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내 살해 후 사고 위장’ 혐의 육군 부사관 첫재판… 피고인측 "모두 부인"

▲ 지난 3월 동해에서 아내를 살해한 뒤 교통사고로 사망한 것 처럼 위장한 혐의 등을 받는 육군 부사관의 첫 재판이 16일 진행됐다. 재판이 끝나고 인터뷰를 하고 있는 유족의 모습.

지난 3월 동해에서 아내를 살해한 뒤 교통사고로 사망한 것처럼 위장, 사망보험금 약 5억원을 받으려고 한 혐의를 받는 육군 부사관(본지 5월 30일자 5면 등)의 첫 재판에서 피고인측은 관련 혐의를 전면 부인했다.

16일 제3지역군사법원은 살인, 시체손괴, 보험사기방지특별법 위반 등의 혐의를 받는 A(47)씨에 대한 사건 첫 공판을 진행했다. 이날 법정에서 A씨 측은 검찰의 공소사실을 모두 부인했다. A씨 측 변호인은 아내의 목을 조른 행위 자체를 부인하고, 교통사고는 과실이기 때문에 죄가 성립하지 않는다는 취지로 주장했다.

A씨는 지난 3월 8일 오전 4시 52분쯤 동해시 구호동 한 도로에서 숨진 아내 B(41)씨를 조수석에 태우고 가다가 옹벽을 들이받는 등 위장 교통 사망사고를 낸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그러나 A씨 변호인은 공소사실에 기재된 혐의를 모두 부인하고 있어 검찰과 법정 다툼이 예상된다. A씨측 변호인은 이날 A씨가 피해자의 목을 조른 행위 자체를 부인하고 이후 발생한 교통사고 자체도 과실로 인한 것이라는 취지로 주장했다.

이날 군검사 측은 기존 공소사실에 더해 아내를 살해한 뒤 교통사고를 위장한 것이 아닌, 의식 불명 상태에서 교통사고를 내 다발성 골절로 사망케했다는 검찰 측 의견도 제시됐다. 검찰측은 기존 공소사실인 A씨가 피해자를 목을 졸라 살해한 뒤 고의로 교통사고를 내 위장했다는 내용에서 일부 살인 방법 내용이 달라지는 취지로 공소장을 변경했다.

검찰은 A씨가 피해자가 목을 조른 행위까지는 동일하지만 이 과정에서 피해자가 숨진 것이 아닌 것으로 봤다. A씨가 피해자가 사망한 것으로 오인한 이후 차량에 태워 시속 약 90㎞의 속도로 달려 인근 옹벽을 들이받아, 다발적 골절상 등으로 인해 사망한 것이라는 취지다.

유족 측은 재판장에도 나오지 않는 피고인의 태도 등에 분노했다. 유족 김모씨는 “피고인과 20년을 가족으로 살면서 악감정은 없었다. 하지만 사건이 발생한 후 5개월이 지났는데도 자신의 잘못을 인정도 하지 않을뿐 아니라 슬퍼하지도 않고 있다”며 “그 사람(피고인)이 보이는 행동이 부인을 잃은 남편의 모습으로는 전혀 보이지 않아 용서를 할 수가 없다”고 말했다.

피해자측 변호인은 피고인측의 진술이 일관되지 않아 실체적 진실을 밝혀야 한다고 말했다.

피해자 측 법률 대리를 맡은 남언호 변호사는 “자녀 2명이 미성년자이지만 사건 현장에 같이 있었던 점과 진술 당시 구체적 진술을 하는 것으로 보아 이번 재판에서 반드시 참석해 증인으로 진술을 해야 실체적 진실이 밝혀지는데 큰 도움이 될 것”이라며 “피고인이 억울하고 누명을 썼다고 생각한다면 어째서 진술을 여러 번 번복한 것인지, 또 채무가 어째서 생긴 것인지 등 실체적 진실이 밝혀져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이 사건 다음 기일은 내달 15일로 예정됐다. 신재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