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도 채 못 판 반도체

정석준 2023. 8. 16. 16: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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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으로의 반도체 수출이 크게 줄고 있다.

한국의 미국 반도체 수출이 약세로 접어든 요인으로는 업황과 함께 미국 경기 상황도 변수로 꼽힌다.

산업부 관계자는 "미국의 제조업 백그라운드가 중국보다 약한 상황에서 업황 악화를 겪다 보니 한국 부품이 들어가는 반도체 수출에서도 영향을 미친 것"이라고 지적했다.

미국 기업들이 동남아에 반도체 패키징 등 후공정 과정을 위한 공장을 건설하면 미국이 아닌 동남아로 반도체 수출을 확대할 수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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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수출 전년比 65.8% 감소
데이터센터 투자 급감 영향
AI 반도체 수요증가 전망에
하반기엔 업황 회복 기대감

미국으로의 반도체 수출이 크게 줄고 있다. 반도체 업황에 미국 불경기까지 겹친 탓이다. 올해 하반기 반도체 업황 반등 전망에도 대미 반도체 수출 개선은 불투명한 상황이다.

16일 한국무역협회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한국의 대미 반도체 수출액은 16억달러로 전년 동기 대비 65.8% 감소했다.

대미 반도체 수출은 2021년 87억8000만달러로 호조세를 보인 뒤 2022년 80억4000만달러로 전년 보다 8.5% 감소했다. 올해 상반기는 전년의 4분의 1 수준에도 못미친다.

한국의 미국 반도체 수출이 약세로 접어든 요인으로는 업황과 함께 미국 경기 상황도 변수로 꼽힌다.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공급관리협회(ISM)가 집계한 미국의 6월 제조업 구매관리자지수(PMI)는 전월(46.9)보다 낮은 46.0을 기록하며 2020년 5월(43.5) 이후 최저수준을 보였다. 해당 지수는 50을 기준으로 경기 확장과 수축 국면으로 구분하며 지난해 11월부터 8개월 연속 수축 국면이다.

최근 미국 경기는 상품 소비를 자제하고 물가 상승에 따른 실질 소득 감소로 시장 수요가 적다는 분석이다. 고금리 영향으로 소비 확대가 어렵다는 분석이다.

산업부 관계자는 "미국의 제조업 백그라운드가 중국보다 약한 상황에서 업황 악화를 겪다 보니 한국 부품이 들어가는 반도체 수출에서도 영향을 미친 것"이라고 지적했다.

주요 품목인 메모리 반도체 부진은 경기 불황 영향이다. 서버는 국내 메모리 반도체의 가장 큰 수요처이며 나라별로는 미국 데이터센터 투자의 영향이 가장 크다.

한국은행은 '경제전망(5월) 핵심이슈2-우리나라 반도체 수요구조의 특징 및 시사점'을 통해 "글로벌 서버 시장에서 소수의 미국 빅테크 기업들의 점유율이 높아 이들 기업의 업황과 투자집행이 국내 반도체의 수요에 큰 영향을 미치고 있는 상황"이라고 분석했다.

다만, 하반기 반도체 업황 회복과 인공지능(AI) 수요 증가 등은 미국 반도체 시장 확대에 긍정적이다.

한국은행은 "미국의 데이터센터 투자는 팬데믹 기간중 과잉투자와 일상회복에 따른 대면소비 확대 등으로 단기적으로 위축됐으나 향후 경제의 디지털 전환, AI 서비스 확대 등으로 고성능 서버를 중심으로 완만히 늘어날 것"이라고 내다봤다.

산업부 관계자는 "AI 서버쪽으로 국내 기업들이 납품을 원할히 하고 있고 앞으로도 투자가 늘어나고 있다"며 "경기 불황에 구조조정 등을 하더라도 기본적으로 설비 투자 등은 최대한 유지하려는 기조"라고 강조했다.

베트남, 태국, 대만 등 아시아 국가들을 거쳐 미국으로 수출하는 과정도 주요 수출 루트다.

미국 기업들이 동남아에 반도체 패키징 등 후공정 과정을 위한 공장을 건설하면 미국이 아닌 동남아로 반도체 수출을 확대할 수도 있다. 산업부 관계자는 "미국으로 반도체를 수출하더라도 공급망이 아시아에 퍼져 있는 추세"라며 "최근 기업들이 다양한 투자를 발표했는데 그 효과가 나타나려면 장기적으로 봐야한다"고 말했다.

정석준기자 mp1256@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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