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상장 건설사, '주택으로 돈 버는 시대' 끝났다?

채신화 2023. 8. 16. 16: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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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워치전망대]비상장사 상반기 실적
포스코·롯데건설 영업이익 '반토막'
SK에코 '에너지'·현엔 '해외' 덕 '톡톡'

'풍요 속 빈곤' 

올 상반기 비상장 건설사들이 외형(매출)은 키운 반면 내실(영업이익)은 챙기지 못했다. 친환경, 해외 사업 등에서 빛을 본 대신 원자잿값 상승으로 국내 주택 사업이 '효자' 자리에서 내려온 탓이다. 

신사업 추진에 따라 추가 원가까지 투입된 포스코이앤씨는 전년 대비 영업이익이 절반 이상 줄었고, 건축·주택 비중이 높은 롯데건설의 영업익도 반토막났다.

반면 환경·에너지사업에 주력한 SK에코플랜트는 영업이익이 80% 가까이 늘었고, 해외 현장의 공정이 본격화한 현대엔지니어링도 15% 증가했다. 

비상장 대형건설사 상반기 영업이익./그래픽=비즈워치

'원자잿값 무섭네'…주택으로 돈 벌기 끝?

현대엔지니어링, 포스코이앤씨, 롯데건설, SK에코플랜트(2023년 시공능력평가순위 순) 등 비상장 대형 건설사 4곳의 2023년 반기보고서에 따르면 이들의 올 상반기 매출액은 총 17조654억원으로 전년 동기(14조5865억원) 대비 21% 늘었다.

4곳 모두 외형이 견실하게 성장한 것에 비해 내실은 희비가 갈렸다. 올 상반기 이들 4곳의 영업이익은 총 5032억원으로 전년 동기(6511억원) 대비 22.7% 감소했다. 

특히 포스코이앤씨의 영업이익이 1113억원으로 전년 상반기(2438억원) 대비 54% 쪼그라들었다. 원자잿값이 상승한 데다 신사업 추진에 따라 추가 원가가 투입된 영향이라고 회사 측은 설명했다. 

포스코이앤씨는 올 3월 기존 '포스코건설'에서 사명을 바꿨다.▷관련기사:포스코건설, 포스코이앤씨로 사명 변경 "폭발적 도약할것"(3월20일)

포스코이앤씨(E&C)는 에코 앤 챌린지(Eco&Challenge)라는 뜻을 담은 만큼 이차전지, 해상풍력, 모듈러 등 친환경 신사업 추진에 주력하고 있다. 

이 회사 관계자는 "매출은 조금 올랐지만 주택사업 비중이 높아 원자잿값 상승에 따라 영업이익이 줄었다"며 "지난해 하반기부터 사명 변경을 추진하며 회사가 나아가야 할 포트폴리오 방향 등을 잡았는데, 올 초부터 이를 추진하면서 원가가 본격적으로 투입됐다"고 말했다. 

롯데건설도 상반기 영업이익이 '반토막' 났다. 이 회사의 상반기 매출액은 3조671억원으로 전년 동기(2조7630억원) 대비 11% 늘었지만, 영업이익은 1106억원으로 전년(2182억원) 보다 49% 줄었다. 이 역시 원자잿값 상승의 영향이 컸다. 

롯데건설의 올 상반기 매출액 중 건축 부문(3394억원)과 주택 부문(1조5124억원)이 차지하는 비중이 60%가 넘는다. 건축·주택 비중이 높은 만큼 원자잿값 상승에 직격타를 맞은 것으로 분석된다. 

롯데건설 관계자는 "올 상반기 분양 예정 물량을 100% 소화했고 부채비율도 줄여나가고 있다"고 말했다. 

비상장 대형건설사 상반기 배출./그래픽=비즈워치

SK에코플랜트, 환경·에너지 사업으로 '빛'

반면 활짝 웃은 곳도 있다. 국내 주택·건축 사업보다는 신사업이나 해외에서 실적을 다진 영향이다. 

가장 크게 웃은 SK에코플랜트는 환경·에너지 신사업 덕을 톡톡히 봤다. 이 회사의 올 상반기 영업이익은 1773억원으로 전년 동기(989억원) 대비 79% 증가했다. 같은 기간 매출액도 3조989억원에서 3조9273억원으로 27% 늘었다. 

상반기 환경·에너지 등 신사업 매출액은 자회사 실적 반영 등으로 1조2649억원을 기록해 전년 동기(5513억원) 대비 두 배 이상 증가했다. 매출 비중도 △2021년 15.3% △2022년 29.8% △2023년 32.2%로 매년 늘고 있다. 

2분기만 떼고 보면 성장세가 더 두드러진다. SK에코플랜트의 2분기 영업이익은 1292억원으로 전년 동기(527억원) 대비 145% 증가했다. 환경·에너지 등 신사업 뒷받침과 플랜트 부문의 실적이 견인한 영향이다.
 
현대엔지니어링도 올 상반기 영업이익 1040억원으로 전년 동기(902억원) 대비 15% 늘었다. 매출액은 4조1226억원에서 5조7164억원으로 39% 늘었다.
 
효자 노릇을 한 건 '해외 사업' 부분이다. 해외 대형 현장의 공정이 본격화하면서 외형을 키우고 영업이익 규모도 증가했다. 상반기 매출 중 해외 매출은 2조8894억원으로 전체의 50.5%를 차지한다. 

현대엔지니어링이 해외에서 수주해 공사 중인 주요 현장은 미국 HMGMA 현대차공장 신축공사, 미국 HMGMA 모비스공장 신축공사, SK넥실리스 폴란드 공장 신축공사 등이다. 

현대엔지니어링 관계자는 "공정·원가 관리 시스템화 등 선제적 리스크 관리체계를 강화하고 수익성 중심의 선별 수주 등을 통해 수익성을 확보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채신화 (csh@bizwatch.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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