꼬박꼬박 납입해 200회를 채우면 약 1800만~3000만원을 납입한 셈이 되고 만기에 전액 환급된다고 업체들은 홍보한다. 여기에 1회만 납입해도 냉장고와 세탁기, 건조기, 노트북 등을 바로 받을 수 있어 '사은품도 받고 장기 적금 든다고 쉽게 생각하고 가입한다'는 사람들도 있다.
불법 내구제(스스로 구제한다는 의미) 대출이 파고드는 지점이 이 부분이다. 불법 금융업체들은 이 가전제품을 받고 현금 100만원 내외를 융통해준다. 상조를 해지하려면 최소 48개월을 납부해야 하는데, 단순히 생각해도 100만원을 빌리고 400만원 이상을 갚아야 한다는 계산이 나온다.
여기에 고가 가전 할부금이 더해지면 700만원을 훌쩍 넘는다. 내구제 대출을 받는 한계채무자들이 200개월이라는 계약기간을 채울 수 없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이는 고스란히 빚으로 남는다.
인터넷 광고를 보고 가입 직전까지 갔다가 취소했다는 40대 윤 모씨는 "당장 다음달 생활비도 없는데 200개월을 꼬박 넣을 자신이 없더라. 인터넷 카페에 검색해보니 '상조 내구제는 절대 하지 말라'는 말이 많아서 얼른 접었다"고 말했다.
가입자들은 가전을 '사은품'으로 생각하지만, 실제는 '렌탈' 구조라는 것도 문제다. 상조 납입금을 연체하면 렌탈사에서 '횡령'으로 고소하는 경우도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이렇게 되면 횡령 혐의로 벌금은 물론 남은 가전 할부금까지 내야 한다. 급전이 필요한 사람을 더 깊은 나락으로 빠뜨리는 구조다.
윤씨는 "상조 내구제는 사채보다 무섭다는 글을 읽고 정신이 번쩍 들었다. 광고만 보면 그럴듯한데, 고민하는 사람이 있다면 절대 안 된다고 말리고 싶다"고 전했다.
[신찬옥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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