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큐] 탈출 후 얌전했는데 사살...암사자 '사순이' 비극 막으려면?

■ 진행 : 박석원 앵커, 이광연 앵커

■ 출연 : 조희경 동물자유연대 대표

* 아래 텍스트는 실제 방송 내용과 차이가 있을 수 있으니 보다 정확한 내용은 방송으로 확인하시기 바랍니다. 인용 시 [YTN 뉴스큐] 명시해주시기 바랍니다.

[앵커]

최근 사육 야생동물들의 탈출 사고가 잇따르고 있습니다. 얼룩말, 침팬지에 이어 민간 농장에서 암사자가 우리를 빠져 나갔다가 사살되기도 했죠. 야생동물 관리 체계에 문제는 없는 건지, 유사 사고를 막으려면 어떤 대책이 필요한지 동물자유연대 조희경 대표와 알아봅니다. 어서 오십시오. 한 번 차분하게 고민을 해보기 위해서 대표님을 모셨습니다. 일단 암사자 이름이 사순이고요. 그제 오전 우리를 청소하고 있었고 그 틈을 타서 탈출했다가 인근 숲에서 사살됐는데 그런 일련의 과정, 어떻게 보셨습니까?

[조희경]

14일날 7시 24분경에 탈출했다는 것이 신고가 됐고 그래서 사건 접수 20분 후에 재난문자도 발송이 됐고 그리고 엽사들과 함께 현장에 가서 8시 34분경에 인근 20m 떨어진 곳에서 발견한 암사자를 현장에서 사살한 이런 사건인데 저희가 암사자가 죽은 형태를 보면서 그동안 20년 동안 정말 우리가 상상할 수 없는 세월을 살았구나라는 너무나 가슴 아픈, 이번에 또 한 번의 비극이 생겼다. 이렇게 생각했습니다.

[앵커]

그런데 1시간여 만에 사살이 됐는데 당시에 사살될 때만 해도 그늘에서 잠시 휴식을 취하고 있었다고 해요. 그러다 보니까 휴식을 취하고 있는 암사자를 꼭 사살했어야만 했느냐, 이런 비판이 나오고 있거든요.

[조희경]

그래서 환경부에는 탈출 동물에 관한 매뉴얼이 있어요. 있기는 있는데 거의 형식적이고요. 그냥 문서화된 문서로써 존재하는 매뉴얼 정도입니다. 그래서 많은 비판이 있었잖아요. 꼭 죽였어야 됐냐. 이거는 다시 말해서 종 특성을 고려한 경우에 대비 방법, 이런 것들이 마련이 안 됐고요. 야생동물 탈출했을 때 어떻게 구조할 것인지 실질적으로 적용 가능한 이런 체계 구축이 안 돼서 그냥 즉각적으로 죽이는 방식으로 해결해 온 것이 이번에 큰 문제를 또 드러낸 것 아닌가 이렇게 생각합니다.

[앵커]

지금 대표님 옆으로 환경부의 매뉴얼이 나와 있습니다. 이번 논란의 가장 핵심적인 질문이기 때문에 좀 더 들어가서 질문드리면 이 매뉴얼 중에, 그러니까 동물의 종을 고려한 동물 탈출 비상 상황이 왔을 때 그런 대응이 필요하다는 말씀이신 거죠?

[조희경]

그렇죠. 고양잇과 동물 같은 경우에는 두려움이 많기 때문에 바로바로 장거리 이동을 하지 않습니다. 대부분 근처에 있고 그렇기 때문에 그런 종 특성에 대한 고려라든가 그다음에 종에 따른 구호 방법이라든가 이런 부분들을 전체적인 체계 정비가 돼서 그걸 현장에서 적용할 수 있도록 하는 게 필요하지 않나 생각합니다.

[앵커]

그런데 지금 매뉴얼을 보면 위험 정도, 주변 상황 이런 것을 판단하는 것도 쉽지 않을 것 같고 또 한 가지, 이게 비상이라면 비상 상황이거든요. 긴급 상황에서 전문가의 도움 없이 이런 판단을 쉽게 할 수 있을까요? 아까 말씀하신 종에 따른 판단 같은 걸 하려면 어떤 조치가 뒤따라야 된다고 보십니까?

[조희경]

그러니까 기본적인 종 특성은 기본적으로 다 마련을 할 수가 있거든요. 그 개체별 특성이 아니라 종 특성인 거죠. 종 특성에 따른 구조 방법, 포획 방법, 이런 부분들이 분류가 돼서 거기에 따른 체계화된 매뉴얼이 필요하다, 이렇게 말씀드리는 거죠.

[앵커]

그러면 사순이의 경우에는 만약에 매뉴얼이 마련한다면 어떤 매뉴얼이 추가돼야 되는 겁니까?

