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물 단지 보고 결정”... 후분양 단지들, 올 하반기 대거 분양 예정

김송이 기자 2023. 8. 16. 17: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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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도 푸르지오 클라베뉴 등 서울서 2개 단지
”시공 60% 진행 후 분양... 부실시공 우려↓”
잔금 마련 기간 짧고... ‘분양가 메리트’ 떨어져

올 하반기 ‘후분양 방식’으로 공급되는 아파트 단지들이 대거 분양을 기다리고 있다. 부동산 경기 흐름을 지켜보며 분양을 미루던 곳들이 일제히 분양에 나선 것으로 풀이된다.

지난달 19일 서울 동대문구 이문 3구역 주택재개발 현장에 관계자들이 정비사업 공사를 하고 있다. / 뉴스1

16일 업계에 따르면, 올해 하반기 후분양 단지 공급이 줄줄이 예정돼 있다. 동부건설은 경기 용인에 ‘용인 센트레빌 그리니에’를 이달 중 공급할 예정이다. 이 단지는 지하 2층~지상 최고 19층, 3개 동, 전용면적 84~130㎡ 총 171가구 규모로, 입주가 9월이다.

서울에서도 대우건설이 다음달 동작구에서 ‘상도 푸르지오 클라베뉴’(771가구)를 선보인다. 상도 11구역을 재개발한 이 단지는 내년 3월이 입주 예정일이다. 전체 711가구 모두 일반에 분양된다. 서초구 신반포15차를 재건축해 조성되는 ‘래미안 원펜타스’(641가구)도 오는 10월 후분양을 진행할 전망이다. 이 단지의 입주는 내년 1월이다.

이밖에 ▲경기 광명 베르몬트로 광명(3344가구) ▲경기 화성 동탄레이크파크 자연&e편한세상(1227가구) ▲인천 서구 왕길역 로얄파크씨티 푸르지오(1500가구) 등도 후분양이 예정돼 있다. 상반기만 해도 후분양 단지가 손에 꼽을 정도로 드물었던 것과 대조적인 풍경이다.

후분양 물량이 늘어나는 이유는 크게 두 가지다. 우선, 후분양을 선택하면 수익성이 높아진다. 주택도시보증공사(HUG)의 분양 보증이 필요 없어 고분양가 심사를 피할 수 있다. 분양가 상한제의 적용을 받더라도, 분양 가격 산정에 반영되는 택지비나 공사비 등이 지속적으로 올라 선분양보다 높은 분양가를 책정할 수 있다. 일부 건설사는 정비사업 수주전에서 대놓고 후분양을 제안할 정도였다.

지난해부터 이어져 온 분양경기 침체의 영향도 있다. 한 대형건설사 관계자는 “분양가를 높이려는 목적도 있지만, 지방을 중심으로 미분양이 속출하는 등 시장 상황이 안 좋아 분양을 미루고 있던 단지들이 많았다”면서 “최근 수도권을 중심으로 청약 성적이 잘 나오면서 분양을 미루던 단지들이 준공에 임박해 분양에 나서는 것 같다”고 했다.

부실시공을 우려하는 실수요자들 사이에서도 후분양에 대한 요구가 커지고 있는 분위기다. 후분양은 아파트를 60% 넘게 지은 시점에서 분양을 진행하는 만큼 부실시공에 대한 우려가 적은 편이다. ‘하자 여부’를 확인할 수 있고 준공까지 기간이 어느 정도 남아 있다는 점에서, 건설사가 공사를 재촉할 가능성이 줄어든다.

건설업계의 한 관계자는 “다만 청약할 때 사실상 견본주택만 보고 청약하는게 현실인데다, 공사 현장에 일반인 접근이 불가능하고 공정상 하자를 발견하는 것도 쉽지 않다는 점에서 최근 높아진 부실공사 우려로 각광받고 있다고 하기엔 무리가 있다”고 했다.

후분양은 공사비용이나 금융비용 등 인플레이션이 반영되면서 선분양에 비해 ‘분양가 메리트’가 다소 떨어질 수 있다. 이른바 ‘국민평형’으로 불리는 전용면적 84㎡가 13억원대에 달해 고분양가 논란이 일었던 ‘e편한세상 용인역 플랫폼시티’도 후분양 단지였다. 선분양에 비해 자금 조달 기간이 짧다는 점도 단점으로 꼽힌다.

수익성을 이유로 후분양을 택하다가 경기침체의 역풍을 맞을 가능성도 크다. ‘미분양의 무덤’으로 불리는 대구에서 후분양 방식으로 공급했던 단지들은 높은 분양가 탓에 처참한 청약 성적표를 받아 들었다. 앞서 작년 말 후분양으로 공급됐던 서울 마포구 ‘마포더클래시’도 1순위 청약에서 14.9대1의 준수한 경쟁률을 기록했지만, 절반이 넘는 27가구가 계약에 실패해 무순위 청약에 나서기도 했다.

여경희 부동산R114 수석연구원은 “실물로 단지를 보고 분양 받을 수 있다는 장점이 있지만, 선분양가 보다 분양가가 다소 높게 책정되는 등 후분양은 장단점이 뚜렷하다”면서 “입지가 좋고 시세보다 크게 비싸지 않은 곳이라면 요즘 분위기상 후분양 결과가 좋을 것”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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