머릿속 생각 읽는다...'뇌파'로 핑크플로이드 노래 구현

박건희 기자 2023. 8. 16. 17: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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뇌파를 해독해 머릿속으로만 생각한 단어를 구현하는 데 성공한 미국 연구진이 이번에는 뇌파 신호로 음악을 재구성하는 데 성공했다.

실험 참가자들이 음악을 듣는 동안 뇌파를 기록해 해독한 결과, 해당 곡을 재현할 수 있었다.

이번엔 환자의 뇌파를 읽어 음악의 가사와 음정을 재구성했다.

음악이 재생되는 동안 참가자들의 뇌 부위 표면에 전극을 삽입해 뇌파를 기록했고, 기록된 뇌파는 인공지능(AI)으로 해독한 다음 소리와 단어로 재구성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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캘리포니아주립대 버클리 신경학과 연구팀
미국 연구진이 뇌파를 읽어 음악을 재구현하는 데 성공했다. 게티이미지뱅크 제공

뇌파를 해독해 머릿속으로만 생각한 단어를 구현하는 데 성공한 미국 연구진이 이번에는 뇌파 신호로 음악을 재구성하는 데 성공했다.

로버트 나이트 미국 캘리포니아주립대 버클리 신경학과 교수 연구팀은 29명의 실험 대상자에게 영국 록그룹 핑크플로이드의 곡을 들려줬다. 실험 참가자들이 음악을 듣는 동안 뇌파를 기록해 해독한 결과, 해당 곡을 재현할 수 있었다. 이 연구는 15일(현지시간) 국제 학술지 '플로스 생물학'에 발표됐다. 

연구팀은 2012년 루게릭병·뇌전증·뇌졸중 등 신경세포와 관련된 질병을 앓는 환자들의 뇌파를 읽어 그들이 생각한 단어를 맞추는 데 성공한 적이 있다. 혀, 턱, 입술 등 미세한 근육의 움직임을 관장하는 대뇌피질 전두엽의 운동피질 뇌파를 분석한 결과다. 이번엔 환자의 뇌파를 읽어 음악의 가사와 음정을 재구성했다.

연구팀은 뇌전증 수술을 받은 경력이 있는 실험 참가자 29명을 대상으로 핑크플로이드의 1979년 발매곡 '어나더 브릭 인 더 월(Another Brick in the Wall)'을 3분 가량 들려줬다. 음악이 재생되는 동안 참가자들의 뇌 부위 표면에 전극을 삽입해 뇌파를 기록했고, 기록된 뇌파는 인공지능(AI)으로 해독한 다음 소리와 단어로 재구성했다.

그 결과, '어나더 브릭 인 더 월'의 일부 가사가 원음의 박자와 음정으로 인식 가능할 정도로 재구성됐다. 다소 뭉개져 들리긴 했지만 '이건 벽 속에 있는 또 다른 벽돌일 뿐이야(All in all, it’s just another brick in the wall)'라는 가사가 구현됐다.

나이트 교수는 "마치 물속에서 얘기하는 것처럼 들리긴 하나 이번 결과물은 우리의 첫 시도일 뿐"이라며 "전극을 고밀도로 구성한다면 재구성된 음질을 높일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전극 간 간격이 3mm로 짧았던 참가자의 뇌파 해독이 전극 간 간격이 5mm였던 환자보다 더 정확하게 이뤄졌기 때문이다.   

가디언 등 주요 외신은 뇌의 신호를 읽어 단어나 문장으로 재구성하는 뇌파 검사(EEG) 기술이 의사소통에 어려움을 겪는 신경질환 환자들에게 도움이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박건희 기자 wisse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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