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년 새 2배"… 바이오 인재 몸값 껑충

강민호 기자(minhokang@mk.co.kr) 2023. 8. 16. 17: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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향후 5년간 10만명 필요한데
신규 공급인력은 고작 3만명
구인난에 평균 연봉 1억 속출
알테오젠 3년 새 120% 올라
SK바사 35%, 삼바는 23%↑
제조 대기업 크게 웃돌아

"두 달째 공고를 내는데 사람을 못 찾고 있어요." 인력 부족 문제가 갈수록 심해지면서 바이오 인재 모시기는 '하늘의 별 따기'가 됐다. 인재들 몸값이 치솟으면서 대기업을 뺀 상당수 바이오 회사가 인력난에 허덕이고 있다.

바이오 업계의 한 최고경영자(CEO)는 16일 "신약 개발을 위해 투자를 받고 현재 석사 이상 인재를 구하고 있다"며 "3~4년 경력자가 억대 연봉을 요구하고 있어 난감할 지경"이라고 말했다. 그는 "스타트업에서 이 정도 연봉은 감당이 안 된다"며 "사람은 모자란데 배출되는 인재가 턱없이 부족해 한두 해 안에 해결될 것 같지 않다"고 답답해했다.

산업통상자원부의 '2022년도 산업 기술 인력 수급 실태조사' 결과에 따르면 2021년 기준 바이오헬스 산업의 기술 인력 부족률은 3.4%로 1234명이 더 필요한 것으로 나타났다. 4%를 기록한 소프트웨어에 이어 기계, 디스플레이, 반도체 등 12대 주력 산업 가운데 두 번째로 높은 수치였다.

업계에선 앞으로가 더 큰 문제라는 지적이 나온다. 정부의 '바이오헬스 인재 양성 방안'에 따르면 바이오헬스 산업에서 올해부터 2027년까지 5년간 신규 인력 10만8700여 명이 필요한 것으로 전망됐으나, 같은 기간 해당 산업에 공급되는 신규 인력은 3만4000명에 그칠 것으로 예상됐다. 업계 관계자는 "석·박사 중에서도 특정 분야 의약품을 개발할 정도로 전문성이 있고 글로벌 기업 임상팀과 일한 경험이 있는 인력이 필수"라며 "이 정도 인재가 만들어지기 위해서는 시간이 필요한데, 한국 바이오 산업이 단시간에 급성장하다 보니 인력 부족이 해소되지 않고 있다"고 설명했다.

인력 부족 현상은 급여 상승으로 이어지고 있다. 국내 바이오헬스 대표 기업으로 꼽히는 삼성바이오로직스와 셀트리온은 코로나19를 겪으며 평균 급여가 뛰었다. 2019년 7500만원이던 삼성바이오로직스의 평균 급여는 2022년 9200만원으로 23% 상승했다. 같은 기간 셀트리온은 6900만원에서 8100만원으로 17% 올랐다. SK바이오사이언스도 6000만원에서 35% 오른 8100만원 등을 기록했다. 같은 기간 상장사의 평균 급여 상승률이 13%인 것과 비교하면 높은 수치이며 시가총액 상위 종목인 삼성전자(25%), 현대자동차(9%), SK하이닉스(14%)보다도 높거나 비슷한 수준이다.

특히 석·박사급이 다수 포진한 연구진은 급여 상승 폭이 더 컸다. 셀트리온 연구직 급여는 2022년 9327만원으로 2019년 7749만원에서 20%가량 오르며 셀트리온 전체 평균 급여보다 높았다.

대기업뿐만 아니라 일부 중견·중소 바이오 기업도 급여 상승 폭이 컸다. 2019년 평균 급여가 4605만원이던 알테오젠은 2022년 1억168만원으로 120% 올랐으며, 레고켐바이오는 같은 기간 6800만원에서 20% 상승해 8200만원을 기록했다. 코로나19 진단키트로 매출이 급상승한 씨젠은 같은 기간 6302만원에서 34% 오른 8500만원으로 나타났다.

대기업의 바이오 산업 진출이 계속되며 구인난은 심해지는 모양새다. 롯데와 CJ 등이 바이오 업체를 출범시키며 본격적으로 판에 뛰어든 가운데 많은 대기업이 바이오 산업 진출을 저울질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한 바이오테크 관계자는 "업계에 고급 숙련 인력 자체가 적기 때문에 대기업 또는 일부 자금력이 있는 바이오테크 기업 위주로만 고급 숙련 인력이 이동한다"며 "높은 급여를 줄 수 없는 많은 기업은 인력 확보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전했다.

[강민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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