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공강우’, ‘안개수집’ 시도하는 가뭄 지구촌…효과는?
극심한 가뭄을 겪고 있는 지구촌 곳곳에서 과학기술을 활용해 수자원을 확보하려는 시도가 일고 있다. 인공강우나 안개수집 등이 대표적이다. 효과를 두고는 논란이 뒤따르거나 제한적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인공강우에 가장 적극적인 나라 중 하나는 멕시코다. 멕시코 정부는 지난달 인공강우를 목표로 ‘구름 씨앗’ 키우기 작업에 착수했다. 멕시코 농업부는 가뭄 피해가 극심한 북동부 62개 지자체가 대상이라며 “가뭄의 영향을 퇴치하고 대수층을 다시 채우는 것을 목표로 한다”고 발표했다.
구름 씨앗 키우기는 비행기나 드론을 날려 구름 속에 아이오딘화 은을 살포하는 작업이다. 아이오딘화 은이 대기 중 물방울을 뭉치게 해 구름이 빠르게 성장하고 비나 눈이 내리도록 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 기술은 1940년대 개발됐으며 미국과 중국 등 50개국에서 이 기술을 활용한 인공강우 실험이 이뤄졌다.
멕시코 정부는 가뭄이 극심해진 2020년 이후 1년에 한 차례 이상 구름 씨앗을 살포하고 있다. 멕시코 정부는 인공강우 계획이 효과가 있다고 주장하고 있다. 2021년에는 강우량이 40% 증가해 산불 진화에도 도움이 됐다고 설명했다.
멕시코의 저명 물리학자들은 인공강우 기술의 효용을 거의 신뢰하지 않고 있다. 페르난도 가르시아 가르시아와 기예르모 몬테로 마르티네스 등 멕시코 국립자율대학(UNAM)의 구름물리학자들은 “인공강우로 주요 지역 강우량이 늘어났다는 증거도 없고, 인공강우를 내리게 하려는 곳 이외 지역에 어떤 영향이 있었는지도 정확히 알 수 없다”고 밝혔다.
가뭄이 세계적으로 극심해지면서 전통적 기술을 활용한 ‘안개수집’ 기술도 관심을 받기 시작했다. 강철 메쉬로 만든 2~4m 규모의 그물을 설치해 그물에 응결된 물방울을 모으는 것이다. 칠레 아타카마 사막에서 1960년대 시작됐다. 하루에 물 2~4ℓ를 얻을 수 있는 등 에너지를 소비하지 않고 고장 위험이 없는 저렴한 기술로 평가받는다.
르몽드에 따르면 모로코의 비정부기구(NGO)도 2015년 여성들의 물 긷는 수고를 덜기 위해 시디이프니 산에 안개수집 그물을 설치했다. 유럽연합(EU)도 2020년부터 안개수집 연구와 설비 설치에 지원을 시작했다. 산불로 황폐해진 포르투갈과 스페인 북부 지역에서 관심을 보인다.
하지만 안개수집의 효과 역시 일반화하기 어렵다고 평가받는다. 안개가 낀다는 것은 이미 대기에 어느 정도 수분이 많다는 의미이다. 바람이 잘 불지 않고 해상에서 습기가 유입되지 않아 애초 대기 중 수분이 부족한 지역에서는 효과를 거두기 어렵다. 르몽드는 안개수집은 가뭄 대책으로 광범위하게 적용하기 어려우며 밤에 기온이 떨어져 물이 응결되기 쉬운 사막이나 섬 지역에서는 유의미하다고 전문가를 인용해 전했다.
박은하 기자 eunha999@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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