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찰, ‘이재명 조사’ 질문지만 250쪽... MB·최순실 수사한 특수통 투입
‘백현동 개발 비리 특혜’ 사건으로 17일 검찰에 출석하는 이재명 민주당 대표 조사에 최재순 부부장검사가 나서는 것으로 16일 전해졌다. 수사팀은 이 대표 소환을 하루 앞두고 이날 그동안 수사 내용을 바탕으로 준비한 250쪽 분량의 질문지를 최종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본지 취재를 종합하면, 이 대표는 17일 오전 백현동 개발 특혜 사건의 피고인으로 서울중앙지법에 출석한다. 이 대표를 상대로 직접 질문을 하는 수사팀 검사는 그동안 백현동 특혜 사건 수사를 사실상 주도했던 서울중앙지검 반부패수사1부 소속 최재순(45·사법연수원 37기) 부부장검사라고 한다.
최 부부장검사는 대전지검 검사였던 지난 2016년 ‘최순실(개명 후 최서원) 사건’ 수사 국면에서 서울중앙지검에 꾸렸던 특별수사본부와 이후 출범한 박영수 특별검사팀에 파견검사로 참여했다. 또한 이명박 전 대통령의 다스 사건과 옵티머스 사건 수사팀에서도 활약한 특수통 검사로 알려져 있다. 최 부부장검사가 조사실에서 이 대표를 마주보는 자리에 앉아 직접 이 대표에게 질문을 하고, 반부패수사1부 소속 다른 검사들도 조사실에 배석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수사팀은 이 대표 조사를 하루 앞둔 16일 250여쪽 분량의 질문지를 최종 검토하며 내용을 가다듬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올초 검찰은 이 대표를 상대로 대장동과 위례신도시 개발 특혜 사건을 조사하며 각각 200쪽, 100쪽 분량의 질문지를 준비한 바 있다. 이 대표를 상대로 방대한 분량의 질문을 준비한만큼 이번 조사가 하루만에 끝나지 않을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는 전망이 나온다. 법조인들은 “이 대표가 지난 검찰 조사 때처럼 ‘진술서 내용으로 갈음한다’는 답변으로 일관하며 사실상 진술 거부를 할 가능성이 높다”고 했다.
이 대표가 출석하는 서울중앙지검 주변에는 이 대표 지지 단체와 보수 단체 소속 수백명이 각각 집회 신고를 한 상태다. 당국은 두 단체의 충돌 등 돌발 상황을 우려해 서울중앙지검을 중심으로 각각 반대 편에서 집회를 열도록 장소를 분리한 것으로 전해졌다.
백현동 사건은 성남시 분당구 옛 한국식품연구원 부지에 아파트를 지은 사업에 특혜가 제공됐다는 의혹과 관련돼 있다. 이 사업 시행사가 이 대표의 과거 성남시장 선거 선대본부장 출신인 김인섭(구속 기소)씨를 영입한 뒤 성남시가 부지 용도를 4단계 높여주면서 아파트를 건설할 수 있게 됐는데, 당시 성남시의 최종 의사결정권자였던 이 대표의 지시 내지 묵인이 있었다는 것이다.
한편, 이 대표는 검찰 조사를 이틀 앞둔 지난 15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백현동 용도변경은 박근혜 당시 대통령의 지시에 따라 이뤄진 것인데 검찰은 민간업자에게 특혜를 줬다고 조작한다”는 등 주장을 올리기도 했다. 이 대표는 2013∼2014년 박 전 대통령이 3차례, 국토부가 5차례 용도변경을 지시·요구했다며 “도시기본계획에 맞추면서 아파트 용지로 바꾸라는 정부 요구를 들어줄 유일한 방법은 준주거(지역) 지정뿐(이었다)”이라고도 했다. 이 대표는 지난 2021년 국정감사에서 이와 관련해 “국토교통부가 (백현동 용도변경을) 안 해 주면 직무유기로 문제삼겠다고 협박했다”고 말해 선거법상 허위사실 공표 혐의로 작년 9월 기소돼 재판을 받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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