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후 100일 된 딸 고의로 이불 덮어 살해 후 해안가에 유기

이상호 기자 2023. 8. 16. 17: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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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모가 지목한 친부 “내 딸임을 인정할 수 없다”
제주경찰청

태어난 지 100일 된 딸의 얼굴에 고의로 이불을 덮어 숨지게 하고 유기한 20대 친모가 구속됐다. 범행 약 2년 8개월 만이다.

제주경찰청은 살인 및 시체유기 혐의로 A씨(26)를 지난 15일 구속했다고 16일 밝혔다. A씨는 2020년 12월 23일 0시쯤 생후 3개월 된 딸 B양 얼굴에 이불을 덮어 숨지게 한 혐의를 받는다.

A씨는 같은 날 오전 7시쯤 숨진 딸을 포대기로 싸고 쇼핑백에 넣어 주거지 인근 해안가 테트라포드(방파제 구조물)에 유기한 혐의도 받고있다.

A씨는 경찰 조사에서 “출산 후 경제력 등으로 어려움을 겪다가 고의로 딸 얼굴에 이불을 덮고 친척 집에 갔다가 돌아와 보니 죽어있었다”며 “딸이 죽은 것을 확인하고 쇼핑백에 넣어 인근 포구에 유기했다”고 진술했다.

애초 A씨는 “대구에 있는 친부가 딸을 보호하고 있다”며 혐의를 부인했다.

A씨의 범행은 지난 5월 서귀포시가 영유아 필수 예방접종 현황을 모니터링하는 과정에서 덜미가 잡혔다. 출생신고가 된 B양이 장기간 검진을 받지 않은 사실을 확인했던 것이다.

시는 한 달이 넘도록 조사를 했으나 A씨 진술이 바뀌고 B양 소재가 파악되지 않자 지난달 경찰에 수사를 의뢰했다. B양 시신은 아직 발견되지 않았으며 A씨가 딸을 유기했다고 진술한 장소는 현재 매립된 상태다.

A씨가 B양 친부로 지목한 남성 C씨는 대구에서 결혼해 사는 것으로 전해졌다. C씨는 경찰조사에서 “그 시기 (A씨와) 사귄 것은 맞지만 임신한 사실을 알지 못했다. A씨 진술만으로 B양이 내 딸임을 인정할 수 없다”고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 관계자는 “A씨가 범행할 때 조력자가 있었는지 등을 수사하는 한편 관련 증거를 수집하고 있다”며 “조만간 사건을 검찰에 송치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이상호 선임기자 shlee@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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