죄수복 입은 고현정이 그린 섬뜩한 외모 지상주의의 살풍경 '마스크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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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현정이 민낯의 수감자로 돌아왔다.
BJ 마스크걸과 쇼걸 아름이, 죄수번호 1047이란 세 가지 인생을 사는 넷플릭스 시리즈 '마스크걸' 김모미를 통해서다.
세 가지 인생을 담기 위해 김모미 역에 세 배우(이한별·나나·고현정)가 캐스팅됐다.
BJ 마스크걸로 활동하는 김모미는 신인 배우 이한별이, 성형 후는 나나가 연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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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현정·나나·이한별이 김모미 역 연기한 1역 3인 캐스팅
매회 달라지는 화자…'멀티 플롯'으로 설득력 높여
고현정이 민낯의 수감자로 돌아왔다. BJ 마스크걸과 쇼걸 아름이, 죄수번호 1047이란 세 가지 인생을 사는 넷플릭스 시리즈 ‘마스크걸’ 김모미를 통해서다. 세 가지 인생을 담기 위해 김모미 역에 세 배우(이한별·나나·고현정)가 캐스팅됐다. 1역 3인의 도발적인 시도다. 그중 고현정은 살인을 저질러 교도소에 갇힌 김모미를 맡았다. "사회 문제가 왜 일어나는지 저변에 깔린 문제점을 드러내는 이야기예요. 살면서 많은 분들이 마스크를 쓸 때가 있잖아요. 마스크를 벗을 용기가 언제쯤 생기는지 생각하게 만드는 작품입니다." 16일 서울 동대문구에서 열린 '마스크걸' 제작발표회에서 한 고현정의 말이다.
'마스크걸'은 극 전반에서 짙은 불쾌감이 풍겨난다. 지나치게 폭력적이거나 잔인한 장면이 적지 않은 것도 이유지만, 그보다는 욕망만을 향해 질주하는 괴이한 캐릭터들 때문이다. 김모미는 외모 콤플렉스를 가진 보통 직장인이다. 가수가 되고 싶었지만 평범한 외모 때문에 좌절됐다. 그녀는 그 욕망을 마스크를 쓴 채 춤을 추는 인터넷 방송 BJ 마스크걸로 활동하며 해소한다. 현실에서 사랑받지 못하는 그녀는 몸매와 춤을 칭찬하는 성적인 댓글을 갈구한다. 여기에 직장동료 주오남(안재홍)의 뒤틀린 집착이 얽히며 김모미는 돌이킬 수 없는 선택을 한다. 이후, 김모미는 성형수술로 원하던 외모를 갖게 됐지만 자신이 저지른 범죄 때문에 도피 생활을 한다.
BJ 마스크걸로 활동하는 김모미는 신인 배우 이한별이, 성형 후는 나나가 연기했다. 원작 웹툰의 파격적 스토리에 외모지상주의를 꼬집는 문제의식은 그대로다. 외모로만 서로를 평가하는 현실 속에서 점차 뒤틀려 가는 캐릭터들의 욕망과 잘못된 선택을 보고 있다 보면, 우리의 일그러진 모습을 보는 것 같아 서늘해진다.
어쩌면 너무 적나라해 불편한 스토리는 진입장벽이 될 수도 있다. 하지만 배우들의 탄탄한 연기력과 감각적인 연출은 강점이다. 지난 2021년 JTBC 드라마 '너를 닮은 사람' 후 2년 만에 복귀하는 고현정은 '마스크걸' 총 7화 중 6화에서야 등장하는데, 짧지만 강렬한 연기를 보인다. 민낯에 쇼트커트, 죄수복이란 파격적인 모습은 차치하고서라도 모든 것을 초월한 듯한 텅 빈 눈빛이 돋보인다. 김모미를 세 명이 연기하지만 이질감은 크지 않다. 오히려 외모에 따라 달라지는 주변의 태도, 그럼에도 불행의 소용돌이로 빨려 들어가는 김모미의 상황에 몰입이 어렵지 않다. 고현정은 1역 3인 캐스팅에 대해 "10대와 20대, 30대 등을 돌아보면 (같은 나지만) 많이 다르다"면서 "나눠 연기하면 더 그때에 더 집중할 수 있지 않을까 싶었다"고 말했다.
주변 인물의 연기도 탄탄하다. 특히 김모미에 광적으로 집착하는 주오남 역을 연기하는 안재홍의 변신이 충격적이다. 사회와 단절하고 사는 고립청년의 캐릭터성을 반영하기 위해 매번 2시간 이상 특수분장을 받았다는 후문이다.
연출은 2020년 영화 '지푸라기라도 잡고 싶은 짐승들'로 데뷔한 김용훈 감독이 맡았다. "사건에 따라 장르적인 톤을 다르게 가고 싶었다"는 김 감독의 말처럼 매회 분위기가 크게 달라지는 것도 관전 포인트. 하나의 사건을 여러 캐릭터의 관점으로 보여주는 '멀티 플롯'으로 각 회차마다 화자가 달라진다. 김모미의 연대기로 구성됐던 웹툰과 크게 달라진 점이다. "누군가에겐 기괴하더라도 또 다른 누군가에겐 연민의 대상일 수 있듯 어떤 시각이냐에 따라 달라지는 태도가 이 작품의 본질"이라는 김 감독의 설명대로 '각 인물이 왜 그런 선택을 할 수밖에 없었나'를 충실히 보여주기 위한 시도로 읽힌다.
이근아 기자 galee@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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