[조희경]

이게 동물이 여러 종에 따라서 다르기 때문에 저희가 구체적인 방법 이런 것들은 좀 더 전문가의 조언을 저희들도 해외 사례 이런 것들을 조사해서 봐야 되는데 일단 지난번에 몇 년 전에 퓨마도 사살된 사건이 있었거든요.

그때도 논란이 됐던 게 고양잇과 동물이 장거리 바로 움직이지 않기 때문에 적어도 고양잇과 동물의 특성을 활용하는 것 이런 부분들이 고려가 되지 않았어야 되나 비판이 있었는데 이번에 사자도 마찬가지인 거죠. 주변에서 계속 그늘에서 쉬고 있었다고 했잖아요.

그렇다면 좀 더 다른 방식, 마취총을 쏘았을 수도 있고 또는 그물망 같은 것. 물론 대형 맹수기 때문에 그물망으로 잡는다는 게 쉽지 않아요. 그런데 이런 전문적인 부분은 좀 더 우리가 많은 사례 연구를 통해서 체계 구축이 이제는 준비를 해야 된다, 이런 말씀을 드리고 싶은 겁니다.

[앵커]

또 반대적인 시각에서 보면 캠핑장 야영객들은 대피를 하기는 했지만 인근에 민가도 있었고 또 휴식이긴 하지만 어찌 됐든 간에 흥분을 하게 되면 인명피해가 이어질 수도 있었기 때문에 불가피한 조치였다, 이런 시각들도 있기는 하거든요.

[조희경]

저도 그 부분에 대해서는 인정을 합니다. 사실 사례에 따라서 다르기 때문에 어떤 것이 적절하다라고 말하는 기준에 의해서만 움직일 수는 없어요. 그러나 말씀을 좀 여기서 꼭 짚고 넘어가고 싶은 것은 정말 그렇게 위험한 개체고 위험한 동물이었다면 그거에 따른 사전 예방책이 더 필요했던 거지, 이렇게 발생할 때마다 바로 쏴죽이는 방식으로 해결하는 것은 우리가 받아들이기에는 좀 어려운, 우리 사회적으로도, 정서적으로도 어려운 문제 아닌가 생각합니다.

[앵커]

말씀하신 대목은 이런 탈출, 그리고 이어진 사살 이 단계까지 가기 전의 상황을 관리하자. 이런 말씀으로 들리거든요.

결국 열악한 환경에서 자란 것 역시 탈출에 영향을 미치지 않았을까 하는 의문점인데, 20살 정도 됐다고 알고 있는데, 사순이. 관련 법이 미비할 때 국내에 들어오는 바람에 관리가 허술했다, 국제멸종위기종임에도 불구하고. 이런 지적도 있더라고요.

[조희경]

사실 관련법이 미비할 때 들어왔기 때문에 관리가 허술했다라는 부분도 있지만 현행 법으로도 관리가 그렇게 규제가 강화돼 있거나 동물 특성에 맞는 생태적 특성을 고려한 방식의 관리를 하지 않고 있습니다. 법이 그런 것을 명시하고 있지 않습니다.

아주 기초적으로 14제곱미터의 정도, 이 정도 그리고 높이가 1.5m 천장, 이것만 유지되면 그 외에 동물에게 필요로 하는 부분에서는 전혀 조건을 제시하지 않아요. 그렇기 때문에 개인이 관리하든 동물원에서 관리하든 동물 종 특성을 고려한, 동물 복지적인 관리, 이 부분이 제도적으로 정비가 되고 강화되어야만이 이런 스트레스를 줄일 수는 이런 방안들도 나올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앵커]

올해 12월이면 야생동물 전반에 대한 법이 강화된다고 하는데 말씀하신 것처럼 종 특성이나 복지적인 문제 이런 부분들도 추가가 되어야 된다고 보십니까? 부족한 점이 있다면 어떤 것들이 있다고 보십니까?

[조희경]

여전히 종 특성, 개별적인 특성에 대한 부분이 전체적으로 다 반영되지 않습니다. 동물원이나 수족관에서 키우기에 부족한 종을 지정한다거나 저런 맹수류를 지하에서 가두고 키운다거나 이런 것 같은 극단적인 상황 외에는 지금 사순이 같은 경우는 법이 개정돼도 더 보호받을 수 있는, 더 좋은 안이 나오지 않아요. 이런 부분이 문제기 때문에 앞으로 더 개선이 돼야 된다, 이렇게 보는 겁니다.

[앵커]

그러면 당장 올해 12월에 야생동물 전반에 대해서 법이 강화된다고 하더라도 여전히 부족하다.

[조희경]

사순이같이 이런 사육환경은 부족한 것이고요. 다만 그동안은 시설 기준만 갖추면 개인도 키울 수 있는 2011년 이전에 반입한 동물에 대해서는 개인도 키울 수 있도록 그냥 허용이 됐는데 이제 앞으로는 동물원이 허가제가 되면서 허가제 등록 요건이 있습니다.

