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에 없던 '안(眼)해부학 교수'가 된 이유

에디터 2023. 8. 16. 17:01
자동요약 기사 제목과 주요 문장을 기반으로 자동요약한 결과입니다.
전체 맥락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본문 보기를 권장합니다.

1996년 어느 날, 안과 노세현 교수께서 부르셨다.

"연세대 안과 연구진이 보건복지부 연구과제를 함께 수행할 공동연구자로 분자생물학을 연구하는 지방대학 기초 교수를 찾는다" 하시며, 내 의견을 물었다.

엉겁결에 안(眼) 섬유화에 관한 분자생물학 연구에 3년 동안 참여하게 되었다.

기초의학자와 연을 맺은 안과 교수님들은 실험연구를 수행하게 된 상황을 크게 반겼다.

음성재생 설정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유영현의 의학 논문 속 사람 이야기]
[사진=클립아트코리아]

논문3 : Yoon HS, Moon SC, Kim ND, Park BS, Jeong MH, Yoo YH. Genistein induces apoptosis of RPE-J cells by opening mitochondrial PTP. Biochem Biophys Res Comm, 2000;276:151-156

1. 사람: 노세현 윤희성 박우찬(동아대 의대 안과학교수)

2. 역사: ① 망막색소상피 세포사 관련 최초의 연구

② 아폽토시스 관련 질병 개념 수립

③ 교신저자로 국제잡지에 게재한 최초의 논문

3. 학문적 성과: 망막색소상피세포 아폽토시스에서 PTP 구멍 제어 연구

1996년 어느 날, 안과 노세현 교수께서 부르셨다. "연세대 안과 연구진이 보건복지부 연구과제를 함께 수행할 공동연구자로 분자생물학을 연구하는 지방대학 기초 교수를 찾는다" 하시며, 내 의견을 물었다.

당시 나는 분자생물학 연구를 수행할 능력과 경험이 없었다. 망설이는 나를 앞에 두고 노 교수님은 연세대에 전화를 걸어 나를 적임자라고 강력하게 미셨다.

엉겁결에 안(眼) 섬유화에 관한 분자생물학 연구에 3년 동안 참여하게 되었다. 적지 않은 연구비를 받았고, 이 연구비가 내게 중요한 전기가 되었다. 연구원 한 사람을 고용하였다. 분자생물학 기법을 익히면서 슬며시 망막 세포사 연구도 병행하였다.

당시 나는 1994년 미국 연수 중 세포사 연구의 세례를 받았지만 이를 이어 나가지 못하고 방황하고 있었다. 연구비도 없었고 세포사 기작을 연구하는 데 필요한 세포 분자생물학적 기법을 익히고 있지 못하였다.

기회가 왔다 생각하고 나는 안 섬유화 연구를 계기로 유망한 연구 분야인 세포사로 회귀하게 되었다. 망막 질병인 황반변성과 증식성 망막병증은 각각 망막색소상피세포의 세포사가 과다하거나 부족하여 일어난다는 가정이 가능하였다. 이 가설이 나의 망막색소상피 세포사 연구를 합리화시켜 주었다.

나는 연세대와의 연구과제를 마치고도 보은의 마음으로 망막에서의 세포사 연구를 이어 나갔다. 기초의학자와 연을 맺은 안과 교수님들은 실험연구를 수행하게 된 상황을 크게 반겼다.

보은의 마음으로 얻은 논문...동료 임상 의사들과의 공동연구 접점 넓혀줘

안과 교수님들은 나를 '안(眼)해부학 교수'라 칭하면서 같은 과(科) 동료처럼 대해주셨다. 그들은 오랜 기간 연구원의 인건비 일부를 감당해 주는 등 함께 연구하려고 열정을 보였다.

이 논문은 망막 세포사 관련 첫 연구 논문이다. 그리고 이 논문은 연구를 주관하는 교신저자 자격으로 국제잡지에 낸 최초의 논문이다.

망막색소상피 세포사 연구는 이후 15년 이상 지속한다. 망막 세포사 연구는 내 연구 지평을 급격히 확대하는 계기도 되었다.

이 연구를 시작으로 나는 질병의 병인이나 치료에 세포사가 관여하는 질병들을 묶어 "아폽토시스 관련 질병"이라는 개념을 수립하였다. 이 개념 덕에 보통의 연구자들과는 달리 나는 연구대상으로 특이 질병 하나를 유지하지 않아도 되게 되었다.

이 개념은 의대 기초(의학) 교수인 나에게 다양한 임상 기초 공동연구의 지평을 열어 주었다. 세포사가 내 연구 저수지(貯水池)가 된 것이다.

논문의 업적은 과학 행위를 통해 얻어진다. 그러나 연구의 동인이 되었던 보은의 마음도 업적의 중요 바탕이 되었다. 연구 활동에 사람의 마음이 이처럼 중요하게 작용한다.

에디터 코메디닷컴 (kormedimd@kormedi.com)

Copyright © 코메디닷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