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찰, ‘이재명 조사’ 질문지만 250쪽... MB·최순실 수사한 특수통 투입

허욱 기자 2023. 8. 16. 17: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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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현동 개발 비리 특혜’ 사건으로 17일 검찰에 출석하는 이재명 민주당 대표 조사에 최재순 부부장검사가 나서는 것으로 16일 전해졌다. 수사팀은 이 대표 소환을 하루 앞두고 이날 그동안 수사 내용을 바탕으로 준비한 250쪽 분량의 질문지를 최종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16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의원총회에서 박광온 원내대표의 발언을 듣고 있다. /뉴시스

본지 취재를 종합하면, 이 대표는 17일 오전 백현동 개발 특혜 사건의 피고인으로 서울중앙지법에 출석한다. 이 대표를 상대로 직접 질문을 하는 수사팀 검사는 그동안 백현동 특혜 사건 수사를 사실상 주도했던 서울중앙지검 반부패수사1부 소속 최재순(45·사법연수원 37기) 부부장검사라고 한다.

최 부부장검사는 대전지검 검사였던 지난 2016년 ‘최순실(개명 후 최서원) 사건’ 수사 국면에서 서울중앙지검에 꾸렸던 특별수사본부와 이후 출범한 박영수 특별검사팀에 파견검사로 참여했다. 또한 이명박 전 대통령의 다스 사건과 옵티머스 사건 수사팀에서도 활약한 특수통 검사로 알려져 있다. 최 부부장검사가 조사실에서 이 대표를 마주보는 자리에 앉아 직접 이 대표에게 질문을 하고, 반부패수사1부 소속 다른 검사들도 조사실에 배석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수사팀은 이 대표 조사를 하루 앞둔 16일 250여쪽 분량의 질문지를 최종 검토하며 내용을 가다듬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올초 검찰은 이 대표를 상대로 대장동과 위례신도시 개발 특혜 사건을 조사하며 각각 200쪽, 100쪽 분량의 질문지를 준비한 바 있다. 이 대표를 상대로 방대한 분량의 질문을 준비한만큼 이번 조사가 하루만에 끝나지 않을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는 전망이 나온다. 법조인들은 “이 대표가 지난 검찰 조사 때처럼 ‘진술서 내용으로 갈음한다’는 답변으로 일관하며 사실상 진술 거부를 할 가능성이 높다”고 했다.

이 대표가 출석하는 서울중앙지검 주변에는 이 대표 지지 단체와 보수 단체 소속 수백명이 각각 집회 신고를 한 상태다. 당국은 두 단체의 충돌 등 돌발 상황을 우려해 서울중앙지검을 중심으로 각각 반대 편에서 집회를 열도록 장소를 분리한 것으로 전해졌다.

백현동 사건은 성남시 분당구 옛 한국식품연구원 부지에 아파트를 지은 사업에 특혜가 제공됐다는 의혹과 관련돼 있다. 이 사업 시행사가 이 대표의 과거 성남시장 선거 선대본부장 출신인 김인섭(구속 기소)씨를 영입한 뒤 성남시가 부지 용도를 4단계 높여주면서 아파트를 건설할 수 있게 됐는데, 당시 성남시의 최종 의사결정권자였던 이 대표의 지시 내지 묵인이 있었다는 것이다.

한편, 이 대표는 검찰 조사를 이틀 앞둔 지난 15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백현동 용도변경은 박근혜 당시 대통령의 지시에 따라 이뤄진 것인데 검찰은 민간업자에게 특혜를 줬다고 조작한다”는 등 주장을 올리기도 했다. 이 대표는 2013∼2014년 박 전 대통령이 3차례, 국토부가 5차례 용도변경을 지시·요구했다며 “도시기본계획에 맞추면서 아파트 용지로 바꾸라는 정부 요구를 들어줄 유일한 방법은 준주거(지역) 지정뿐(이었다)”이라고도 했다. 이 대표는 지난 2021년 국정감사에서 이와 관련해 “국토교통부가 (백현동 용도변경을) 안 해 주면 직무유기로 문제삼겠다고 협박했다”고 말해 선거법상 허위사실 공표 혐의로 작년 9월 기소돼 재판을 받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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