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병원 폐원' 여부 9월 법원 결정 나올 듯…가처분 심문 종결

병원 폐원·직원 전보 조치에 교수 등 263명 가처분 소송
"부설병원 흑자인데 폐원" vs "경영정상화 노력에도 매각 권고"

20일 서울 중구 서울백병원에서 열리는 폐원안에 대한 이사회에 항의하는 직원들이 손피켓을 들고 있다. 2023.6.20/뉴스1 ⓒ News1 허경 기자

(서울=뉴스1) 황두현 기자 = 서울백병원의 폐원 여부가 9월 중에 최종 결정될 전망이다.

서울백병원 폐원을 결정한 이사회의 판단 효력을 중단해달라며 교수와 직원들이 낸 가처분 심문이 16일 종결됐다. 추가 입증자료를 내달 6일까지 받기로 한 만큼 9월중에 법원의 판단이 나올 것으로 예상된다.

서울중앙지법 민사합의51부(부장판사 전보성)는 이날 오후 장여구 인제대 의대 교수 등 263명이 학교법인 인제학원을 상대로 낸 효력정지 가처분 심문기일을 열었다.

재판부는 이날로 심문을 종결하고 내달 6일까지 양측에 주장 입증 자료 제출을 요구했다. 채권자(교수·교직원) 측이 의견을 내면 채무자(인제학원) 측이 반박 자료를 제시하는 수순이다.

이에 따라 내달 1일 인사조치 이후 가처분 결과가 나올 가능성이 커졌다. 채권자 측은 이에 "재판부 사정과 청구취지 관련 의견 정리가 필요해 1일 이후 정해주셔도 상관없다"고 말했다.

다만 자료 제출 절차가 신속히 진행될 경우 이달 내 법원 판단이 내려질 여지도 배제할 수 없다.

인제학원은 지난 6월20일 이사회를 열고 병원 폐원을 의결했다. 이사회는 누적된 적자로 더 이상 병원을 운영하기 어렵다고 판단, 9월1일자로 교수·직원을 부산지역 백병원으로 전보조치한다고 통보했다.

장 교수 등은 이달 4일 법인의 폐원 의결 과정이 사립학교법과 정관을 위배해 무효이며 폐원에 따른 직원들의 부산 발령 역시 근로기준법을 위반한다는 내용의 가처분을 신청했다.

장 교수 측 소송대리인은 이날 "부설병원 전체로 보면 흑자인데 (폐원) 결정 사유가 있는지부터가 문제"라며 "정관 자체를 위반하고 결의해 절차도 위배했다"고 주장했다.

이어 "백병원에 근무하는 모든 사람의 이해관계와 연관되기에 동의하는 분들과 소송을 제기했다"고 덧붙였다.

반면 인제학원 측은 "교직원 의사를 반영하지 않고 갑작스럽게 폐원 결정한 것처럼 주장하지만 경영악화는 20년에 걸쳐 진행됐다"며 "법인은 상징성을 고려해 7년간 경영정상화 태스크포스(TF)를 운영했지만 회복되지 않았고 급기야 교육부는 매각을 지적(권고)했다"고 반박했다.

아울러 "폐원절차를 진행하며 상당수 입원자를 퇴원 조치했고, 교직원과 학생에까지 피해를 미칠 가능성 있는데도 뼈아픈 결정을 내렸다는 점을 감안해 달라"며 가처분 기각 필요성을 주장했다.

ausure@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