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석연료 개발이 권리 침해했다” 美 몬태나주 법원, 청소년 손 들어줘

홍아름 기자 2023. 8. 16. 17: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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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몬태나주에 사는 청소년 16명이 '기후변화를 고려하지 않고 화석연료 개발을 승인해 깨끗한 환경에서 살 권리를 침해했다'며 주 정부를 상대로 낸 소송에서 14일(현지 시각) 승소했다.

만 5~22세 청소년 16명은 주 정부의 법안이 주 헌법에 위배되는 조치라며 소송을 냈다.

이번 판결은 무엇보다 미국 최초로 청소년이 주도한 기후 소송이라는 데 의미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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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석연료 개발 편든 몬태나 주정부, 청소년 14명이 제기한 소송서 패배
14일 미국 몬태나주에 사는 어린이, 청소년, 청년 16명이 ‘기후변화를 고려하지 않고 화석연료 개발을 승인해 깨끗한 환경에서 살 권리를 침해했다’며 주 정부를 상대로 낸 소송에서 승소했다. 사진은 지난 6월 재판이 열리는 법원에 도착한 원고들의 모습./AFP연합뉴스

미국 몬태나주에 사는 청소년 16명이 ‘기후변화를 고려하지 않고 화석연료 개발을 승인해 깨끗한 환경에서 살 권리를 침해했다’며 주 정부를 상대로 낸 소송에서 14일(현지 시각) 승소했다.

몬태나주는 미국에서 석탄 매장량이 가장 많은 대표적인 석탄 생산지다. 최근 이 지역에서도 기후변화로 인해 산불과 홍수가 늘었다. 극한 기상이 발생한 것이다. 그럼에도 주 의회는 주 정부가 화석연료 관련 사업을 승인할 때 온실가스 배출량을 조사하지 않도록 하는 법안을 만들었다.

만 5~22세 청소년 16명은 주 정부의 법안이 주 헌법에 위배되는 조치라며 소송을 냈다. 몬태나주 헌법에는 주 정부가 주민의 삶을 유지하고 깨끗하고 건강한 환경을 만들기 위한 의무가 있다고 명시돼 있다는 주장이다. 주 법원은 주 정부가 에너지 프로젝트의 기후 영향을 고려하는 것을 방해해 주민들의 권리를 침해했다고 판결했다. 몬태나주가 내놓은 관련 법안 역시 위헌으로 결정됐다.

판결 직후 소송을 주도한 비영리단체 ‘우리 아이들의 신뢰(Our Children’s Trust)’의 줄리아 올슨 전무 이사는 “이번 판결은 몬태나주와 청소년, 민주주의와 기후를 위한 엄청난 승리”라며 “앞으로 이런 비슷한 판결이 또 나올 것”이라고 밝혔다.

이번 판결은 무엇보다 미국 최초로 청소년이 주도한 기후 소송이라는 데 의미가 있다. 미국 워싱턴포스트, 뉴욕타임스 등 외신은 ‘역사적 판결’이라고 소개하며 “환경 운동에 활력을 불어넣고 기후 변화에 대한 행동을 진전시키기 위한 소송이 줄지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몬태나주 정부는 “몬태나주가 지구 온실가스 매출에 기여하는 바가 적다. 판결이 터무니없다”고 비난하며 주 대법원에 항소할 계획을 밝혔다.

◇전 세계 기후 소송 증가...승소 사례도 늘어

이번 판결은 최근 기후 관련 소송이 늘고 있는 상황에서 나와 더 큰 주목을 받았다. 유엔 환경계획(UNEP)과 미국 컬럼비아대 연구진은 지난 7월 폭염이나 폭우 등 기상이변이 증가하면서 전 세계 기후 변화 관련 소송도 최근 5년 사이 2배 이상 증가했다고 밝혔다. 이 중 4분의 3인 약 1500건이 미국에서 제기됐다. 브라질이나 인도네시아, 유럽 등지에서도 관련 소송이 늘고 있다.

지난 3월 평균 연령 73세인 스위스 여성 2000여명은 정부의 기후변화 대응이 부족해 생명권과 건강권을 침해하고 있다며 유럽 법원에 소송을 제기했다. 기후 변화가 인권에 미치는 영향에 대해 판결을 요청하는 첫 사례였다. 뒤이어 각국의 기후 위기 대응 의무와 관련된 소송을 국제사법재판소가 판결하기로 결정됐다.

기후 관련 소송이 늘면서 승소 사례도 늘어나는 추세다. 영국 임페리얼 칼리지 런던의 그랜섬기후변화환경연구소가 올해 발표한 보고서에 따르면 기후 관련 소송 중 절반 이상이 기후 관련 활동가들에 유리한 판결을 받았다고 밝혔다.

전문가들은 이번 몬태나주 판결이 미국 내 다른 주의 판사들이 유사한 사건을 처리하는 방식에 영향을 미치고, 그들이 기후 변화를 다루는 입장을 바꿀 계기가 될 것으로 내다봤다. 필 그레고리 변호사는 워싱턴 포스트지에 “이번 판결로 청소년들이 자신의 미래를 확보하기 위해 법원에 갈 수 있는 권한을 부여할 수도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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