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당국 수장들 "50년 만기 주담대 등 실태 점검…연령제한 검토"(종합)
"고정금리 늘려 은행도 변동금리 부담하게…현 체계 유지는 직무유기"
(서울=뉴스1) 신병남 김형준 기자 = 금융위원장과 금융감독원장이 최근 가계대출 증가 요인으로 지목되는 50년 만기 주택담보대출, 인터넷전문은행 대출심사 체계 등 은행권 가계대출 취급 상황을 점검하고, 연령 제한 방안 도입 등을 검토하겠다고 밝혔다.
김주현 금융위원장은 16일 '수출금융 종합지원 방안' 간담회 이후 기자들과 만나 "4월부터 주담대가 증가하고 있는데 어떤 연령대에서 어떤 목적으로 쓰고 있는지 종합적으로 본 뒤 어느 정도까지 용인할지 판단할 수 있다"며 점검에 나설 것이라고 말했다.
김 위원장의 발언은 이달 들어 열흘 만에 주담대가 1조원 이상 늘어나는 등 가계 대출 증가세가 이어지는 가운데, 50년 만기 주담대가 DSR 규제 우회 수단으로 활용되고 있다는 지적이 제기된 데 따른 것이다.
이에 따라 정부는 지난 10일 가계부채 현황 점검 회의를 열고 △50년 만기 주담대 △인터넷전문은행 취급 주담대 △특례보금자리론 등을 최근 가계대출 증가 요인으로 지목하고, 선제적 조치에 나서겠다고 밝힌 바 있다.
우선 금융당국은 50년 만기 주담대에 대해 만 34세 미만 연령 제한 도입 등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50년 만기 주담대는 대출 한도가 늘어나는 특징이 있는데, 만 60세 차주도 대출이 가능해 금융당국은 DSR 규제를 우회하는 용도로 활용될 수 있다고 판단하고 있다.
김 위원장은 "아직 (규제 방향은) 결정된 것이 없다"면서도 나이나 소득 제한 도입 필요성에 대해서는 "공감을 하고 보고 있다"고 말했다.
또한 금융당국은 가계대출 규제의 근간인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 산정에 있어 은행들이 차주에 유리한 요건을 적용하고 있을 수 있다고도 보고 있다. 특히 인터넷은행들의 대출 심사에서 차주의 소득심사를 제대로 하고 있는 지 의심하는 상태다.
이복현 금감원장은 이날 "8월 중 가계대출 관리 내지 실태와 관련해 등을 통해서 현장점검을 내보낼 계획"이라며 "DSR 규제를 중심의 관리가 중요해졌기 때문에 은행들이라든가 주담대 판정 과정에서 기준들이 적정한지를 실태 점검을 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 원장은 50년 만기 주담대에 대해서도 "금리 변동 상황에서 특정한 어떤 스트레스 테스트 내지는 시뮬레이션을 돌렸을 때 소득에서 과도하게 그 범위가 넘어가는 지점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이러한 점을 고려 안 하고 DSR 모델을 만들었을 수 있을 것"이라며 "실질적인 소득의 성장을 넘어서는 대출이 일어났다는 건 어느 곳에서 빠진 부분이 있지 않을까하는 합리적인 의심을 해볼 수 있는 부분"이라고 설명했다.
아울러 이 원장은 50년 만기 주담대가 대출 한도가 늘어나는 상품임에도 당국이 뒤늦게 대책에 나섰다는 지적에 대해서는 "금융사들이 다양한 방식으로 허용된 규제의 틀 안에서 본인들이 경쟁하거나 시장을 개척하는 것에 대해 사전적으로 (기준을) 만든 것도 바람직하지 않다는 시각이 있었다"고 해명했다.
한편 금융당국은 가계대출 증가의 한 축으로 거론된 특례보금자리론에 대해서는 1주택자가 대상인 상품 특성과 고정금리 확대 등 긍정적인 측면도 고려해달라고 말했다. 다만 금리 인상 등을 통해 대출 수요 조절이 있을 것이라고 예고했다.
시장금리가 고점이라는 지적에도 금융당국은 고정금리 확대를 지속 유도해 은행들도 금리변동에 대한 리스크를 차주와 함께 부담할 수 있도록 유인한다는 방침이다.
이 원장은 "변동금리와 고정금리의 마진 차이가 너무 크지 않도록 시장을 조성한다거나 은행들이 그런 것들을 조금 더 합리적으로 의사결정해서 참여할 수 있도록 하는게 당국 입장"이라며 "80% 이상의 차주가 변동금리로 가고 그 변동금리가 고스란히 불과 몇 년이 지나기 전에 차주의 부담으로 돌아오는 이런 상황을 그냥 방치한다는 것들은 직무유기라고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fellsick@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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