10종 이상 50개체 이상거든요. 그 정도 규모의 전시시설만 동물원 허가제에 진입할 수 있고 허가제에 진입하지 못하는 시설은 아예 동물 전시를 할 수가 없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이런 측면에서는 이번 12월부터 시행되는 개정법이 작은 규모의 동물원들이 저렇게 방치되는 건 앞으로 규제를 할 수 있는 그런 방안이 되기 때문에 그런 것은 고무적인 거고요.

다만 이미 기존에 가지고 있던 시설, 이런 데 있는 동물들은 사실은 몰수를 해야 되는데 그렇지 않고 그 시설 기준만 지키고 사육관리 기준만 어느 정도 지키면 그 사람들은 기존에 가지고 있던 사람들은 계속 키울 수 있는 상황인 겁니다.

[앵커]

그러니까 동물원이나 수족관에서 관리되고 있는 야생동물은 어느 정도 관리가 가능한데 이번 사례를 봐도 그러고 개인이나 소규모 시설에서 탈출을 막을 방법을 고민하고 있는 것 아니겠습니까? 어떻습니까? 전수조사를 해야 될까요? 어떤 방안이 필요하다고 보십니까?

[조희경]

전수조사해야 된다고 보고요. 저희가 올 초에 1, 2월 기준으로 봤을 때 전국적으로 저런 체험시설형 동물원 이런 것들이 약 300여 개로 저희가 추정하고 있고요. 그중에 한 88개 정도가 동물원 등록제에 진입해 있어요. 지금은 아마 더 들어왔을 거라고 보는데 개체 관리는 특히 사이테스종 같은 경우에는 이미 환경청에서 다 파악하고 있다고 봐도 무방할 정도로 다 등록이 돼 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사순이는 그냥 형식적인 관리만 했던 거예요. 환경청에서도 그냥 시설기준만 맞으면 가서 한번 보고 체크하고 오는 정도, 이 정도밖에 안 하지 않나 하는 건데.

[앵커]

아까 말씀하신 14제곱미터, 2.5m 그것만 만족한다면요?

[조희경]

그렇죠.

[앵커]

지금 그렇다 보니까 동물을 보호할 수 있는 시설이 필요하다는 말이 나오거든요. 동물의 복지, 동물의 생활 환경에 유사한 환경을 조성하는 필요성도 강조되고 있는데 강조되고 있는데 이 부분 어떻게 보십니까?

[조희경]

저희가 진작부터 이런 부분을 많이 강조했습니다. 왜냐하면 민간단체들이 저런 사례를 발견했을 때 구조를 해도 보낼 곳이 없어서 해외로 보내야만 됐어요. 그래서 저희도 작년에 22마리 사육곰들을 미국에 있는 생추어리로 보냈거든요.

그래서 국내에도 저런 생추어리가 절실한 상황이고. 그리고 너무나 재정적으로 열악한 아주 작은 동물원들이 많아요. 그래서 동물의 상태가 너무 안 좋아서 최근 얼마 전에는 갈비사자라는 이런 사례도 있었지 않습니까? 이런 동물들을 보호 관리할 수 있는 시설이 빨리 마련이 되어야 되는데 현재 우리나라는 구례에 사육곰을 위한 생추어리가 준비 중에 있고요.

그리고 서촌에서 환경부가 운영하는 생추어리가 준비 중에 있기는 하나, 그러나 굉장히 규모가 작습니다. 그래서 앞으로 쏟아질 야생동물들, 불법이라든가 아니면 더 이상 키울 수 없는 이런 환경에 있는 동물들을 몰수하거나 아니면 받아서 관리해 줄 수 있는 이런 생추어리 시설이 좀 더 확대될 필요가 있고 지금 계획 중인 것도 차질 없이 잘 운영이 됐으면 좋겠습니다.

[앵커]

사람 손 잘 따랐는데 생포할 수 있지 않았나라는 아쉬움을 남긴, 안타까움을 남긴 이번 사례. 결국 사순이가 탈출하고 한 시간 정도, 태어나서 처음으로 자유를 느끼고 안타깝게 죽은 것 아니겠습니까? 지금 환경부 매뉴얼의 정비, 또 법 제도 개정, 이런 문제 말씀하셨는데 혹시 갖고 있는 다른 아이디어가 있으면 끝으로 짧게 소개해 주시죠.

[조희경]

우선은 현재 있는 동물들 전수조사를 통해서 시설 개선과 그다음에 동물복지적인 충족을 할 수 있는 그런 조건들을 좀 더 계속 정부가 마련해서 동물들이 탈출하는 이런 불행한 사태가 나지 않도록 좀 정비를 탄탄하게 하고 그다음에 동물복지 수준의 개선을 위한 노력들, 이런 것들을 많이 했으면 좋겠습니다.

[앵커]

특히나 종의 특성에 맞는 대응, 이런 말이 오늘 많이 기억에 남을 것 같습니다. 지금까지 동물자유연대 조희경 대표와 함께했습니다. 고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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