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시국회 첫날부터 정부·여당 불참으로 상임위 파행···잼버리·수해 현안질의 무산
8월 임시국회 첫날부터 여야 충돌로 국회 상임위원회 전체회의가 줄줄이 파행했다. 2023 새만금 세계스카우트 잼버리 파행, 충북 오송 궁평지하차도 참사, ‘묻지마 흉기 난동 사건’, 해병대 고 채모 상병 사망 사건 수사 외압 의혹 등 현안 논의는 미뤄졌다. 상임위 출석이 예정됐던 이상민 행정안전부 장관 등 정부 당국자들도 모두 불출석했다.
국회 행정안전위원회는 16일 전체회의를 열었으나 국민의힘 의원들의 보이콧으로 25분 만에 끝났다. 이날 회의에서는 앞선 여야 합의에 따라 이상민 장관, 윤희근 경찰청장, 김영환 충북지사 등이 출석해 궁평지하차도 참사, 묻지마 흉기 난동 등에 대한 현안질의가 이뤄질 예정이었다. 이 장관 등을 상대로 한 잼버리 파행 관련 질의도 예정됐다.
합의 이후 국민의힘은 잼버리 부실 운영에 책임이 있는 김관영 전북지사도 출석해야 한다고 요구했다. 더불어민주당은 이날 회의는 예정대로 진행하고, 추후 다시 회의를 열어 김 지사 등을 상대로 잼버리 문제를 질의하자고 맞섰다. 회의 시작 전까지 여야가 의견 일치를 보지 못하자, 국민의힘은 행안위 간사인 이만희 의원만 회의에 참석했다.
이 의원은 의사진행발언을 통해 “잼버리 파행이라는 돌출적 변수가 발생해 책임이 있는 김 지사 출석을 요구했지만 야당이 이를 거부했다”며 “전북지사가 없는 상태에서 잼버리 문제를 논의한다는 것은 결국 윤석열 정부에게 잼버리의 모든 책임을 떠넘기겠다는 의도”라고 주장했다. 행안위 야당 간사인 강병원 민주당 의원은 “여야 합의는 깨버리고 왜곡과 거짓 선동으로 책임을 덮어씌우며 국민을 고통에 몬 정권의 실책은 가리려는 여당의 실태에 참담함을 느낀다”며 “윤석열 정권과 행안부 장관 수호를 위해 어깃장만 놓고 있다”고 반박했다.
이 장관과 김 지사 등 정부·지방자치단체 관계자들도 전원 회의에 출석하지 않았다. 강 의원은 “수해 관련 현안보고와 잼버리 관련 현안질의에 성실하게 답해야 할 행안부 장관의 참석 거부는 헌법과 국회법을 명백히 위반한 것”이라며 “의회주의에 대한 폭거이며 삼권분립이라는 헌법정신을 부정한 것”이라고 비판했다. 민주당 소속인 김교흥 행안위원장은 “정부 부처가 여당의 졸병처럼 움직이는 것은 국회 무시이자 의회민주주의 파괴”라면서 이 장관 등에게 불출석 사유서를 제출받겠다고 밝혔다.
국회 국방위원회는 이날 야당의 단독 소집 요구에 따라 전체회의를 열었지만 40여분 만에 산회했다. 민주당과 정의당은 고 채모 상병 사망 사건 수사 외압 의혹 현안질의가 시급히 필요하다고 했지만, 국민의힘은 오는 21일로 예정된 국방위 전체회의에서 질의하면 된다고 맞섰다. 결국 여당에서는 국방위원장인 한기호 의원만 참석해 사회를 봤다. 이종섭 국방부 장관 등 정부 관계자들도 출석하지 않았다.
국방위 야당 간사인 김병주 민주당 의원은 “시급히 국방위를 열어서 국민적 의혹을 풀어야 하는 게 우리 의무”라며 “해병대 수사단장의 항명이라기보다는 국방부 지휘부의 조직적인 직권남용과 외압, 수사 방해로 보인다”고 말했다. 야당은 국회 법제사법위원회·행정안전위원회·운영위원회를 통해서도 윤석열 대통령을 비롯한 대통령실의 이 사건 개입 의혹을 따져보고, 진상규명이 미진할 경우 특검까지 요구할 방침이다.
정대연 기자 hoan@kyunghyang.com, 조문희 기자 moony@kyunghyang.com, 김윤나영 기자 nayoung@kyunghyang.com, 신주영 기자 jy@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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