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컬 혁신 생태계를 신성장 모멘텀 삼자는 경영학회의 제안 [사설]
부산의 역내총생산이 2000년만 해도 싱가포르의 절반은 됐다. 그러나 지금은 5분의 1에 불과하다. 싱가포르는 동남아시아의 지리적 중심이라는 이점을 활용해 글로벌 금융·물류 허브로 성장한 반면 부산은 뒷걸음질 쳤다. 부산 역시 한·중·일 3개국의 길목이라는 이점을 활용해 동북아시아 금융 허브가 되겠다고 했으나 오히려 순위가 하락했다. 국제금융센터 지수가 2011년 28위에서 2023년 37위로 떨어진 것이다. 물류 역시 통관·인프라를 비롯한 6개 주요 경쟁력 항목에서 모두 싱가포르에 뒤진다. 16일부터 사흘간 한국경영학회와 매일경제가 개최하는 하계 융합학술대회에 참여한 경영학자들은 그 이유에 대해 "로컬 차원의 강점을 지렛대 삼아 지속적인 혁신을 수행하며 글로벌 경쟁력을 업그레이드하는 '글로컬 혁신 생태계' 구축에서 싱가포르에 뒤진 탓"이라고 분석했다. 경영학자들은 지금처럼 부산을 비롯한 로컬 도시들이 혁신 생태계를 구축하는 데 뒤처지면 한국 경제의 성장은 한계에 봉착하고 지방은 소멸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실제로 310명의 경영학자는 설문조사에서 한국은 지역(로컬) 차원의 '혁신 생태계' 경쟁력이 경제협력개발기구 평균(50점)에 못 미치는 36.2점에 불과하다고 응답했다.
한편에서는 인재와 자원이 모두 수도권으로 몰려들어 로컬은 성장이 어렵다는 주장도 나오는데 오해일 뿐이다. 유병준 서울대 교수는 "글로벌 기업 300곳의 설문조사에서 한국 내 거점으로 유력한 도시로 부산을 꼽은 비율이 28%로 서울(39%)에 비해 큰 차이가 나지 않는다"고 했다. 부산에 글로벌 기업 특구를 조성하고 파격적인 인센티브를 제공한다면 서울 못지않은 경쟁력을 갖출 수 있다는 것이다. 부산이 영화 중심지라는 이점을 살려 콘텐츠 관련 외국 명문대를 유치하자는 제안도 나왔다. 이런 식으로 로컬이 혁신 생태계를 갖추면 부산은 금융과 영화, 전북 새만금은 2차전지의 국제적 허브가 될 수 있다. 윤석열 정부도 글로컬 대학 30곳을 지정해 혁신 생태계의 거점으로 만들겠다고 했다. 오로지 혁신만이 성장의 모멘텀이 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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