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물단체 "정부, 고양이 AI 감염 대응에 죄 없는 동물 탓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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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달 동물보호소 고양이들이 고병원성 조류인플루엔자(AI)에 감염된 것에 대한 정부의 대응방안이 부실하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채일택 동물자유연대 정책팀장은 "사료에서 AI 항원이 검출된 이후에도 정부는 여전히 고양이 감염검사에만 집착하고 있다"며 "이는 방역실패를 덮기 위한 것으로밖에 볼 수 없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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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의 방역 실책을 덮기 위한 꼼수"
농식품부 "사료 중심으로 다양한 원인 조사 중"
지난달 동물보호소 고양이들이 고병원성 조류인플루엔자(AI)에 감염된 것에 대한 정부의 대응방안이 부실하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질병의 특성상 고양이 간 전파 가능성이 낮은데도 보호소 고양이와 동네 고양이 조사에만 집중하고, 사료에서 AI 항원이 확인됐음에도 이 같은 정책을 유지하고 있다는 것이다.
동물보호단체 동물자유연대는 16일 서울 광화문광장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정부가 AI 방역실패의 책임을 동물에게 전가하고 있다"며 "AI 감염 생육 유통의 원인을 파악하고 재발방지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단체는 "방역당국이 실시하고 있는 보호소 동물과 길고양이에 대한 감염검사는 비과학적이며, 정부의 실책을 덮기 위한 꼼수"라고 비판했다. 전국 보호시설의 고양이는 먹이, 관리인, 시설이 달라 감염개체와 공통분모가 없는데도 검사를 강행하고 있다는 게 이들의 주장이다. 실제 보호시설 내 개와 고양이 감염 검사 결과 서울, 강원, 충북, 전북, 경남의 경우 단 한 마리의 양성개체도 나오지 않았다.
단체는 근본적인 문제가 정부의 방역실책에 있다고 강조했다. AI가 가금류 농가에서 발생했음에도 방역당국이 이를 파악하지 못했고, 이 고기가 그대로 유통, 반려동물이 먹는 사료와 간식으로 제조돼 시장에 공급됐다는 것이다.
채일택 동물자유연대 정책팀장은 "사료에서 AI 항원이 검출된 이후에도 정부는 여전히 고양이 감염검사에만 집착하고 있다"며 "이는 방역실패를 덮기 위한 것으로밖에 볼 수 없다"고 지적했다. 채 팀장은 "AI 발생 농장명, 같은 기간 해당 농장으로부터 납품받은 업체, 이에 대한 조치는 공개하지 않았다"며 "실제 조사가 이루어졌는지조차도 확인할 수 없다"고 덧붙였다.
보호소와 동네 고양이는 살처분, 반려동물은 격리?
AI에 감염된 고양이의 살처분 원칙도 도마 위에 올랐다. 농림축산식품부는 2일 "보호소 및 길에서 생활하는 고양이는 '가축전염병 예방법'에 따라 살처분을 해야 한다"면서도 집에서 키우는 고양이는 이를 제외한다고 발표했다. 이에 대해 단체는 "조류인플루엔자 방역실시요령을 보면 살처분 대상이 되는 개와 고양이는 발생농장에서 사육되고 있는 대상으로 한정돼 있다"며 "농장 밖 동물에 대해서는 기준을 다르게 적용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정진아 동물자유연대 사회변화팀장은 "정부는 애먼 고양이를 대상으로 하는 조사는 즉각 그만두고, 정부의 방역 체계에 문제가 있었음을 시인해야 한다"며 "AI에 감염된 생육이 반려동물용 사료에 사용하게 된 경로부터 제대로 조사하라"고 요구했다.
한편 고양이 보호단체들이 모인 생명을 존중하는 전국시민연대도 17일 서울시청 앞에서 고병원성 AI 고양이 감염 사태에 대한 정확한 역학 조사 요구와 길고양이 조사 중단을 촉구하는 기자회견을 열 예정이다.
이에 대해 농식품부 조류인플루엔자방역과 관계자는 "사료 납품업체, 도축장, 농가 등을 중심으로 조사를 하고 있지만 아직까지 특이 사항은 없었다"며 "야생조류 등 다른 원인도 있는지 포괄적으로 조사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 관계자는 "동물보호시설과 일반 가정의 방역 차이점은 분명히 있다"면서도 "일률적으로 살처분 원칙을 적용하는 게 아니라 전문가들의 의견을 통해서 필요한 부분은 수정, 검토하겠다"고 덧붙였다.
고은경 동물복지 전문기자 scoopkoh@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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