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경제, 과거 고속성장 시대로 돌아갈 가능성 작다"

홍제성 2023. 8. 16. 16: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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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방매체 잇단 경고음…비구이위안 사태, 대만으로 불똥 조짐
비구이위안 로고 [로이터 연합뉴스 자료사진]

(서울=연합뉴스) 홍제성 기자 = 각종 악재에 직면한 중국 경제를 둘러싼 우려가 커지는 가운데 중국 정부가 어떤 조치를 취하더라도 중국 경제가 과거의 고성장 시대로 돌아갈 가능성은 작다는 전망이 나온다.

미국 경제매체 배런스는 15일(현지시간) '중국의 경제 분야 고통이 깊다. 신속한 구조(탈출)를 기대하지 말라'는 제목의 기사를 통해 이같이 전망했다.

이 매체는 우선 "코로나19 이후 경제 회복세가 주춤거리고 있다는 징후가 드러나면서 중국의 경제 침체가 경종을 울리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기준금리 인하를 기반으로 한 부양책이 나올 가능성이 크지만, 중국 당국이 경제를 안정시키기 충분한 조치를 취하기 전에 더 많은 고통이 따를 수 있다고 우려했다.

또 중국 당국이 충분한 조처를 한다고 하더라도 그 어떤 안도감도 오래가지 못할 수 있다고도 경고했다.

이 매체는 중국 당국이 금리 인하나 경기 부양을 통한 유동성 공급 등에 나서더라도 직면한 각종 문제점으로 인해 10여년 전의 고속 성장 시대로 회귀할 가능성은 희박하다고 판단했다.

중국의 경제성장률은 2010년 10.4%를 기록한 이래 2011년 9.3%, 2012년 7.7%, 2013년 7.7%, 2014년 7.4%, 2015년 6.9% 등 7% 안팎의 높은 수치를 지속해왔다.

2016년 이후에는 성장률이 둔화하긴 했지만 6%대를 유지하다가 코로나19로 직격탄을 맞은 2020년에는 문화대혁명 이후 44년 만에 최저치인 2.2%까지 떨어졌다.

지난해 절치부심하며 경제성장률 3%를 기록한 중국은 올해 본격적인 '위드 코로나'로의 전환으로 경제 반등을 노리고 있다.

올해 중국 정부는 경제성장률 목표치를 '5% 안팎'으로 제시하고 시진핑 국가주석이 직접 나서 강한 목표 달성 의지를 내비치기도 했다.

그러나 뚜껑을 열고 보니 중국 경제성장을 이끄는 '삼두마차'인 소비, 투자, 수출 모두에서 기대 이하의 성적표가 나오면서 안팎의 위기감이 커졌다.

설상가상으로 대형 부동산 개발업체 비구이위안(碧桂園·컨트리가든)이 촉발한 채무불이행(디폴트) 위기가 다른 부동산 업체는 물론 중국 금융권으로도 확산함으로써 '제2의 리먼 브러더스 사태'로 비화하는 것 아니냐는 우려마저 고조되고 있다.

월가 대형은행 JP모건체이스가 16일 중국의 올해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기존 6.4%에서 4.8%로 낮춘 것을 포함해 서방 주요 기관들의 중국 경제성장 눈높이가 잇따라 하향 조정되고 있다.

서방 매체들은 중국 경제에 일시적이 아니라 구조적인 문제가 있다는 점에 주목하는 모습이다.

호주 시드니모닝헤럴드는 16일 중국 경제를 다룬 기사에서 호주뉴질랜드(ANZ) 은행 이코노미스트들을 인용해 중국의 경기 둔화는 경기순환 문제라기보다는 구조적인 문제라고 지적했다.

이 매체는 중국에서 디플레이션(물가 하락)이 시작되고 수출이 위축된 가운데 최대 부동산 개발업체 중 하나인 비구이위안이 채무불이행 위기에 처해있고 1조 위안(약 182조원)을 관리하는 금융 대기업 중즈그룹이 위기를 겪고 있다며 중국 경제가 처한 문제점을 조목조목 짚었다.

그러면서 이 같은 악재는 '부동산 분야 지원'과 '소비자에 대한 현금 지급' 등 시진핑 주석이 그동안 꺼렸던 두 가지 영역에서 조치를 취해야 한다는 압력을 높이고 있다고 분석하면서 "신뢰를 회복하지 못한다면 공산당 지도자들에게 타격을 줄 수 있는 경제적 고통으로 이어질 위험이 있다"고 우려했다.

한편 비구이위안 사태가 대만으로도 불똥이 튈 조짐이 나타나고 있다.

이날 대만 매체들은 대만 금융당국을 인용, 대만 은행 가운데 5곳이 비구이위안 회사채를 총 22명의 고객에게 판매했고 그 규모는 1억7천만 대만달러(약 71억원)에 달했다고 보도했다.

다만 이들 회사채는 거래가 정지된 비구이위안 회사채 11종과는 관련이 없지만, 대만 당국은 비구이위안 사태가 대만 경제에 미칠 파장에도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jsa@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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