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꼼수 탈당’ 민형배, 민주당 광주 광산을 지역위원장 복귀

더불어민주당이 ‘검수완박(검찰 수사권 완전 박탈)법’ 강행 처리를 위해 민주당을 탈당했다가 복당한 민형배 의원을 16일 광주광역시 광산을 지역위원장으로 복귀시켰다. 민주당 지역위원장은 해당 지역구 내의 민주당 활동을 총괄하는 자리로, 현역 의원으로서 지역위원장을 겸하는 경우는 다음 선거에서도 민주당 후보로 공천될 가능성이 높다. 헌법재판소로부터도 위법한 행위였다는 비판을 받은 민 의원의 ‘꼼수 탈당’에 대해 민주당이 완전한 면죄부를 줬다는 비판이 나온다.

민주당은 이날 당무위원회 승인을 거쳐 민 의원을 광산을 지역위원장으로 재선임했다. 민 의원은 지난해 4월 민주당을 탈당하면서 광산을 지역위원장에서 자동으로 사임됐고, 이후 1년 3개월여 동안 민주당은 이 자리를 비워뒀다. 지역위원장 직무는 수석부위원장이 대행했다.

지난달 24일 경기 수원시 영통구 수원지방검찰청에서 민형배(오른쪽) 의원을 비롯한 더불어민주당 의원들이 수원지검장과의 면담을 요구하며 농성하고 있다. 왼쪽부터 김승원·주철현·박범계·민형배 의원. /뉴스1

앞서 지난해 4월 민주당이 낸 검수완박 법안이 국회 법제사법위원회에 계류돼 있는 상태에서 무소속인 양향자 법사위원이 검수완박 법안에 반대한다는 뜻을 밝히자, 민주당 법사위원인 민형배 의원이 민주당을 탈당했다. 여야 이견이 있는 법안은 여야 위원이 3명씩 참여하는 ‘안건조정위원회’를 구성해 심사하게 되는데, 여기에서 6인 중 4인 이상이 찬성해야만 법안이 통과될 수 있다. 여기에 야당 측 위원으로 참여하게 될 예정이었던 양 위원이 법안을 반대하자, 민 의원이 당시 여당이었던 민주당을 탈당해 가짜로 야당 의원이 된 것이었다. 법사위원장인 민주당 박광온 의원은 민 의원을 야당 측 위원으로 안건조정위에 참가시켰고, 검수완박 법안은 민 의원을 비롯한 민주당 4표 대 국민의힘 2표로 안건조정위를 통과했다. 이후 검수완박 법안은 법사위 전체회의와 국회 본회의에서 민주당 주도로 일방 처리됐다.

헌법재판소는 지난 3월 검수완박법에 대한 권한쟁의심판에서, “민 의원이 안건조정위 의결정족수를 충족할 의도로 민주당과 협의해 민주당을 탈당했다”며 “법사위원장이 민주당 당론에 따라 법안 처리를 신속하게 추진할 수 있도록 민 의원을 안건조정위원으로 선임해, 실질적 토론을 원칙으로 하는 헌법상 다수결 원칙을 위반했다”고 비판했다.

그러나 민주당은 지난 4월 민 의원을 복당시켰고, 민 의원의 위법 행위에 대해 “유례없는 집권 세력의 몽니에 민 의원이 불가피하게 자신의 소신에 따라 탈당이라는 대의적 결단으로 입법에 동참한 것”이라고 했다. 지난달에는 민주당 조직강화특별위원회가 진행한 광산을 지역위원장 공모에 민 의원이 단독으로 응모했고, 이재명 대표가 주재하는 민주당 최고위원회의가 민 의원 재선임을 결정했다. 이날 당무위원회 의결은 앞서 최고위의 결정을 인준한 것에 지나지 않았다.

민 의원은 “‘검찰 수사권 정상화’라는 대의를 위해 민주당을 잠시 떠나 있던 시간 동안 광산을 지역위원회를 잘 이끌어준 송남수 직무대행에게 감사드린다”며 “더 큰 책임감으로 의정 활동에 매진하고, 광산주민·광주시민들의 뜻을 받들어 2024 총선 승리로 보답하겠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