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 기준금리 3.5%p 대폭 인상…루블 하락 막을지 관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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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시아가 자국 통화 루블을 떠받치기 위해 기준금리를 대폭 올리는 강수를 들고 나왔다.
러시아 통화는 러시아 중앙은행의 적극 대응에 이날 외환시장에서 달러당 97루블 수준에서 거래되는 등 일단 안정을 찾아가는 모습을 보였다고 뉴욕타임스가 보도했다.
러시아는 지난해 2월 우크라이나 침략 직후 루블 폭락을 겪었다.
그러나 피치는 이런 조치에 대해 "단기적으로 러시아 경제의 출혈 속도를 늦출 순 있지만 루블의 미래를 근본적으로 바꾸진 못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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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러시아가 자국 통화 루블을 떠받치기 위해 기준금리를 대폭 올리는 강수를 들고 나왔다. 급한 불은 껐지만 장기적으로 경제적 안정을 되찾을지는 아직 두고 봐야 한다는 의견이 많다.
러시아 중앙은행은 15일(현지시각) 기준금리를 12%로 3.5%포인트 끌어올렸다고 외신들이 전했다. 전날 외환시장에서 환율이 장중 한때 달러당 100루블 넘게 오르는 등 루블 가치가 폭락하자 하루 만에 긴급 처방을 내린 것이다. 이날 금리 인상은 지난달 21일 1%포인트 인상한 뒤 불과 한 달도 채 안 된 시점에 이뤄진 것이다.
러시아 통화는 러시아 중앙은행의 적극 대응에 이날 외환시장에서 달러당 97루블 수준에서 거래되는 등 일단 안정을 찾아가는 모습을 보였다고 뉴욕타임스가 보도했다.
전문가들 사이에선 루블 하락을 부추기는 시장의 힘이 워낙 강력해, 이번 금리 인상만으로 사태를 진정시키기 어려울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영국의 경제연구기관 캐피털 이코노믹스의 경제학자 리암 피치는 “러시아 정부의 우선순위가 전비 지출인 한 중앙은행이 경기 과열을 막기 어려울 것”이라고 진단했다. 이어 “금리 인상이 효과를 보려면 정부 지출을 줄여야 하지만, 우크라이나 전쟁 전비를 마련해야 하고 내년 3월 대선을 앞두고 있는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으로서는 하기 어려운 선택일 것”이라고 말했다.
러시아는 지난해 2월 우크라이나 침략 직후 루블 폭락을 겪었다. 당시 러시아 중앙은행은 금리를 10% 포인트 넘게 올리고 일시 외환거래를 통제하는 등 강력한 금융정책을 가동해 위기를 넘겼다. 이후 전쟁이 소모전 양상을 띠며 길어지자, 러시아 정부와 중앙은행은 전쟁물자 동원과 전쟁 지지 여론을 이끌어내기 위해 잇따라 금리를 다시 낮추고 공공지출을 확대했다. 그 결과 올 들어 유가하락과 경제제재로 재정수입이 줄었지만 정부 지출은 50%나 늘어나는 결과를 낳았다.
결국 정부 지출 확대로 시중에 돈은 넘쳐난 반면, 공급은 이에 크게 못 미쳤다. 특히 수입물가는 서방의 경제제재를 우회하기 위한 비용이 보태지면서 더욱 올랐고, 이마저도 국내 수요를 충족시키지 못하면서 물가를 더욱 자극했다. 지난 석달 동안 러시아 물가는 연간 기준으로 7.6%나 올랐다. 인플레이션과 루블 약세가 맞물리며 서로 부추기는 악순환 구조가 만들어진 것이다. 정치권 내부 갈등도 루블 하락을 부채질하고 있다. 실제 지난 6월 바그너 그룹의 반란 직후 며칠 만에 일반 시민들은 너도 나도 은행에서 10억달러(1조3천억원) 규모의 돈을 빼내갔다.
러시아 국내에선 중앙은행이 지난해 2월 취했던 강력한 금융통제 수단을 들고 나올 가능성을 제기하고 있다. 중앙은행은 지난주 루블의 가치를 떠받치기 위해 중국 통화인 위안 매입을 중단했다. 중앙은행이 앞으로 자체 보유한 외환을 시중에 내놓거나 외환거래를 제한하고 상품 거래를 루블로 하도록 강제하는 조치 등을 내놓을 수 있을 것이란 관측도 나온다. 그러나 피치는 이런 조치에 대해 “단기적으로 러시아 경제의 출혈 속도를 늦출 순 있지만 루블의 미래를 근본적으로 바꾸진 못할 것”이라고 말했다.
박병수 선임기자 suh@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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