잼버리 끝난 후 벌어진 두 편의 블랙코미디 [사설]
새만금 잼버리는 막을 내렸지만, 잼버리를 둘러싼 웃지 못할 일들은 계속되고 있다. 가장 어이없는 일은 잼버리가 이미 끝난 현장에서 공사가 진행되고 있다는 것이다. 전북도가 발주한 공사·용역 계약 256건 중 15건의 이행 완료 시점이 잼버리 개막일 이후로 잡혀 있기 때문이다. 메인센터는 내년 3월 말 완공 예정이고, 2차 기반시설 공사도 올해 12월에 끝난다. 정우택 국민의힘 의원실에 따르면 2018년부터 2023년 7월까지 전북도가 집행한 잼버리 관련 사업의 총사업비 265억원 가운데 62.4%인 165억4900만원만 개막일 이전에 집행됐다. 공사 발주가 대부분 2021년 무렵 이뤄진 탓이다. 새만금이 잼버리 개최지로 선정된 것이 2017년임을 감안하면, 초기 단계에선 손을 놓고 있다가 대회 직전 허겁지겁 공사를 발주했음을 여실히 드러낸 것이다. 행사가 끝난 후에 공사를 마칠 계획을 세웠다니, 한 편의 블랙코미디가 아닐 수 없다.
코미디는 16일 국회에서도 벌어졌다. 잼버리 파행 관련 현안 질의가 예정됐던 이날 국회 행정안전위원회 전체회의는 김관영 전북지사 출석 여부를 둘러싼 여야 대치로 26분 만에 성과 없이 끝났다. 국민의힘은 김 지사 출석을 요구했지만, 더불어민주당은 이상민 행정안전부 장관에게 관련 질의를 하면 된다며 김 지사 출석을 반대했다. 김 지사 출석이 무산되자 국민의힘은 회의를 보이콧했고, 여당 불참으로 이 장관도 출석하지 않았다. 열악한 기반시설 조성과 운영의 책임을 져야 할 전북지사는 쏙 빼고, 헌법재판소의 탄핵 기각으로 잼버리 시작 일주일 전에야 장관직에 복귀한 이 장관에게 책임을 묻겠다는 인식은 황당하기 짝이 없다. 결국 잼버리 파행의 진실을 알릴 기회만 날린 셈이 됐다.
조달청은 지난 14일 새만금국제공항 건설을 위한 사업자 입찰공고를 냈고, 감사원도 대대적 감사에 착수함에 따라 잼버리 후폭풍은 이어질 전망이다. 국민이 원하는 것은 책임 전가와 물타기에 혈안이 된 코미디가 아니다. 잼버리 파행의 원인을 따지고, 불필요한 예산의 추가 투입을 막는 것임을 정부와 정치권은 명심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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