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D인터뷰] '대통령금배 우승까지 4관왕' 영등포공고 김재웅 감독, "못 이룬 꿈 드디어 이뤘다"
[마이데일리 = 이현호 기자] 축구 명문 영등포공고가 대통령금배 우승의 한을 풀었다.
김재웅 감독이 이끄는 서울 영등포공고는 이달 초 충북 제천종합운동장에서 열린 제59회 대통령금배 전국고교축구대회 결승전에서 서울 보인고를 2-1로 꺾고 우승을 차지했다. 영등포공고 창단 이래 첫 대통령금배 우승이다.
영등포공고는 전반에 선제 실점을 허용했다. 하지만 후반전에 김민성, 김태원이 연달아 골을 넣으며 2-1로 승부를 뒤집었다. 이로써 영등포공고는 올해 백운기, 고등리그, 전국체전 고등부 서울 대표 선발전에 이어 대통령금배까지 4개 대회에서 우승했다.
김재웅 감독은 ‘마이데일리’를 통해 “영등포공고가 다른 대회는 다 우승해 봤는데 유독 대통령금배는 연이 없었다. 저도 선수 시절에 4강까지만 가 봤다”면서 “올해 영등포공고 축구부 창단 65년 만에 처음으로 대통령금배 우승을 차지했다. 새 역사를 썼으니 영등포공고 동문들에게 연락이 많이 왔다. 뿌듯하다”고 돌아봤다.
김 감독 역시 영등포공고 출신이다. 1990년에 영등포공고 선수로서 대통령금배에 출전했던 김 감독은 처음 이 무대를 밟은 지 33년 만에 우승컵을 들어 올렸다. 참 오래 걸렸다. 김 감독은 “오랫동안 ‘영등포공고는 대통령금배와 인연이 없나’라며 한탄했다. 올해 우승하게 되어 우리 선수들이 정말 자랑스럽다. 못다 이룬 제 꿈을 제자들이 이뤄줬다”고 소감을 들려줬다.
우승의 기쁨도 잠시. 영등포공고는 2023 전국고등축구리그 왕중왕전을 치르느라 바쁘다. 김 감독은 “올해 2개 대회가 남았다. 왕중완전 조별리그에서 서울 경희고, 경남 마산공고, 태성FC와 경쟁한다. 모두 쟁쟁한 팀”이라면서 “전국체전은 10월 초부터 시작한다. 우리 선수들이 다치지 않고 시즌을 잘 마무리하길 바란다”고 기대했다.
김 감독은 4관왕의 공을 제자들에게 돌렸다. 그는 “3학년에 잠재성이 큰 선수들이 많다. 백운기, 대통령금배에서 득점왕을 차지한 공격수 김태원을 비롯해 수비수 이예찬 등 모두 잘한다. 대학팀과 프로팀에서 눈여겨보고 있을 것”이라고 했다.
김재웅 감독은 자신의 지도 철학으로 ‘기본과 성실’을 강조했다. 어떤 상황에서도 “기본에 충실하라”고 주문한단다. 김 감독은 “선수로서 갖춰야 할 기본에 충실하면 좋은 기술이 나온다. 그러면 자연스레 성장한다. 또, 성실해야 한다. 성실하지 않은 선수는 잠깐 반짝할 수 있다. 하지만 인성 좋고 성실한 선수는 결국 큰 선수가 되더라”라고 말했다.
김 감독은 무려 17년째 영등포공고를 이끌고 있다. 제자들이 프로에 진출해서 활약하는 걸 지켜보는 낙으로 산다. 대표적으로 하승운(광주 FC), 박인혁, 정호진(이상 전남 드래곤즈), 김재우(김천 상무), 김동수(부산 아이파크) 등이 김 감독의 지도를 받고 성장해 현재 K리그 무대를 누빈다.
김 감독은 “이 제자들은 중학교 때 엄청 잘했던 선수들은 아니다. 하지만 영등포공고에 와서 많이 성장해서 더 높은 곳으로 올라갔다. 연령별 대표팀과 프로까지 가지 않았느냐. 지도자로서 큰 보람을 느낀다”고 했다.
끝으로 “학교 측에서 우리 축구부에게 물심양면으로 지원해준다. 재단 이사장, 교장·교감 선생님, 학교 교직원 모두 축구부 지원을 아끼지 않는다. 저희 축구부 선수와 지도자 모두 학교에 감사한 마음뿐”이라며 “남은 대회에서도 영등포공고의 위상을 드높이겠다”고 다짐했다.
[김재웅 감독과 영등포공고/대한축구협회·영등포공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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