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0년 전 독도 조사한 김연덕 옹 "다케시마 말뚝 뽑은 기억 생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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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으로부터 70년 전인 1953년 10월 당시 대학생이었던 김연덕(92) 옹은 멀미와 씨름 중이었다.
1953년 이뤄진 제3차 울릉도·독도 학술조사에 참여했던 김연덕 옹은 16일 연합뉴스와 한 인터뷰에서 "아무런 정보도 없이 갔는데 독도는 그 자체로 멋있었다"고 회상했다.
동북아역사재단이 서울 영등포 독도체험관에서 선보인 기획전 '1947, 울릉도·독도 학술조사를 가다' 개막식에서 만난 그는 마치 어제 일처럼 조사단 활동을 생생하게 떠올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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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연합뉴스) 김예나 기자 = "주위가 소란해 자라 모양 대가리만 슬리핑 백 속에서 내밀어 살펴보니 멀리 조그만 섬이 보인다." (김연덕 옹이 울릉도에서 독도로 가는 배 위에서 쓴 글)
지금으로부터 70년 전인 1953년 10월 당시 대학생이었던 김연덕(92) 옹은 멀미와 씨름 중이었다.
당시 서울대 공대에 재학 중이던 그는 한국산악회 회원들과 함께 푸른 바다 위에 있었다.
부산에서 출발했을 때부터 멀미에 시달리며 '이대로 한 3일 지나면 오징어가 되겠다'고 푸념하던 그는 마침내 섬 하나와 마주하게 된다.
백발이 성성한 나이가 되어서도 그가 '멋진 섬'이라고 표현한 독도와의 만남이었다.
1953년 이뤄진 제3차 울릉도·독도 학술조사에 참여했던 김연덕 옹은 16일 연합뉴스와 한 인터뷰에서 "아무런 정보도 없이 갔는데 독도는 그 자체로 멋있었다"고 회상했다.
동북아역사재단이 서울 영등포 독도체험관에서 선보인 기획전 '1947, 울릉도·독도 학술조사를 가다' 개막식에서 만난 그는 마치 어제 일처럼 조사단 활동을 생생하게 떠올렸다.
김 옹은 "당시 서도에 갔을 때 '일본국 시마네(島根)현 다케시마(竹島·일본이 주장하는 독도의 명칭)라고 적힌 나무 말뚝이 있었다"고 설명했다.
그는 "함께 갔던 경찰이 '조사단이 (말뚝에) 손 대면 안 된다'고 해서 경찰이 말뚝을 뽑았고, 이후에 화강암으로 만든 '독도' 표석을 세운 게 기억에 남는다"고 말했다.
김 옹은 "제3차 조사에서는 독도 곳곳을 측량했는데 토목 관계자들이 측량할 때 쓰는 막대기를 들고 이곳저곳 다녔다"며 과거 일이 떠오르는 듯 옅은 미소를 보였다.
울릉도·독도 학술조사를 다룬 전시에서는 김 옹이 남긴 다양한 기록도 볼 수 있다.
그가 독도를 다녀온 뒤 모교인 경기고(당시 경기중학교) 산악회 모임에 기고한 '독도행각' 글에는 울릉도·독도에 이르는 멀고도 험한 과정이 여실히 드러난다.
특히 '항해하기를 수 시간, 나의 몸 내부에는 난투가 벌어졌다', '아침, 점심 먹은 것은 어족에게 선물했다' 등의 뱃멀미를 묘사한 글은 웃음을 자아낸다.
김 옹은 "아무래도 막내다 보니깐 짐 옮기는 일을 많이 하다가 뻗었다"며 웃었다.
오랜 시간이 지난 지금, 당시 조사를 돌아보면 아쉬움도 있다고 했다.
그는 "시간이 많지 않다 보니 서도에 올랐다가 중간에 내려왔다. 충분히 더 둘러봤으면 좋았을 텐데 자세히 못 봐서 아쉽다"고 털어놨다.
그러면서 "조사단 활동 이후에 독도를 다시 가지 못했다"며 "나이가 있다 보니 이제는 가고 싶어도 못 가게 됐다"며 아쉬워했다.
김 옹은 "지금 독도나 울릉도에 가는 사람들은 미리 정보를 구하고 '정신 무장'한 상태로 갔으면 좋겠다"며 알고 가면 더 많은 부분이 보일 것이라고 조언했다.
그에게 독도는 어떤 공간일까.
"나는 독도가 당연히 우리 땅이라고 생각합니다. 왈가왈부할 필요가 없지요. 독도를 둘러싼 여러 이야기가 있다고는 하지만 대꾸할 필요가 있을까요."
yes@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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