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동순 시인 "홍범도 장군 공산주의자 아냐…오로지 조국 독립만 염원"

김정한 기자 2023. 8. 16. 16: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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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전 '민족의 장군 홍범도' 출간 기념 북토크
14일 문화공간 '순화동천'에서 열린 평전 '민족의 장군 홍범도'(한길사) 북토크에서 이동순 시인(우)과 김미옥 문예평론가가 대담을 진행하고 있다. ⓒ 뉴스1 김정한 기자

(서울=뉴스1) 김정한 기자 = "홍범도 장군에 대한 이데올로기 논쟁 안타깝다. 그는 오로지 조국의 독립만을 바랐던 분이었다."

이동순 시인이 쓴 평전 '민족의 장군 홍범도'(한길사) 북토크가 최근 '서울 중구 서소문로에 위치한 '순화동천'에서 열렸다.

이날 북토크는 이동순 시인과 김미옥 문예평론가의 대담으로 진행됐다. 시작은 이동순 시인의 신작시 '내가 돌아오지 말 걸' 시낭송이었다.

이동순 시인은 홍범도 장군(1868~1943)의 서거 80주년을 맞아 평전 '민족의 장군 홍범도'를 출간했다. 2년 전에는 홍범도 장군의 유해가 고국으로 봉환돼 대전현충원에 안장된 바 있다.

그는 지난 1982년 홍범도 장군 평전 집필 작업에 착수한 후 2003년 서사시 '홍범도'(전 5부작 10권)를 펴냈다. 이후 지난해 한길사의 김언호 대표의 제안으로 1년간 보완 작업에 매달린 끝에 지난 3월 '평전'을 내놨다. 2021년 홍범도 장군의 유해 송환 당시 홍 장군을 '빨갱이'라고 비난하는 주장을 접한 것이 자극이 됐다.

이동순 작가는 "홍범도 장군은 청산리전투와 봉오동전투의 주역이지만 이데올로기 싸움으로 인해 왜곡되고 소외된 인물"이라며 "특히 봉오동전투와 청산리전투 이후 일어난 '자유시 참변' 과정과 그 이후 행적에 대한 잘못된 정보로 인해 '배신자' 또는 '빨갱이'라는 터무니없는 평가가 존재한다"고 주장했다.

'민족의 장군 홍범도'는 이동순 작가가 홍 장군의 생애를 다룬 장편 서사시다. 다양한 사료를 모아 소설 기법을 가미한 평전 형식으로 집필됐다.

김미옥 문예평론가는 "홍범도 장군은 어릴 때 부모를 잃고, 이후 승려로, 포수로, 독립군으로 이어진 인생 유전을 겪었다. 일본군 고문에 아내를 잃고 두 자녀도 먼저 보낸 그의 비참한 생애를 담은 이 평전을 눈물 없이 읽을 수 없었다"며 "이 책의 집필 동기를 알고 싶다"고 운을 띄웠다.

'민족의 장군 홍범도'(한길사 제공)

이동순 작가는 "어릴 적부터 친척들에게 조부의 항일 활동에 대한 이야기를 들으며 자랐고, 대학 시절 독립운동사에 관심을 갖게 되었던 중 연기우 장군, 신돌석 장군, 홍범도 장군 세 분이 눈에 띄었다. 그 중 홍범도 장군의 생애를 다뤄 보자고 결정한 것이다"라고 설명했다.

또한 집필 초창기 자료 부족으로 작업이 7~8년간 거의 중단되다시피 했으나 2000년 미국에 방문 교수로 가 있던 시기에 하버드대 옌칭 도서관에서 홍범도 장군의 많은 자료를 발견, 다시 집필에 몰두할 수 있게 됐다고 설명했다.

이동순 작가는 "11월경쯤 하루는 잠시 쉬는데 홍범도 장군이 백마를 타고 미시간호를 건너와 '나 때문에 고생이 많다'고 말을 건네는 생생한 환영을 겪었다"며 "이후 용기를 얻어 기본 골격을 완성하고 귀국해 1년 동안 다듬어 2003년 서사시 형식의 첫 출간이 이루어졌다"고 말했다.

이어서 "하지만 당시 500질만 출간했기 때문에 널리 읽히지는 못했는데, 올해 삼일절을 앞두고 서사시 골격은 활용하되 산문 체계로 바꾸고 부족한 사실을 채워 '평전'으로 낸 것"이라며 "그래도 아직 수정할 부분이 많아 시간을 두고 계속 보정해 나갈 생각"이라고 덧붙였다.

그는 홍범도 장군이 공산주의자라는 일부 주장에 대해 "홍범도 장군이 공산주의자가 아닌 점은 분명하다"며 "그는 이데올로기를 가진 적이 없고 그럴 지적 배경도 없다, 다만, 삶의 가치관은 철저해 일본을 '악'으로 보고 그에 부합하는 세력을 '적'으로 삼았다"고 말했다.

이동순 작가는 홍범도 장군이 소련 입국신고서에 직업 항목에는 '의병', 목적과 희망란에는 '고려독립'이라고 적은 점을 제시했다. 그가 이데올로기가 아니라 오로지 조국의 독립만을 염원했다는 것이다.

또한 '자유시 참변' 관련 논란에 대해서는 소련(극동공화국 인민혁명군) 측의 무장해제 요구를 수용하자는 홍범도 장군의 방침에 반대한 사람들의 비난과 공격의 결과라고 주장했다. 결과적으로 '자유시 참변'은 사건의 정확한 경위와 책임에 대한 논란이 현재 진행형이다.

이날 행사에는 독립운동가 후손을 비롯해 홍범도 장군을 기리는 각계 인사와 독자 등 80여명이 참석했다. 이원규 작가, 조성기 작가, 이종걸 전 국회의원, 김성신 출판평론가, 정철승 변호사, 최성주 최운산장군기념사업회 이사 등도 함께 했다.

acenes@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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