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상반기 고용시장 선방했지만… 취업포기 20대 급증 '불안불안'

한국노동硏 보고서
20대, 초단기일자리만 몰려
청년층 노동공급 공백 우려
상반기에 확 늘어난 취업자도
60대 이상 고령층이 대부분

인구 감소와 맞물려 구직 활동을 포기하는 20대가 늘어나면서 노동시장 둔화를 부추기는 뇌관이 될 수 있다는 경고가 나왔다.

올해 고용시장이 대외 불확실성과 통화긴축 정책으로 위축된 가운데 30대 여성과 60대 이상 고령층 취업자가 증가하며 연착륙에 성공했지만 20대의 노동시장 이탈이 잠재적인 불안 요소로 지목된 것이다.

16일 한국노동연구원은 이 같은 내용의 '2023년 상반기 노동시장 평가와 하반기 전망' 보고서를 발표했다. 보고서는 "올해 1분기 취업자 수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39만7000명, 2분기에는 34만6000명 증가하면서 상반기에 총 37만2000명 늘었다"고 밝혔다. 이어 "하반기 취업자 수가 상반기보다 많지 않은 상고하저 기조를 유지할 것"이라며 "하반기 취업자 수는 약 25만3000명 늘어나 2023년 연간 기준 약 31만2000명 증가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증가율로는 상반기 1.3%, 하반기 0.9%(잠정), 연간 1.1%(잠정)에 해당한다.

보고서에 따르면 상반기에 취업자가 늘어난 데에는 여성과 60대 이상 고령층 취업자가 증가한 영향이 컸다. 작년 하반기까지는 남성과 여성 취업자가 비슷한 규모로 증가했으나, 올 상반기 들어 여성이 많이 분포한 산업·직업에서 취업자가 증가하는 동안 제조업·건설업 등 남성이 많이 분포한 분야는 경기 침체의 직격탄을 맞았다는 분석이다.

실제 30대 여성의 비경제활동인구 비중은 2021년 4분기부터 연속으로 줄며 최근 4개 분기 동안 4%포인트대 감소세를 보이는 등 여성 인력의 고용시장 진입이 거셌다. 하지만 전체 성별·연령대에서 잠재경제활동인구 감소가 실제 취업으로 이어지지 않아 노동시장이 점차 둔화 국면으로 접어들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됐다. 상반기에 잠재구직자가 40만5000명 줄었는데, 여기에 감소한 실업자를 더하면 이 기간 취업 욕구가 있는 미취업자는 총 48만2000명 줄어들었다. 반면 취업자는 37만2000명 증가하는 데 그쳐 그만큼 비경제활동인구가 취업을 포기한 것으로 분석된다. 특히 20대에서 구직 의지가 없는 비경제활동인구로 이동하는 현상이 두드러졌다.

인구 감소와는 별개로 앞으로 20대에서 노동 공급이 줄어들 가능성이 있다는 것이다. 한국노동연구원 관계자는 "20대 청년층에서 추가 일자리를 원하는 초단기근로자(주당 15시간 미만 근로) 비중이 높다"며 "통계상으로는 청년층 확장실업률이 감소하고 있음에도 긍정적인 상황이라고 보기에는 무리가 있다"고 지적했다.

[이진한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