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스널, 넘버원 골키퍼 경쟁체제…“팀에 독 될 수 있다”
지난 시즌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 2위에 오른 아스널이 브렌트퍼드에서 뛰던 다비드 라야를 영입하며 주전 골키퍼 경쟁 체제를 구축했다. 이를 두고 팀에 독이 될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아스널은 15일 구단 홈페이지를 통해 스페인 국가대표 골키퍼 라야가 한 시즌 임대로 팀에 합류한다고 발표했다. 계약에는 완전 이적 옵션이 포함됐다. 라야는 등번호 22번을 달고 뛸 예정이다.
라야는 브렌트퍼드와 2년에 1년 연장 옵션 계약을 맺은 뒤 아스널에 임대로 합류했다. 그는 2022~2023시즌 뛰어난 활약을 펼치며 팀을 중위권인 9위에 올려놓는 데 최고 수훈 선수 중 한 명으로 꼽혔다. 9위는 1부리그 기준 브렌트퍼드가 1938년 6위를 기록한 이후 최고 성적이다.
문제는 아스널의 주전 골키퍼 에런 램스데일도 지난 시즌 뛰어난 활약을 펼쳤다는 데 있다. 램스데일은 지난 시즌 리그 38경기에 출전해 14번의 클린시트를 기록했다. 라야보다도 2번 더 많다. 아스널의 뛰어난 수비수 덕을 봤다고 할 수도 있지만, 후방에서 안정적인 빌드업 능력을 고려할 때 라야가 결코 절대 우위에 있는 건 아니라는 지적이 제기된다.
전 맨체스터 유나이티드 골키퍼 페테르 슈마이켈은 BBC와의 인터뷰에서 “램스데일은 빌드업이 뛰어난 잉글랜드 최고의 골키퍼”라고 극찬하면서 주전 골키퍼 경쟁이 팀에 문제를 일으킬 수 있다고 지적했다. 슈마이켈은 “골키퍼는 이미 일어난 상황에 대처해야 하는 포지션인데, 이제 그들에게 자신이 다른 골키퍼보다 낫다는 것을 증명하라고 요구하고 있다”고 꼬집었다. 골키퍼가 선제적인 클리어나 무리한 빌드업을 시도하다 골문을 비우고 실점으로 이어질 가능성을 지적한 것이다.
램즈데일과 라야는 각각 지난 시즌 각각 38경기를 치르며 비슷한 실력을 보였다. 램스데일의 클린시트는 다비드 데헤아(맨체스터 유나이티드)에 이은 리그 2위 기록이다. 그는 43골을 실점했는데 라야보다 2골을 덜 내줬다. 패스 정확도도 63.38%로 라야(60.75%)보다 높다.
선방에서는 라야가 앞섰다. 라야는 지난 시즌 프리미어리그에서 가장 많은 154개의 세이브를 기록했다. 선방률도 77%로 램스데일(68.61%)보다 높다. 축구 통계매체 옵타의 예상 득점 모델에 따르면 라야는 골키퍼가 평균적으로 실점할 것으로 예상되는 골보다 약 6골을 더 막아낸 것으로 집계됐다.
EPL 맨체스터 시티와 뉴캐슬에서 골키퍼를 봤던 셰이 기븐은 BBC와 인터뷰에서 “문제가 있는 계약으로 보인다”고 지적했다. 그는 “내가 램스데일이라면 행복하지 않을 것 같다. 골키퍼는 실수하더라도 감독에게 심리적 지원을 받고 싶어한다. 좋은 일은 아니라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박효재 기자 mann616@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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